[10] 부모님께 대접하는 차 한잔
상태바
[10] 부모님께 대접하는 차 한잔
  • 승인 2008.05.14 13:0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매월 셋째 주 토요일 오후 덕수궁 정관헌에서 우리 찻자리 문화 체험 다례가 시민들에게 시연된다. 지난달 정관헌에서 만난 일본 친구가 “한국에도 다례가 있나요. 차문화(茶文化)는 일본문화가 아닌가요?”라고 물었다.

일본사신이 왔을 때 고종황제가 차를 대접했던 장소인 정관헌에서 차를 마시면서 말이다. 지구가 한자리(席)로 가까워진 오늘날, 지적, 예술적 수준이 높고 개성 있는 한국 문화를 평소 생활 속에서 정착시키지 않으면 국력의 한 부분인 의식수준은 뒤쳐질 수밖에 없다.

손님이나 국빈이 오시면 누구와도 향유할 수 있고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주체적이고 창의적인 생각을 하도록 돕는 다례(茶禮)문화는 공감적인 발상의 전환이 실천적 행동으로 옮길 수 있도록 돕는다.

세종대왕은 매일 차를 즐겨 마시며 어머니께 문안을 드릴 때 차를 드리며 효심을 나타냈다는 실록을 보면서 가정의 달을 맞이하여 부모님들에게 정성을 다한 한결같은 마음으로 차 한 잔을 대접하는 찻자리를 마련해 보는 것도 또 다른 의미를 전달하는 효도가 되지 않을 까 생각된다.

차(茶)는 어떠한 부(富)와 명리(名利)보다 높은 가치를 지닌 깨끗하고 정성이 담긴 고급문화이다.

어떤 설문조사 결과를 보니 요즘 부모님께서 가장 받고 싶은 선물 중 하나가 현금과 핸드폰이며 막 걸음걸이를 떼는 손자손녀도 부자 할머니 할아버지를 더 반긴다고 한다.

우리가 인정하든 인정하지 않든 어느새 우리사회는 물질만능 시대로 접어든 것이다. 그러나 우리 크리스천들은 세상과는 다른 문화를 지향하는 사람들이다. 외형적인 물질의 가치보다는 그 속에 담긴 사랑을 더 존중하는 사람들이다.

차는 건강상의 효능뿐 아니라 우리 조상들의 아름다운 선비의 덕이 있어 정신을 맑게 하고 시간을 가지고 여유 있게 차를 마시면서 부모님을 생각하며 기도하는 시간을 가지게 한다. 비록 물질적으로 풍족한 효도는 되지 못할지라도 진정 부모님께 감사하는 마음을 간직하도록 우리의 마음을 지켜준다.


<한서대학교 대우교수·유아다례연구소장>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