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 이용한 2~3주는 선교사역 아닌 ‘비전 찾기’ 여행
인간중심적인 선교는 금물...한 치의 실수 업이 준비해야
지난해 내국인의 해외여행자는 1,300여만 명으로 전년도 대비 14.8%가 증가했다는 통계가 나왔다. 통상 매년 1,500만 명의 국민이 해외여행을 나간다도 할 때 이 가운데 단기선교를 위해 해외를 찾는 상당수의 인원도 포함되었을 것으로 선교계는 추측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지난 6일 예장통합 세계선교부는 ‘비전트립 지도자 세미나’를 열고 교회와 단체에서 단기선교를 진행하기 위해 꼭 필요한 내용이 담긴 단행본 ‘사도행전 29장을 열어가는 비전트립’을 선보였다.
통합 세계선교부는 ‘단기선교’라는 이름 자체에 대한 적합성에 의문을 제기한다. 선교부 총무 신방현목사는 “단기선교가 훌륭한 사역임에도 불구하고 계획이나 목적이 분명하지 않아 원하는 성과를 얻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단기선교를 추진할 때 사도바울의 전도여행을 염두에 두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사도바울은 개척지에 들어가 사람 하나를 얻고 나면 그를 부모와 같은 마음으로 양육하고 점점 믿음이 성장하면 그로 하여금 일할 수 있도록 협력자의 역할을 감당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전도자가 혼자서 자립하여 복음을 전할 수 있게 되면 사역지를 옮겼다. 바울은 이렇게 한 지역에서 3년을 머물지 않았던 것이다.
세계선교부는 단기선교를 ‘비장기로 이뤄지는 모든 형태의 선교’로 정의하면서도 사역에 있어서는 어느 정도 훈련을 마친 후 선교사로 파송되어 현지의 교회개척과 복음사역에 1년 이상 3년 이내의 활동을 한 경우 단기선교사역이라는 이름을 붙이고 있다. 결국 대부분의 교회에서 방학이나 휴가를 이용해 2~3주간 진행하는 선교의 경우 전도의 목적보다 선교현장에 대한 비전을 품는 ‘비전트립’으로 정의하는 것이 옳다는 설명이다.
# 위기관리도 미리 준비하자
외교통상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외국을 방문한 한국인들의 피해사례는 2004년 4,427건에서 2007년 3,639건 등 생각보다 많은 사건이 접수됐으며 일반 여행객은 물론이거니와 비전트립 참가자들은 테러리스트의 표적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다면 어떻게 준비할 때 성공적인 비전트립을 수행할 수 있을까. 세계선교부는 준비팀의 역할을 세우는 것을 첫 번째 과제로 꼽았다. 준비팀은 선교의 비전과 전략을 수립하는 정책준비팀과 실제적인 사역을 진행하는 집행준비팀으로 구별된다. 정책준비팀은 선교 사역지를 정하고 최신 정보를 수집하며 사역의 계획과 방향을 정한다. 집행준비팀은 일정표와 서류양식을 준비하고 위기관리팀을 구성해 돌발 상황에 대비하는 일까지 맡는다.
교회가 준비해야할 것들이 있다면 비전트립에 참여하는 개인들의 준비도 중요하다. 교회에서 물론 체계적인 훈련을 시키겠지만 개인적으로 체크해야할 몇 가지 사항들이 있다.
또 감정적으로 우울과 낙담에 빠져 비전트립으로 삶의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면 금물이다. 관계의 측면에서 역시 타인과 협력적인 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지 먼저 돌아보는 시간을 갖는 것도 필요하다.
비전트립 가이드북은 현지에서 일어날 수 있는 각종 사고, 여권을 잃어 버렸을 때나 응급상황에 처했을 때 테러의 위협에 놓였을 때 등 다양한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대처방법을 기술하고 있다. 또 선교비용의 모금부터 현지에서의 재정관리, 비행기 티켓팅과 각종 서류 준비까지 세세하게 기록하고 있다.
한국세계선교협의회 사무총장 강승삼목사도 “선교계가 위기관리 훈련을 강화하고 해외 단기봉사에 대한 규정을 강화하는 시점에서 예장 통합이 선보인 ‘비전트립’ 안내서는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며 “실제적인 준비와 팀워크, 또 단기선교팀의 실수와 모범사례 등을 담아낸 이 책을 통해 보다 성공적인 비전트립이 이어지길 바란다”고 말하며 중고생부터 선교사에 이르기까지 폭넓게 읽힐 단기선교 길라잡이임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