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20주년 설문조사] 한국교회 '영성' 깊은 리더를 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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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20주년 설문조사] 한국교회 '영성' 깊은 리더를 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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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8.02.13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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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를 대표하는 지도자 조용기목사 10년 넘게 1위 자리... 오정현목사 차세대 급부상


강력한 카리스마 보다 ‘영성’ 깊고 겸손한 리더십에 대한 욕구 높아졌다

 

창간 20주년을 맞은 본지가 ‘한국교회 리더십’에 대한 설문을 실시했다. 1993년과 2003년, 그리고 올해 세번째로 진행된 리더십에 대한 설문은 한국교회 리더십의 변화를 읽게 했고, 목회자를 보는 교인들의 시각 또한 상당하게 변화됐음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이번 설문은 본지가 운영하는 온라인 신문 ‘아이굿뉴스’(www.igoodnews.net)와 전화를 통한 직접 대화 방식을 통해 진행됐다. 온라인 설문과 전화 설문 모두 지난 1월 14일부터 2월 10일까지 참여한 결과를 집계했다.


설문 내용은 ▲현재 한국교회를 대표하는 리더는 누구라고 생각하는가? ▲그 이유는 무엇인가? ▲교회 리더가 갖추어야 할 덕목은 무엇인가? ▲차세대 한국교회를 이끌어 갈 리더는 누구라고 보는가? ▲그 이유는 무엇인가? ▲한국교회 지도자들이 꼭 해결해야 할 과제는 무엇인가? ▲한국교회 신뢰 하락의 원인은 무엇인가? 등 7개 항목이다. 온라인 설문에는 957명이 참여했으며, 3백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전화 설문에는 252명이 응답해, 전체 1,209명이 참여했다. 

 

한국교회 성도들은 조용기목사(여의도순복음교회)가 현재 한국교회를 대표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조목사는 소속 교단인 순복음을 비롯해 장로교·감리교·성결교 등 교단을 가리지 않고 고른 지지를 얻었고, 31.7%(383명)의 지지로 5년 전에 이어 올해 대표 지도자에 선정됐다. 2위인 옥한흠목사와는 배 이상 많은 지지를 얻었다.


옥한흠목사 또한 섬기던 교회인 사랑의교회에서 물러나 원로목사로 있지만 여전한 지지로(184명, 15.2%) 조목사의 뒤를 이어 한국교회 리더로 손색이 없음을 증명했다.


지난해 개최된 예장통합총회에서 부총회장에 선출돼 활발한 교계 활동을 전개하고 있는 김삼환목사(명성교회)는 10.8%(130명)의 지지로 3위에 선정됐다. 김진홍목사(두레교회), 신경하목사(감리교 감독회장), 박종순목사(충신교회), 이동원목사(지구촌교회), 오정현목사(사랑의교회), 김동호목사(높은뜻숭의교회) 등이 뒤를 이었다.


관심을 끄는 부분은 ‘한국교회를 대표할만한 리더가 없다’는 대답. 10.8%를 얻어 김삼환목사를 지지한 비율과 같았다.


리더가 없다고 대답한 이들의 경우 “한경직목사 이후 뒤를 이을만한 사람이 없다”고 대답하거나 “모두 자기가 리더라고 말한다”고 대답, 목회자들의 끝없는 명예욕과 정치 지향성, 겸손하지 못함을 질타했다.


조용기·옥한흠·김삼환목사 등 3명의 목회자를 제외한 타 목회자들의 경우 급격한 하향 곡선을 보였다. 현재 지도자로 거론된 목회자 대부분은 한자리 숫자대의 지지가 대부분이었고 1%대에도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지도자 부재에 허덕이는 한국교회의 궁핍성을 여실히 증명했다.


‘현재 교회 리더십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서는 ‘영성’(325명, 26.9%)을 첫번째로 꼽았다.


‘리더십’은 17.8%(215명)로 2위, 사회적 비판의 고조와 함께 강조되고 있는 ‘도덕성’도 16.1%(195명)로 세번째 덕목으로 꼽혔다.


‘교회 리더가 꼭 갖추어야 할 덕목’에 대해서도 ‘영성’을 꼽았다. 41.5%(502명)를 차지해 1위 항목으로 선정됐고, ‘청렴성’이 31.2%(377명)로 그 뒤를 이었다.


‘도덕성’ 또한 17.5%(211명)로 강조된 부분이다. 영성의 경우 목회자들이 필수적으로 갖추어야 할 요소로, 지난 2003년에 이어 올해도 목회자들이 꼭 갖추어야 할 요소로 지적됐다.


청렴성과 도덕성의 경우 최근 고조되고 있는 사회적 비판에 대한 반성의 요구가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차세대 리더십’에는 50~60대 목회자들을 중심으로 활발한 목회사역을 전개하고 있는 목회자들이 리더십을 형성했다.


