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기총과 양화진의 외국인 선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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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기총과 양화진의 외국인 선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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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7.02.21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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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명수교수<서울신대, 교회사>


지난 2월 5일 새로 취임한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 회장 이용규목사는 취임식 직후 양화진의 선교사 묘지에 참배함으로써 공식적인 활동을 시작하였다. 이것은 전년도 대표회장이었던 박종순목사에 이어 두 번째로 있었던 한기총 대표회장의 양화진 선교사 묘지에 대한 공식적인 참배이다. 앞으로 이것이 한기총의 전통이 되기를 바란다. 대통령이 국립묘지에 참배함으로써 국가에 대한 충성을 맹세하고 그의 임무를 시작하듯이 한기총대표회장은 이 땅에 복음을 전해준 양화진의 선교사들에게 참배함으로써 그들의 선교적 임무를 계승하고, 더 나아가서 한국교회의 세계 선교적 사명을 확인했으면 좋을 것이다.


한국 최초의 기독교 연합운동은 1905년 네 개의 장로교 선교부와 두개의 감리교 선교부가 모여서 만든 재한 복음주의선교사연합공의회이다. 이 연합회는 우리에게 두 가지 사실을 말해 주고 있다. 하나는 한국교회의 연합운동은 선교사들로부터 시작되었다는 것이며, 두 번째는 그 성격은 복음주의적인 것이었다는 것이다. 한기총은 초기 선교사들로부터 시작된 복음주의적인 연합운동을 계승하기를 바란다.


재한복음주의선교사연합공의회는 앞으로 만들어질 한국교회는 칼빈주의와 알미니안 주의를 넘어서서 하나의 복음주의적인 교회가 되어야 하고, 그 명칭은 “대한예수교”로 하자는 제안까지 하였다. 이것은 여러 가지 사정에 의해서 구체적으로 실천되지는 못했지만 그 뒤에 형성된 한국교회들은 자신들의 교파 이름 앞에 “대한 예수교” 혹은 “기독교 대한”이라는 명칭을 붙여왔다. 이런 명칭은 한국교회에만 있는 것이다. 미국의 교회들은 그냥 미국장로교회(PCUSA), 연합감리교회(UMC)인데 비하여 한국교회는 “대한예수교장로회”, 혹은 “기독교대한감리회”라고 부른다. 이것은 한국에는 수많은 교파가 있지만 다 같이 기독교라는 울타리 안에 있다는 의미인 것이다. 여기에 한국교회 연합운동의 근거가 있다.


한국교회의 연합운동은 초기 선교사들의 복음주의적인 정신을 계승하여 왔다. 해방 후에 만들어진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도 마찬가지이다. 하지만 50년대 후반부터 NCC가 본래의 복음주의적인 입장을 버리고 WCC적인 연합운동을 따르게 되었고, 여기에서 심각한 분열을 가져오게 만들었다. 오늘의 한국교회가 수많은 교파로 나뉘게 된 배경에는 연합운동에 대한 입장 차이가 중요한 몫을 한다.


60년대 이후 WCC적인 연합운동은 한국교회에 당시 세계적으로 유행하고 있던 진보주의운동을 소개하는 일을 하였다. 이것을 통하여 서구교회의 진보적인 신학이 한국교회에 들어오게 되었고, 선교를 서구제국주의의 앞잡이라고 매도하는 반선교사운동도 들어오게 되었다. 이것은 한국교회의 복음주의전통과는 거리가 먼 것이었다.


이 당시 한국교회에는 복음주의를 대변할 연합체가 없었다. 단지 극단적인 근본주의 계열인 ICCC를 중심으로 한 조그만 단체가 있었을 뿐이다. 이것은 신학적으로는 보수주의적이지만 그들의 지나친 분리주의적인 태도는 온건한 한국교회의 복음주의적인 전통과는 매우 다르다.


1960년대와 70년대를 거치면서 한국교회는 큰 부흥을 경험하였다. 그리고 이 부흥을 주도한 그룹은 진보주의 그룹도, 근본주의 그룹도 아닌 민족복음화운동, 빌리그래함 전도대회, Expolo 74등과 같은 복음주의적인 운동들이었다. 이때 대다수의 한국교회 지도자들은 한국교회의 주류인 복음주의를 대변할 연합체가 출현해야 한다는 필요성을 느끼게 되었다. 그래서 1989년 한경직목사를 중심으로 해서 한국기독교총연합회가 탄생한 것이다. 이것은 초기 선교사들의 복음주의 정신을 계승하는 것이며, 동시에 한국교회의 주 흐름을 반영한 것이기도 하다.


한국교회가 하나 되기 위해서는 선교사들이 이 땅에 전해준 본래의 복음주의적인 신앙으로 돌아가야 한다. 선교사들은 이 땅에 복음주의적인 연합운동을 하기를 원했다. 사실 이런 선교사들의 연합운동이 1907년 대부흥운동을 일으켰던 것이다. 오늘의 한국교회가 이만큼 성장한 것은, 그리고 세계 제 2의 선교 대국이 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이런 선교사들이 전해준 복음주의 신앙 유산 때문이다. 우리는 이 신앙유산을 귀하게 생각해야 한다. 한기총은 이런 한국교회의 역사적인 유산을 이어가야 한다. 이런 의미에서 이용규 신임 한기총 대표회장이 그의 공식적인 업무를 시작하기 전에 양화진 묘지에 참배한 것은 매우 의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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