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증되지 않은 TV속 신화 어떻게 볼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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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검증되지 않은 TV속 신화 어떻게 볼 것인가
  • 현승미
  • 승인 2006.07.19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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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에서 함께 즐기며 '진실 찾기'
▲ 드라마 `주몽`의 한 장면.

최근 각 방송사마다 마치 경쟁이라도 하듯 단군을 중심으로 한 신화 속 영웅들의 일대기를 그린 드라마를 내놓고 있다. 게다가 시청률뿐만 인터넷 검색 1, 2순위를 다툴 정도로 시청자들의 많은 사랑과 관심을 받고 있다.


그러나 이런 검증되지 않은 신화이야기가 자칫 잘못된 신앙관이나 역사관을 심어줄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MBC문화방송의 ‘주몽’은 유화부인이 햇빛을 받아 임신한 후 낳은 알에서 나온 고구려의 시조로, 천제의 아들로 고조선을 세운 단군의 자손으로 알려져 있다. 작품 속 ‘신녀’ 여미을을 등장시켜 국가의 대소사를 신에게 묻는다. SBS서울방송의 ‘연개소문’ 역시 단군의 피를 이어받은 고조선의 시조 ‘동명성왕(주몽)’을 신처럼 모시며 국가의 큰일을 앞두고 예를 올린다. 올 9월 방영을 앞두고 있는 KBS한국방송공사의 ‘대조영’ 역시 고구려 정신을 계승해 발해를 건국한 대조영의 일대기를 다룰 예정이다.


이에 대해 깨끗한 미디어를 위한 모임 김성천 정책위원은 “단군신화는 오늘날에도 여전히 종교적 논란이 되고 있는 상태”라며, “시대자체가 검증되지 않은 고대사회로 올라가다보니 신화적 요소가 강하게 내포돼있어 청소년들에게 자칫 왜곡된 역사가 내면화 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김 정책위원은 “무엇보다도 최근 드라마에 불고 있는 오락적 요소를 경계해야 한다”며, “청소년들이 즐기는 온라인 게임의 요소와 흡사해 중독의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주몽의 경우 힘이 없어 저레벨을 가진 주인공이 상황전개에 따라 점점 더 고레벨을 획득하게 되는 전형적인 계단형구조의 게임의 요소를 그대로 담고 있다. 연개소문의 경우 실제로 일본에서 제작된 ‘삼국지’ 게임의 시대와 동일시되며, 최근에는 극중 장면에 수차례 게임 속 음악을 배경으로 써 문제가 되기도 했다.


문화선교연구원 원장 임성빈교수(장신대)는 “단순한 드라마 주제에만 눈을 돌리지 말고 이런 작품들이 나오게 된 배경을 먼저 이해해야 한다”며, “세계화라고 하는 큰 흐름 속에서 힘 센 나라를 중심으로 표준화될 때 각 나라 각 지역이 자신들의 정체성을 갖기 위한 행위로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임교수는 “나라의 민족적 정체성을 찾는 것에는 동참해야하지만, 사실성 없는 신화를 만들어 자칫 국수주의에 빠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며, “원하는 것과 사실이 혼동되는 것은 조심해야 한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또한 무조건적인 비판보다는 이번 기회를 잘 알지 못하는 우리의 역사에 대해 공부하는 기회로 삼고, 하나님께서 이런 역사를 통해서 우리게 도전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찾아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김성천 정책위원 역시 단순히 TV를 보지 말란 식의 차단보다는 오히려 인터넷 등을 통해 이미 나와 있는 역사적 사실과 검증되지 않은 부분의 자료를 찾아보고 크리스천으로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에 대한 토론시간을 가질 것을 권유하고 있다.


현대사회에서는 문화자체가 아이들에게 큰 영향을 끼치고 있지만, 아이들의 귀를 막고, 눈을 감게 하는 식의 소극적 방법은 이제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오히려 교회 주일학교 등에서 아이들과 터놓고 다양한 방식의 토론을 통해 스스로 깨닫도록 도와야 한다고 문화사역자들은 입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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