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년 기자방담] “사학법·교회 카페, 교회와 사회 충돌에 대한 해법 제시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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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년 기자방담] “사학법·교회 카페, 교회와 사회 충돌에 대한 해법 제시하라”
  • 송영락
  • 승인 2006.12.29 11: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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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한국교회는 무엇을 남겼을까? 쉴 틈 없이 달려온 한국교회는 성도들에게, 한국사회에 무엇을 남겼을까? 하지만 올해도 한국교회는 대형화, 물량주의에 빠져 점차 영향력을 잃고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결국 성도 감소라는 감추고 싶은 결과를 한국교회에 내놓아야만 했다.


이런 어두운 일면에도 불구하고 한국교회는 여전히 희망을 잃지 않았다. ‘회개와 자정’의 목소리는 곳곳에서 울려 퍼졌다. 성도들의 영성 회복과 목회자의 도덕성 회복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 또한 어느 해보다 높았다.

올 한해 기사로는 다룰 수 없었던 여러 가지 뒷이야기들을 통해 하나님이 끌고 가고자 했던 한국교회의 모습을 되돌아보고자 한다.



개정사학법 문제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한국교회에 뜨거운 감자였다. 사학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기독교계로서는 물러설 수 없는 요구이기도 하다. 급기야 통합총회 소속 목회자들이 삭발이라는 극단의 방법을 선택했다.


개정사학법 재개정과 삭발

개정 사학법이 기독교 사학의 근간을 흔든다는 이유로 삭발이라는 기독교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방법을 선택했다. 이들은 삭발에 대한 성경적인 근거로 행 18:18의 말씀을 강조했다. 삭발도 불교의 전유물이 아닌 성경적이라는 것. 이광선 총회장(통합), 이성희목사(연동교회), 이철신목사(영락교회) 등 통합총회 소속 30여명의 목회자들은 삭발에 동참했다. 이광선 총회장은 “기독교인들은 복음을 전하지 못하게 할 때 순교를 각오한다”며 “사학법은 순교를 각오해야만 하는 신앙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또 한국교회 연합을 위한 교단장협의회 소속 합동, 기성, 합·정총회장들도 삭발에 동참하려고 했지만 여론을 의식한 총회장들은 ‘더 강력한 압박’을 약속하면서 삭발에 참여하지 않았다.

하지만 삭발은 ‘승려들이 투쟁의 방법으로 머리를 기르는 것과 같은 꼴’이라며 부정적인 반응도 만만치 않았다. 또 삭발의 근거로 제시한 행 18:18은 삭발보다 바울의 서원을 강조한 본문이라며 지도자들의 이성적인 태도를 요구했다. 70, 80년대 진보 교단 목회자들의 전유물로 인식됐던 삭발이 보수 교단의 투쟁 방법으로 자리잡게 될는지 궁금하다.


기독교인 감소로 충격에 휩싸여

한국교회 교인수가 7%나 감소하여 1천만 명에도 미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받았다. 8백5십만 명의 기독교인은 기독교인의 감소보다 천주교인의 증가에 맘이 몹시 상했다. 무엇이 문제인가. 통계청의 발표 이후 학자, 목회자, 목회관련 단체들은 기독교인의 감소이유로 목회자들의 영적권위상실을 지적했다. 자신의 몸조차 주체할 수 없는 비대증에 걸린 한국교회에 당연한 결과라는 평가도 나왔다.

 

결국 해결방법은 교회가 교회답고, 성직자가 성직답게 될 때 가능하다는 결론이다. 벼랑 끝에 서 있는 한국교회의 애처롭기까지 하다.

반면 불교 종교인구비율은 1985년 19.9%에서 1995년 23.2%로 증가한데 이어 1999년에도 26.3%로 상승했고, 천주교도 마찬가지로 1985년 4.6%, 1995년 6.6%, 1999년 7.0%로 소폭 증가, 두 종단 모두 기독교와 대조를 이뤘다.


북한에 재건축된 봉수교회 

북한에 세 개의 공식적인 교회가 세워질 뻔했다. 현재 북한에는 봉수교회와 칠골교회가 공식적인 교회로 인정받고 있다. 모두 한국교회의 지원으로 설립된 교회이다. 북한교회에 세워진 교회는 복음의 진실성을 논하기에 앞서 상징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
 

특히 80년대 세워진 봉수교회는 한반도의 평화를 상징하기에 충분하다. 그만큼 봉수교회는 한국교회사에 귀중한 기독교유산의 가치를 갖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런 봉수교회가 재건축이라는 명목으로 허물어졌다. 조그련과 통합측은 통일교회 역사의 현장으로 남겨야 할 봉수교회를 허물고 그 자리에 새로 교회를 건축하기로 했다.

