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본당 투표소로 개방 가능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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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본당 투표소로 개방 가능한가?
  • 이현주
  • 승인 2006.06.07 10: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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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장 이수교회 5.31 지방선교 장소로 교회개방 후 논란 휩싸여
▲ 투표를 위해 주민들이 이수교회 본성전으로 들어가고 있다.

 

“교회 개방 어디까지 가능할까” 기장 총회 게시판이 ‘성전 투표소 개방 논란’으로 뜨겁게 달아올랐다.


방배동에 위치한 한국기독교장로회 이수교회가 본 성전을 5.31지방선거 투표 장소로 개방하면서 이 교회 은퇴목사인 김활용목사가 총회에 이의를 제기하고 나선 것.

김활용목사는 총회 게시판에 ‘거룩한 성전을 투표장소로 내어줄 수 있는가’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하나님이 거하시는 성전에서 투표하는 행위는 교회의 머리이신 그리스도를 상하게 하는 것과 같다”고 지적했다. 이날 투표장면을 직접 지켜본 김목사는 “어떻게 교회에서 투표를 하느냐”며 비아냥거리는 성도와 주민들의 모습을 보면서 다시는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길 바라며 총회의 입장 정리를 요청했다.

김목사는 “교육관이나 부속건물을 개방하는 것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본 성전은 일제 치하에 수많은 목사와 성도들이 피 흘리며 지켜낸 곳이 아니냐”며 “시대가 변했다고 성경의 본질을 왜곡해선 안 된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이 글에 대해 한 기장교인은 “성전의 모든 것을 개방하는 시대가 되어야 하며 동네 사람들에게 교회도 알리고 안 믿는 사람들에게 성전을 직접 보게 함으로써 간접 전도효과도 있을 것”이라며 교회개방 지지의사를 밝혔다.
또 “성전에서 결혼식도 하고 월드컵 응원도 하는 상황에서 꼭 투표소만은 안 된다고 고집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현재 이수교회를 담임하고 있는 권영종목사는 “동사무소에서 교회 개방을 의뢰했고 교회 홍보와 전도에도 도움이 될 것 같아 당회가 결정한 일”이라며 “최근 많은 교회들이 선거 등 공적인 행사를 교회에 유치코자 노력한다”고 일반적인 분위기를 소개했다.


하지만 김활용목사는 “30년간 목회하면서 한 번도 교회를 투표장소로 허락하지 않았다”며 “이번 기회에 교단 신학자들과 총회 관계자들이 성전의 개방이 어디까지 가능한 것인지 심도 깊은 논의를 가져보는 관심과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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