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장로, 손학규집사, 정근모장로를 비롯한 기독교인 정치인들이 대통령선거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가운데, 기독교가 정치권력에 가장 많은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종교자유정책연구원이 지난달 30일 발표한 ‘정치와 종교에 관한 종교지도자 설문조사’에 따르면, 불교, 개신교, 천주교 등 국내 주요 종교의 성직자들은 정치권력에 가장 큰 영향력을 가진 종교로 기독교(47.0%)를 꼽았다. 그 다음은 천주교(30.9%), 불교(20.4%) 순이었다.
또 성직자들은 기독교의 배타적인 전파방법에 대해 부정적으로 인식하고 있으며, 배타적인 전파방법(32.1%)이 종교간 갈등원인의 1순위라고 지적했다. 불교 응답자의 51.0%는 ‘배타적 전파방법’을 종교 갈등의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 눈길을 끌었다. 반면 기독교는 ‘교리 차이’(25.8%), 천주교는 ‘타종교 이해부족’(32.0%)을 1순위로 꼽아 인식차를 드러냈다.
종교별로는 한국의 종교가 시민사회발전에 기여했느냐는 질문에는 전체의 68.2%가 긍정적으로 응답했고, 시민사회에 영향력이 가장 큰 종교로는 천주교(53.1%), 기독교(37.0%), 불교(13.0%) 등의 순으로 꼽았다. 기독교가 타종교에 비해 다양한 영역에서 사회복지와 사회봉사를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성직자들은 기독교에 높은 점수를 주지 않았다.
종교계 내에서 개선해야 할 가장 시급한 과제로는 ‘성장주의’(25.0%), ‘배타성’(17.8%), ‘종교단체의 부정부패’(12.3%), ‘지도자 도덕성’(11.6%) 등을 들었다. 종교별로는 불교의 경우 ‘배타성’(32.0%)을 우선 과제로 꼽았고, 기독교와 천주교는 각각 30.6%와 38.1%가 ‘성장주의’를 시급히 개선해야 할 과제로 들었다. 성장주의와 지도자의 도덕성은 기독교만의 문제가 아니라 모두의 문제라는 것을 보여줬다.
이번 조사는 종자연이 지난 5월 7일부터 6월 16일까지 담임목사, 천주교 본당 주임신부, 불교 사찰의 주지스님 등 종교별 성직자 각 1백명씩 모두 3백명에게 설문조사한 것으로 표본오차는 95% 신뢰구간에 ±5.5%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