 

통합측 내부에서도 그냥 두고 다른 곳에 새롭게 건축하자는 의견도 있었지만 세 개의 교회가 설립되는 것을 부담스럽게 생각한 조그련의 의도에 따라 봉수교회를 허물고 그 자리에 건축하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 즉 북한의 상징 교회인 봉수교회와 칠골교회를 그대로 두고 건축하면 북한에 세 개의 교회가 설립된다는 이유로, 결국 조그련과 통합측은 허물기로 합의한 것이아닌가 한다.


이런 모습을 지켜본 역사학자들은 한국교회의 북한 선교 방식이 잘못된게 아니냐는 의견까지 내놓았다. 봉수교회는 건축한지 20여 년밖에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양측이 합의한 건축비는 45억원이다. 아직까지 미납 상태다. 통합측은 봉수교회 건축을 위해 모금을 진행하고 있다. 이번에 건축한 봉수교회는 선교와 관계없이 허물어지지 않기를 바란다.


세금문제, 목회자 세금납부

새로남교회와 하이패밀리의 카페운영으로 인한 세금 폭탄은 선교라는 명목 아래 주먹구구식으로 운영된 교회의 관행에 쐐기를 박았다. 교회가 카페를 운영하는 것은 법적으로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판결이다. 하지만 하이패밀리는 자신들의 정당성을 주장하기 위해 2억 7천만원의 벌금을 납부하기로 했다.


하이패밀리는 자체적으로 해결할 수 없는 벌금을 납부하기 위해 모금활동을 벌이고 있다. 사랑의교회가 7천만원을 후원하는 등 다양한 단체와 교회들의 동참으로 2억원 이상을 모금했다. 하이패밀리는 모든 벌금을 납부한 후 정당성을 주장하는 법적 싸움을 시작하기로 했다.
 

독립교단에 목회자들이 몰리는 까닭

올해 3백여 명의 목사 후보생들이 독립교회에서 목사안수를 받았다. 매년 숫자가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을 바라보는 시각은 곱지 않다. 통합측 평양노회는 일부 목회자의 요구로 온누리교회 하용조목사에 대한 조사를 시작했다. 하용조목사가 독립교회 목사 안수식에 참여했느냐 아니냐에 대한 내용이다.
 

이런 일부 부정적인 시각에도 불구하고 독립교회는 급격하게 성장하고 있다. 내년이면 2천 교회와 선교단체들이 등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성 목회자 후보와 국내외 초교파 신학대학 졸업자들은 내년에도 몰릴 것으로 보인다. 초교파 신학대학 출신들이 교단에서 목사 안수를 받으려면 편입을 해서 1년을 더 다녀야 하지만 독립교회연합에서는 한달전에 시험만 보면 안수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독립교회의 역기능과 순기능에 대한 논쟁은 뜨겁다. 일부 교회들은 노회를 옮길 때 편하다는 잇점 때문에 독립교회를 이용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자격 미달 교단장 속출

일부 교단 총회장들이 교단 대표자로서의 위치에 걸맞지 않은 행동을 한다는 이야기들도 적지 않게 들리고 있다. 교단들마다 인물난에 허덕이고 있다. 특히 10개 연회에서 감독을 선출해야 하는 감리교의 현실은 어둡기만 하다.

 

이런 식으로 진행될 경우 감독의 위신은 계속적으로 추락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급기야 ‘연회장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또 2~3개의 연회를 하나의 연회로 묶어 연회 감독을 선출해야 한다는 여론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아무튼 어떤 형태로든 감독제도를 보완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장로교를 비롯한 교단의 현실도 답답하기는 마찬가지다. 교단장으로서 위신을 지켜야 하는 총회장이 교단 총무급이 하는 일에 관여하거나 이권과 관련된 일에 기웃거리는 등 총회장으로서의 위신 뿐 아니라 교단 일에도 소홀해 주위의 질책을 듣는다는 말이 있다. 교단장으로서의 위신에 걸맞는 행동이 따라야 한다는 씁쓸한 지적이다.


말뿐인 평양대부흥운동백주년기념대회

 평양대부흥운동백주년기념대회도 올해 부활절연합예배처럼 한기총-교회협 공동 주최로 움직이고 있다. 교단별로 볼 때 합동, 통합, 합동정통, 감리교, 예성 등은 평양대부흥운동기념대회를 위해 움직이고 있지만 교단의 테두리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평양대부흥운동기념대회를 위해 처음부터 움직였던 성신클럽 멤버들은 세 차례 국제 심포지엄도 시행했지만 교단 대표성이 없다는 이유로 크게 이슈화 되지 못했다.

 

이처럼 몇몇 교단 관계자와 교회들만 바쁘게 움직이고 있을 뿐 정작 필요한 개 교회는 별 관심이 없다는 사실이다. 분위기를 확산시키는데 실패했다는 지적이다. 교회지도자와 성도들의 회개로 시작된 평양대부흥운동이 1백년 뒤에 열리는 기념대회를 통해 무엇을 남길 수 있을지 의문이다. 평양대부흥운동기념대회가 한국교회의 기대처럼 교회의 자정과 회개운동으로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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