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주의사상 퇴색 직면한 합동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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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주의사상 퇴색 직면한 합동측
  • 윤영호
  • 승인 2006.04.28 2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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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만 교회 달성 불구 '의심스런 교단성' 직면
 

지난해 개혁교단과 합한 합동총회(총회장:황승기목사)가 ‘교단정체성’문제로 깊은 고심에 빠졌다.


7천여 교회였던 합동총회가 개혁측의 3천여 교회 합세로 그토록 바라던 1만 교회 고 지 달성에는 성공했지만, 점점 탈색하는 교단성에 대해서는 무방비 상태에 놓여 있다는 사실이 여러 곳에서 발견되기 때문이다.

최근 드러나고 있는 합동총회의 고심은 외부에 공개하기 어려운 ‘문제의 독특성’ 때문에 시간이 갈수록 더 깊어지는 양상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관계자는 개혁총회와 교단을 합할 당시 개혁측이 받아들인 편목들도 함께 수용된 사실을 설명하며 “이들이 교단성을 저해하는 요소로 생각된다”고 입을 열었다.

이 관계자의 말을 빌리지 않더라도 합동총회는 개혁측이 지난 1년 동안 받아들인 편입목사에 대해 일찍이 알고 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합동측이 묵인한 것은 역사적인 교단합동을 돋보이도록 하려는 것과 함께 숙원인 1만 교회 고지달성을 위해서였다.

하지만 최근들어 교단성에 대한 우려가 터져 나오는데다 내부적으로 신학적인 논쟁마저 벌어질 양상이어서 바짝 긴장하는 분위기다.

개혁측과 함께 들어온 편목들의 경우, 첫째, 지난 7~8년간 이합집산을 거듭하던 과정에서 적지않은 비개혁측 목회자들이 개혁측 회원들과 섞여 있었다는 점이다.

두 번째는, 개혁과 교단합동을 성사시키는 과정에서 편목들이 가세했다는 점이고 여기에 더해서 최근 끝난 봄노회 과정에서 편목들이 산하 노회별로 또 한 차례 들어왔다는 점이다.

지난 79년 분열했던 개혁총회와 재결합을 성공적으로 이루어냈지만 상당수 비개혁출신 목회자들까지 받아들임으로써 교단성 훼손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우려다.

여기에 더해서 합동측은 내부적으로 신학정체성 문제로 고심하고 있다.

합동총회 지도부는 개혁주의 신학사상이 교단신학의 요체임을 재차 강조하는 가운데 이와 다른 신학사조들에 대한 각별한 경계를 은밀하게 주문하고 있다. 왜 하필 ‘은밀하게’주문해야만 했을까.

합동측은, 개혁주의신학을 바로 세우기 위해서는 최근 강성을 보이는 ‘복음주의’에 대해 특별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여론에 직면하고 있다.

합동총회 내부여론을 주도하는 그룹은, 복음주의운동 가운데 교파의 벽을 허무는 경향을 예의주시하면서 특히 교리적인 부분에 대한 ‘합동측 내 복음주의그룹’을 주목하고 있다.

결국 1만 교회 고지를 달성한 거대교단 합동총회는 내부적으로 두 가지 고민, 첫째 교단합동 이후 퇴색하는 교단성, 둘째 교파초월을 내세운 내부 복음주의권의 교리적 문제로 힘겨운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합동측 신학부는 올 9월 직전인 6~7월 경 ‘개혁주의 신학사상’을 주제로 특단의 자리를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결속력이 약해질 수 있는 거대교단의 응집력을 더욱 견고하게 하기위한 최선의 결정이라는 것이 교단의 판단인 모양이다.

어쩌면 올 9월총회는 지난해에 이어 신학사상 문제가 한 번 더 불거질 수도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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