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학교 MT에서 장애의 불편함 잊으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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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학교 MT에서 장애의 불편함 잊으렴”
  • 공종은
  • 승인 2009.03.31 1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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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석대 특수체육교육과 ‘장애 아동과 함께 하는 MT’

특수체육교육과 99명 장애 아동 13명 동행

사회적 섬김 실천하고 수업 연계 효과 만점


매년 3월이면 떠들썩하게 치러지는 MT. 매년 치러지는 행사이다 보니 색다를 것도 신선할 것도 없는 통과의례쯤으로 기억되고 만다. 신입생들의 경우 대학 새내기 생활을 시작하는 설레임에 마음 한구석에 기대를 품고 MT에 참석해 보지만 1박 2일 또는 2박 3일이 지난 후 학교에 돌아오면 “술 마시고 노래 부르던 기억밖에 남는 게 없다”는 푸념들이 대부분이다.

‘뭔가 새로운 MT 없을까’.

백석대학교 사범학부 특수체육교육과 학생들이 이런 고민을 털어내고 새롭고 신선한 MT에 도전했다. ‘장애아동들과 함께 하는 MT’. 놀고 즐기는 데 둘째 가라면 서러울만도 한 99명의 특수체육교육과 학생들이 과감히 이 즐거움을 포기하고 장애 학생들과의 MT를 선택했다.

특수체육교육과 학생들은 지난 13일 장애 아동 13명을 초청해 이들과 함께 MT를 가졌다. 이번 MT에 참석한 장애 아동들은 부모님들이 대신 참석을 신청한 학생들로, 특수체육교육학과 학생들과 함께 천안 상록리조트로 장소를 옮겨 서로의 불편함을 공감하고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체육교육과 학생들은 자신들의 눈높이를 장애 아동들에게 맞추고, 이들이 홀로 서게 하기 위한 세면과 목욕을 지도하는 ‘자조기술훈련’, 저녁식사 준비 등의 ‘일상생활기술훈련’ 등을 진행하면서 장애 아동들이 사회에 적응해 활동할 수 있기를 기도했다.

장애 아동과 학생들이 서로 마주보며 체조를 하는 ‘새천년 건강체조’, 장애 아동의 능력에 맞추어 진행된 ‘등으로 짐볼 옮기기’, 장애 아동과 다리를 묶어 진행했던 ‘짝축구’, ‘인절미 만들기’, 각종 장애물을 이용한 ‘이어달리기’ 등을 통해 일상생활과 체육활동을 실시하기도 하고, 특수체육교육과 학생들이 직접 휠체어를 타면서 장애의 불편함을 체험한 ‘체험 휠체어 릴레이’도 장애 아동들의 불편함을 온몸으로 느끼게 하기에 충분했다.

특수체육교육과의 장애 아동들과 함께 하는 MT는 매년 진행하는 프로그램. 학과가 신설된 지난 2004년부터 지금까지 빼놓지 않고 진행되고 있다. 특수체육교육학과가 굳이 장애 아동들과의 MT를 선택한 것은 MT에서 술을 마시다가 죽은 타 대학 신입생의 소식과 선배들에 의해 술 담배를 배우게 되는 등 좋지 않은 사례들을 접하면서부터 학과에서 스스로 결정하게 됐다.

대신 장애 아동들과 1박 2일 동안 함께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졸업 후 실제 교직에 나갔을 때 적용할 수 있는 체육프로그램을 연구하고 진행할 수 있게 됐다는 즐거움을 얻었다. 이런 이유로 체육교육학과 학생들에게 장애 아동들과 함께 하는 MT는 아주 유용한 프로그램으로 이미 사랑받고 있다. 장애 아동들의 때묻지 않은 순수함을 느낄 수 있는 것은 보너스로 주어지는 즐거움이다.

특수체육교육과는 이 외에도 지난 2004년 4월, 장애 체험프로그램을 KTX 천안아산역에서 실시했으며, 2005년에는 그룹홈 장애인들과 함께 전북 무주리조트에서 캠프를 열기도 했다.

캠프는 점점 호응도가 높아져 지난 2006년에는 장애 아동 20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경기도 가평 한옥집에서 장애 아동 체육교실 참가 학생들과 함께 산중캠프를 열었고, 2007년에는 강원도 둔내 현대성우리조트에서 장애 아동 25명이 참가한 가운데 학술 연계프로그램을 갖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특수체육교육과 수업 연계프로그램을 천안 상록리조트에서 진행했다.

이번 MT와 관련 특수체육교육과는 “장애 아동들과 함께 하는 MT에 대한 호응이 상당히 좋다”고 설명하고 “참가하는 학생들이 장애 아동들의 불편함을 경험하면서 신체 건강함에 대해 감사하는 것은 물론, 졸업 후 교직에서 활용 가능한 프로그램을 미리 익히고 실습할 수 있는 장으로 활용하고 있다”면서 학생과 장애 아동 모두가 흡족해 하는 MT로 활용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또한 “매년 지속적으로 장애 아동들과 함께 하는 MT를 개최해, 장애 아동들에 대한 사회적 배려와 섬김을 실천하는 한편, 특수체육교육과 학생들에게는 교직 실습의 장을 계속해서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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