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예수님 이름 남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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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예수님 이름 남용(?) 금지
  • 정재용
  • 승인 2009.06.30 21: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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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가 부끄러운 모습들을 많이 가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개독교’라고 불려야만 하는 안타까운 이 시대. 최근 열리는 기도회와 시국선언, 세미나 등을 보면 예수님의 이름이 너무 함부로 남용돼 한국교회가 두 분의 예수님을 만들고 있다는 생각에 마음이 아프다.

최근 국내 정치적인 상황이나 사회적인 현상에 대해 기독교 내부에서 우려의 목소리들이 높아지고 함께 기도하며 난국을 극복해나가려는 움직임들은 좋은 현상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자신들과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는 사람들을 비난하기 위해 예수님의 이름을 들먹이며 성경을 인용하고 있다는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나와 생각이 다르면 예수님의 뜻과도 다르다’고 주장하기 위해 자신의 생각에 맞는 성경구절들만 찾아내 앞세우고, 그것과 비교될 만한 상황들을 찾아내 예로 들어가며 예수님의 가르침보다는 자신의 주장을 펼쳐내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결국은 자신의 생각만이 예수님의 뜻이고 가장 성경적이라는 것이다.

또 겉으로는 ‘다양함 속의 일치’를 표방하고 있지만 자신에게 어려움이 되는 일이면 ‘시험’이고 ‘단련’이라고 생각하고 나와 생각을 가진 다른 사람들에게 어려움이 찾아가면 ‘징계’라고 생각하는 모습들은 안티기독교가 생겨나고 개독교라고 불려도 할 말이 없을 만큼 정말 부끄럽기 짝이 없다.

평양대부흥 100주년, 칼빈 500주년 등 최근 몇 년간 회개와 개혁을 외치는 온갖 행사들이 넘쳐나고 있지만 여전히 한국교회는 하나 되지 못한 채 각자의 자리에서 화합을 외치고 있고 진정한 회개도 없어 보인다.

한국교회가 예수님의 이름으로 한다는 모든 일들 위에는 예수님의 이름만을 앞세우고 진보와 보수, 대형교회와 작은교회로 분리돼 기득권을 위해 자신들의 주장을 외치고 함께 하는 목회자와 후원자들의 이름을 내세우며 편 가르기에만 힘써 왔음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이제는 정말 바뀌어야 할 때가 온 것 같다. 그래야만 위기의 한국교회가 살아나고 위기의 한반도가 살아날 수 있을 것이다. 가깝게는 오는 5일 열리는 기도한국과 16일 열리는 국가조찬기도회, 멀게는 2013년 WCC총회 유치노력 등 한국교회가 하는 모든 일들이 진정 예수님의 이름을 위해 열리고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성경말씀들로 채워지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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