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 준비 위한 교회갱신 절실히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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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 준비 위한 교회갱신 절실히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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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8.06.25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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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도홍 목사<백석대학교 교수·기독교통일학회 회장>


1990년대 후반부터 기독교에 대한 북한의 입장은 변화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북한의 변화는 이전에는 종교단체들과 대남 및 대외 교류가 주로 정치적 목적이었다면, 1990년대 후반부터 북한의 종교 교류의 실질적 목적을 어려운 경제난관 타파에 두는 실리적 관점이 크게 작용하기 시작한 것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본다.

무엇보다도 한국교회는 먼저 통일 후 북한교회 재건에 대한 잘못된 환상을 버려야 한다. 곧 많은 돈을 들여 멋있는 예배당을 북한 땅에 건축하고 잘 교육된 목회자들을 파송하면, 속된 말로 남한에서 제대로 된 깃발만 꽂으면 교회 부흥이 되듯, 북한교회 재건도 그렇게 쉽게 되리라고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통일 독일교회는 우리에게 이 점을 잘 교훈하고 있다. 그러기에 통일 후 북한교회 재건은 분단 하에 이미 준비된 가운데 침착하고 보다 슬기롭게 이루어져야 하겠다. ‘준비하는 통일이 아름답다’고 할 뿐 아니라, ‘준비하는 북한교회 재건이 아름답다’ 하겠다. 한국교회는 기도로 준비해야 할 뿐 아니라, 실질적으로도 다각도로 예상하고 준비해야 하고, 탈북자 교회를 통해 ‘이미의 북한교회’를 재건하는 데 노력해야 한다.

사실 탈북자들의 결신률은 전혀 높지 않은데, 이는 북한교회 재건이 얼마나 어려울지를 보여준다. 이런 맥락에서 독일교회의 교훈은 우리에게 생생한 경험을 선사한다. 그렇게 꿈꿨던 ‘복귀의 붐’이 독일교회에서는 뜻 밖에도 무산되었다. 반세기에 걸친 집요한 동독 공산정권의 반기독교 교육이 통일 후에도 여전히 힘을 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 예로, 한국교회가 꿈꾸는 북한교회가 단독 교단에 속한 교회로 형성될지는 의문이다. 한국교회의 분열은 교회사에서 그 유래를 찾아보기가 힘들 정도로 수준 이하이기 때문이다. 단독 교단을 헌법으로 명문화할 수도 없는 현실에서 실현 불가능하다고 까지 말할 수 있다.

그렇다면 북한교회 재건을 위해 실현성 있는 준비를 하는 게 훨씬 중요하다. 그것은 무엇보다도 북한 공산정권이 철저하고 처절하게 기독교 말살정책을 펴면서 세뇌 교육한 반기독교 선전을, 그리고 그에 의해 형성된 무신론적 인본주의적 삶을 어떻게 남한교회가 인식하고 대처하느냐 하는 것이다.

또한 신앙에서는 매우 보수적이지만, 매우 정치참여적인 독특한 신앙형태를 보이는 북한교회를 어떻게 균형 있는 교회로 이끄느냐를 준비해야 할 것이다. 거기다 반신적, 반기독교적 북한에서 어떤 전도방법이 효과적일지를 고민하며 새롭게 전도전략을 수립하는 일도 북한교회 재건을 위해 요구된다.

또한 통일 후 몰려올 경제적 어려움을 예상하며 교회가 실천할 봉사의 구체화와 여러 가지 다양한 재정적 준비를 해야 할 것인데, 확고한 복음에 선교회의 사랑의 봉사를 통해 왜곡되고 잘못된 교회에 대한 북한인들의 선입견을 먼저 극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한국교회의 준비는 우선적으로 자기성찰을 통한 회개운동을 통해 신앙적으로나 윤리적으로도 근원에서부터 다시 시작하는 교회갱신운동이 확실하게 정착돼야 한다. 남한교회가 통일을 맞아 새로운 시대, 새로운 과제를 제대로 감당할 것인지를 물을 때 갱신은 더욱 절실해지기 때문이다.

과연 남한교회가 통일시대에 신앙적으로나 윤리적으로 모델이 되어 북한교회를 바른 길로 이끌어갈 수 있을지 하나님 앞에 진솔하게 물어야 함이 선결돼야 함을 다시 한 번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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