오정현목사(사랑의교회)가 29.0%(350명)의 지지를 얻어 1위를 차지했다. 김삼환목사(명성교회)는 18.5%(224명), 이동원목사(지구촌교회)는 13.6%(164명), 김동호목사(높은뜻숭의교회)가 12.1%(146명)로 뒤를 이었다. 이찬수목사(분당우리교회), 하용조목사(온누리교회), 이철신목사(영락교회), 이영훈목사(여의도순복음교회), 양병희목사(영안교회) 등도 차세대 리더로 거론됐다.


차세대 리더십의 경우 가장 두드러진 변화를 보였다. 올해 29.0%로 1위를 차지한 오목사는 2003년 당시 5.2% 지지에 불과했다.


올해 조사와 비교할 경우 23.8%나 많은 지지를 얻으며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렸다. 반면 김동호목사는 5년 전 17.4%로 1위를 차지했었지만 올해의 경우 4위로 내려앉았다. 김삼환목사는 현재 한국교회 리더십에서도 3위에 선정되면서 현재 리더십과 차세대 한국 교회를 대표할 리더로 거론돼 신·구세대 리더십의 전환을 주도하고 이어나갈 다리 역할을 감당할 인물로 평가됐다.


차세대 리더로 이들을 선택한 이유에 있어서도 ‘영성’이 32.9%(398명)로 가장 많았다. ‘도덕성’과 ‘겸손’이 각각 21.8%(264명)와 16.0%(194명)로 그 뒤를 이어, 도덕성을 겸비한 겸손함을 차세대 리더들에게 요구하고 있었다.


과거 지도자들에게서 흔히 발견되던 주도권 싸움에 능한 목회자나, 카리스마를 내세운 권위주의적 행태의 목회자는 이제 더 이상 환영받지 못한다는 것에 대한 경고라 할 수 있다. ‘리더십’(175명, 14.5%)과 목회자라면 필수적으로 갖추어야 할 ‘설교’(98명, 8.1%)도 중요한 항목으로 꼽혔다.


차세대 리더로 선정된 인물들의 경우 이른바 ‘목회에 충실’한 목회자들이 대부분 선정됐다는 점이 두드러진 특징이다.


이들은 담임하고 있는 교회를 건실하게 성장시킨 것은 물론 교회를 통해 검증된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공급함으로써 국내 교회를 넘어 세계 교회를 건강하게 성장시키는 구동축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인물들이었다.


또한 목회 외에 대외적인 활동에 있어서도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 이들에게서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점이다.


오정현목사의 경우 최근 발족된 서해안살리기한국교회봉사단을 비롯해 그동안 교계와 관련한 다양한 사업과 운동에 적극 참여하고 있으며, 김삼환목사는 예장통합 부총회장으로 교단 내외적인 일에, 이동원목사와 김동호목사 또한 교회성장 프로그램과 교회개혁을 위한 일에 오래 전부터 참여하는 등 대외적인 활동에 있어서도 적극적이어서 한국교회를 섬기기 위한 노력들을 아끼지 않고 있다.


‘한국교회 지도자들이 꼭 해결해야 할 과제’를 물은 결과 ‘신뢰 회복’이 압도적으로 우세했다. 55.3%(668명)로 2위를 차지한 ‘교회 개혁’(282명, 23.3%)에 비해 2배 이상의 차이를 보였다.


그동안 불거진 교회 내부의 분쟁과 다툼, 사회적 이슈들에 대해 무관심하게 대처했던 교회들의 모습으로 인해 추락한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급선무라는 인식을 그대로 보여준 결과다.


오히려 그동안 꾸준히 재기돼 오던 ‘교회 개혁’의 요구보다 ‘교회에 대한 신뢰 회복’이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로 대두된 것은 큰 충격이다.


한국 교회 목회자들의 경우 교회 개혁을 통해 땅에 떨어진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지만 현실은 신뢰 회복을 통해 교회를 개혁해 갈 것을 충고하고 있다.


‘한국교회의 신뢰가 하락한 이유’를 물은 질문에 대해서는 응답자들의 42.1%(509명)가 ‘목회자들의 자질 부족’을 꼽았다.


목회자들의 자질 부족에 대한 지적은 이미 오래 전부터 있어 왔지만, 한국 교회의 고질적인 병폐로 인식되던 ‘신행 불일치’(414명, 34.2%)보다 더 심각한 이유로 지적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설문 결과와 관련, 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 조성돈교수는 “목회자를 비롯한 교인들 상당수가 리더의 조건으로 리더십이 아닌 ‘영성’을 선택한 것은 교회 지도자들에 대한 실망감에서 출발한다”고 분석했다.


조교수는 “기대했던 1세대와 2세대 리더십에 대한 실망감은 최근 사회적으로 불거지기 시작한 이들의 도덕적 문제와 함께, 설교와는 다른 불합리성과 상식을 벗어난 행동들에 실망했기 때문”이라면서 “이러한 리더십에 대한 실망이 내면의 변화를 추구하는 영성을 선호하게 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또한 “목회자의 자질 부족이 교회의 신뢰 하락을 불러왔다는 결과도 이런 상황 변화를 가져오게 한 근본적이며 가장 큰 원인”이라고 덧붙였다.

 
<공종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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