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 피랍사태로 인해 한국교회의 해외 선교시스템은 전반적인 손질이 불가피해졌다. 타문화권에 복음을 전하면서도 현지 주민의 자존심과 정체성을 다치지 않게 할 방법은 무엇인지 고민하고, 실천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요청과 함께 국가와 종교, 생명과 선교 관계에 대한 폭넓은 성찰이 있어야 한다는 과제를 떠안게 되었다.

세계 도처에서 사역하는 한국인 선교사들은 이번 피랍사태를 ‘선교자정시스템’을 갖출 수 있는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면서 향후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 이번 사태의 후유증을 크게 우려하는 분위기다. 한국 정부가 협상을 통해 기독교 선교단을 아프간에 보내지 않겠다고 천명함에 따라 이 같은 조리가 이슬람권과 힌두권, 사회주의권까지 확대되지 않을까 걱정되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 가운데 한기총과 한국 세계선교협 등 교계 단체 대표들이 최근 실무회의를 갖고 앞으로 아프간 사태의 재발을 막고 해외봉사활동을 원활히 하기 위해 세계 봉사연합기구를 만들기로 했다고 한다. 이 기구는 교회별로 진행될 봉사활동에 앞서 참가자들에게 안전교육을 실시하고 해외정보를 공유하며, 위기상황 발생시 정부당국에만 의존하지 않고 교계 내부의 위기관리 시스템을 가동해 문제를 해결하는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기구는 각계 전문가들로 구성되어 위기관리 지침을 만들고 각 교단의 선교단에 설치될 위기 관리팀과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체계를 갖추게 될 것이라고 한다. 위기관리 시스템을 구축하면 교단과 교회, 선교단체간 해외사역지의 정서와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상황 등에 대한 정보교류가 원활해지고 문제가 발생할 경우, 대정부 대화창구의 일원화 및 전문화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국가와 지역상황, 사안별로 해야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 등의 매뉴얼을 만들어 선진화된 해외봉사활동이 이루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교회는 향후 해외 선교 봉사 활동을 어떻게 전개할 것인지 마음을 열고 이야기를 나눠야 한다. 다시는 이런 일이 되풀이 되지 않도록 하는 해답을 얻어야만 이번에 입은 모든 손실과 상처가 헛되지 않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