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드킬 강아지들의 교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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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킬 강아지들의 교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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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7.03.05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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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찬환목사<백석대>


대구 달성군 다사읍 세천리에서 일어난 일이다. 지난 22일 세천리 도로를 건너던 강아지 두 마리 중 한 마리가 화물차에 치여 죽었다. 이 참경을 본 다른 강아지가 사고를 낸 화물차의 범퍼를 물어뜯으며 짖어댔지만 사고차는 그대로 현장을 떠나버렸다.


이 개는 도로 한 가운데서 망연자실하여 서 있었다. 이후 다른 강아지들도 합세하여 비슷한 종류의 화물차만 보면 거칠게 짖으며 달려들었다. 그런데 이 마을은 앞으로 재개발 될 마을로 많은 개를 버리고 이사를 갔다고 한다.


이번 일은 버림받은 강아지 집단들이 똘똘 뭉쳐서 버리고 간 주인에 대한 분노와 항의조의 시위라고 하는 것이 맞을 것이다. 매정하게 버림받은 강아지들은 자기들끼리 결속하여 집단의식으로 묶어진 것이다. 그것은 생명을 건 울부짖음이다.


요즘 우리사회에도 이런 강아지들에게 교훈을 받아야 할 상식에서 벗어난 윤리부재를 많이본다. 부부간, 부모와 자식간, 고부지간의 불화나 고소사건, 특히 큰 기업의 경영에서의 부자지간이나 형제간의 법정고소사건들을 심심치 않게 본다. 여야 정치권의 현실은 더욱 한심스럽다. 정권 교체를 원하는 한나라당의 모습은 가관이다. 검증이란 명목으로 서로 상대방의 비리 들추기로 혈안이 돼 있다.


이미 검증받은 일은 다시 들춘다는 자체가 덕스럽지 못하다. 그리고 시기적으로도 맞지 않는다. 왜 대선 시기가 다가온 지금에서야 일으킬까? 지난 역대 대통령들의 정치영력을 보면 여러번 말 바꾸기를 하면서 국민들의 신의를 저버리는 일을 했었다. 그러므로 이번 선거에서는 좀 더 정직한 양심, 바른 검증이 필요할 것이다. 만일 음해를 목적으로 한 거짓이 들어날 때는 영영 이 땅에서 발을 붙이지 못하게 해야 할 것이다.


열린 우리당도 마찬가지다. 이제 당 자체가 와해되다시피 되었다. 서로를 물고 뜯고 어제의 같은 당의 동지라면 이제는 모든 자존심을 버리고 똘똘 뭉쳐야 할 것이다. 대구 달성군 다사읍 세천리의 버림받은 강아지들처럼 뭉치면 살고 헤어지면 죽는다.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큰 교훈이 또 있다. 청와대의 요직에 있던 사람이 나가 청와대를 헐뜯고 대권 후보자의 가장 측근인 사람이 반기를 들고 나섰다는 것이다. 참으로 묘하다. 하긴 예수님의 제자 가롯유다가 자기 스승을 팔았으니 이해가 된다. 우리 사회 전체는 이번 강아지들의 교훈을 받았으면 한다. 그리고 최선을 다하여 정권경선을 하다 실패했을 때는 신의 뜻으로 받아들이고 승복하는 미덕을 보여줬으면 하는 것이 국민들의 바람이다. 정치하는 사람들에게는 굽히지 않는 자기 정체성과 소신이 뚜렷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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