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회가 부패하면 교회도 부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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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회가 부패하면 교회도 부패한다’
  • 공종은
  • 승인 2005.07.25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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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규학 목사 ‘당회가 살아야 교회가 산다’ 출간


한국 교회가 사회적 지탄을 받는 이유는 뭘까. ‘건강하지 못한 당회’. 수많은 이유들이 열거될 수 있겠지만 ‘건강하지 못한 당회’가 교회를 병들게 하고 갈등하게 하고 분열하게 하는 속도는 생각보다 훨씬 빠르다.

한국 교회의 미래를 염려하는 사람들은 “당회를 중심으로 한 교회 정치의 내적 갈등과 권력 지향적 성격으로 인해 그리스도의 주권은 사라지고 세속 정치와 방불한 권력 투쟁의 장이 되버렸다”는 말로 현 교회의 부패상을 설명한다.

‘건강한 교회가 되기 위해서는 당회가 건강해야 한다’고 하지만, 이미 거대 기업화-거대 권력화된 교회에서 건강한 당회의 흔적을 찾기란 그리 녹록찮다. 분쟁으로 인해 분열된 교회나 분쟁 중인 교회를 조금만 들여다보면 그 핵심에는 반드시 보편성과 객관성이 상실된 밀실 당회가 존재하거나, 상식적으로 납득하지 못하는 기형적인 당회 구조가 자리잡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 기형적 당회 구조와 밀실 당회는 결국 다양한 부패와 함께 영적 타락과 결탁, 교회를 분열시키고 파국으로 내모는 수순을 밟는다.

미국 플로리다신학교에서 교회법 연구로 박사 학위를 취득한 황규학 목사(에큐메니칼연구소. www.ecumenicalstudy.com)는 최근 출간한 책, ‘당회가 살아야 교회가 산다’를 통해 한국 교회가 건전성을 회복하고 대화와 화합의 정신으로 구현된 당회 구성을 희망한다면 밀실 당회의 문을 열어젖히고 자기 개혁과 변화를 통해 당회가 하나님의 뜻을 구별할 수 있는 귀중한 통로가 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저자가 지적하는 교회 분열과 갈등의 원인은 ▲당회의 비민주적 절차 ▲불투명성 ▲상식성 결여. 이 세가지 이유가 교회를 병들게 하는 결정적 원인이 된다는 주장이다.

저자는 이런 분열과 갈등을 치료하고 건강한 교회로 나아가기 위한 대안으로 ▲(목사와 장로에 대한) 임기제 도입 ▲(직분은 정년제, 사역은 임기제로 하는) 운영위원회 도입 ▲(행정사역의 중심이 된) 사역 당회를 제시한다. “우리나라처럼 임기 제도가 없는 대의정치로서의 당회는 특권층 위주의 독주로 흐를 가능성이 많다. 따라서 이런 현상을 막는 차선의 정책이 필요한데, 이런 제도들이 인간의 연약한 마음으로 인해 드러나는 악을 막고자 하는 최소한의 제어장치”라는 생각에서다.

저자는 또한 당회의 성서적 모델과 서구의 당회 유형을 제시, 한국 교회 당회 구조의 기형성을 꼬집는다. 저자는 예루살렘 공의회가 에큐메니칼적이고 복음적이며 창조적인 동시에 민주적이며 성령의 회의라고 평가, 성경이 제시하는 당회의 모델을 설명한다. 또한 미국 개혁교단, 스코틀랜드, 스위스 개혁교회 등 대표적 서구 당회의 유형을 제시, 당회의 직무와 회의, 당회원의 선출과 임기 등에 대한 자세한 자료를 제시 한국 교회의 당회 체제와의 비교가 가능하게 했다.
  

책에는 당회의 정의에서부터 당회의 갈등과 해소 방안, 효과적인 당회 운영 방안까지 건전한 당회를 위한 다양한 자료들이 담겨있다. 1장에서는 당회의 정의, 2장에서는 당회의 기원과 역사, 3장에서는 당회의 기능과 역할, 4장에서는 당회의 속성, 5장에서는 당회의 종류(율법적 당회와 복음적 당회), 6장에서는 당회의 힘의 주체, 7장에서는 당회와 상위 치리회와의 관계, 8장에서는 당회원들의 역할과 임무, 9장에서는 당회의 갈등과 해소, 10장에서는 당회 갈등의 해소 방안, 11장에서는 당회의 성서적 모델, 12장에서는 서구의 당회 유형, 13장 건전한 당회를 위한 대안, 14장에서는 효과적인 당회 운영 방안이 제시됐다. 또한 각 교단의 당회와 관련한 헌법, 회의의 기초 이론과 실제가 부록으로 제공됐다.
 

“당회가 살아야 교회가 산다. 교회가 살아나려면 교회를 통해 삼위일체 하나님의 삶의 방식이 나타나야 한다. 그러므로 당회는 자기 내향적 권력 갈등 구조로부터 벗어나서 교회가 추구해야 하는 종말론적 참여의 방향에 걸맞는 에큐메니칼 당회 구조를 지향해야 한다. 삼위일체 하나님의 종말론적 자기 완성을 위해 쓰임받는 교회가 되게 하려는 사명감을 갖고 당회는 자기 개혁과 변화를 추구해 가야 한다. 그런 목적론적 구도 속에서 당회가 살아야 교회가 산다.”

황규학 지음 / 에큐메니칼연구소 펴냄 / 231면 / 1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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