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대형교회는 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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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대형교회는 망해야 한다?
  • 표성중
  • 승인 2009.05.26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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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 ‘대형교회가 망해야 한국교회가 산다’(이계선목사 저, 들소리)는 다소 파격적이고 거친 표현으로 대형교회의 문제점들을 신랄하게 비판한 책이 출판됐다.


이 책의 부제목인 ‘파문을 각오하고 쓴 한국판 95개조 항의문’이란 문구에서 책의 내용을 짐작할 수 있지만 저자는 “대형교회는 한국교회를 잡아먹는 공룡”이라는 표현을 써가며 대형교회의 문제점들을 거침없이 비판하고 있다.


특히 부자 세습, 불투명한 재정 사용으로 논란을 일으킨 목회자들과 이단의 영향을 받은 목회자들의 실명까지 공개하며 강한 독설까지 서슴없이 퍼붓고 있다.


저자인 이계선목사는 “대형마트가 들어오면 기존의 구멍가게가 600여 개가 문을 닫고 망하는 것처럼 한국교회의 성장이 둔화되고 교회 이미지가 나빠지면서 대형교회가 우후죽순처럼 생겨났다. 반면 한해 3천 개의 작은교회들이 문을 닫고 있다”며 작은교회 성도들을 빼앗는 대형교회의 문제를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특히 “대형교회는 교회부패의 온상이 되어가고 있고, 재벌들의 기업경영을 그대로 도입해 교회를 운영하며 세속화의 극치를 여과 없이 보여주고 있다”며 한국교회는 대형교회의 춘추전국시대가 도래해 혼란에 빠져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한다.


그러면서 저자는 가톨릭처럼 헌금이나 목회자의 이동 같은 것을 관리해야 한다고까지 주장하며 “교회는 계속 개혁되어야 한다. 왜냐하면 그것이 바로 종교개혁의 정신이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물론 저자가 쓴 ‘대형교회가 망해야 한국교회가 산다’에는 사실 특별한 내용이 담겨져 있지 않다. 한국교계에 대체적으로 알려진 대형교회의 문제점들에 대해 주로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대형교회 및 한국교회가 안고 있는 문제점들을 해결하기 위한 대안을 제시하고 있지 않은 점도 큰 아쉬움으로 남는다.


하지만 한편으로 이민목회자인 저자가 오죽했으면 이런 책을 출판하면서까지 한국교계에 안타까움을 토로하고 싶었을까라는 생각도 해보게 된다.


대형교회의 병폐에 대해 누구하나 선뜻 나서 문제점을 지적하지 못하는 한국교계의 현 상황에서 “교회는 개혁운동을 계속해야 한다. 그게 종교개혁정신이기 때문이다”라는 저자의 입장에 서서 한번 쯤 한국교회의 방향성에 대해 고민하는 시간이 되기를 소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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