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의 길을 통해 진실함을 전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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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의 길을 통해 진실함을 전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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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3.12.18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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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곡하라, 기도하라, 사고하라, 그리고 일하라 - 로크마커의 개혁주의 미학 (15)

▲ 안용준 목사
일제 강점기와 한국전쟁의 암울한 시기에 예술의 길을 통해 삶의 진실함을 노래한 화가가 있다. 박수근(朴壽根, 1914-1965)이다. 그는 독자적인 자신만의 조형언어로, 그 시대의 일상적인 여인과 가난한 사람들에게서 묻어나는 다양한 삶의 모습을 애정 어린 시선으로 표현하였다. 생각해보면, 박수근만큼 여러 면에서 미술적 가치가 평가되는 화가는 흔치 않다. “어떤 사람은 ‘민족의 화가’요, ‘향토의 화가’요, ‘서민적인 체취의 화가’라고 말한다. 박수근의 삶과 예술을 함축적으로 잘 드러내주는 수사(修辭)들이다. 그러나 이것만으로 박수근을 한정짓는다면 곤란하다.” 유감스럽게도, 박수근의 전부를 안 것은 아니다.

더 중요한 것이 빠져있기 때문이다. 그의 작품을 기독교적 세계관과 그의 신앙의 관점에서 해석하지 않는다면 그의 작품세계의 일부만 바라보는 격이다. 기독교 가정에서 태어난 박수근은 하늘에 소망을 둔 기도의 사람이었다. 후일 장남인 박성남은 부친의 선한 화가가 되려는 소원을 미가서를 예를 들어 설명했다. “사람아 주께서 선한 것이 무엇임을 네게 보이셨나니 여호와께서 네게 구한 것이 오직 공의를 행하며 인자(仁慈)를 사랑하며 겸손히 네 하나님과 함께 행하는 것이 아니냐”(미6:8) 박수근의 삶의 여정은 고난의 연속이었으나, 자신의 재능을 하나님의 선한 뜻에 따라 사용되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으로 위대한 예술을 탄생시킬 수 있었다.

“나는 인간의 선함과 진실함을 그려야 한다는, 예술에 대한 대단히 평범한 견해를 가지고 있다. 따라서 내가 그리는 인간상은 단순하고 다채롭지 않다. 나는 그들의 가정에 있는 평범한 할아버지와 할머니 그리고 물론 어린아이들의 이미지를 가장 즐겨 그린다.”

▲ 박수근의 골목안(1950)과 절구질하는 여인(1954)
박수근은 자신을 가리켜 ‘동양화가’라고 이야기한 바 있다. 그는 서구적 매체를 통하여 민족적인 미를 자율성에 입각하여 계승, 발전시켰으며, 그의 독자성은 조선 후기의 겸제(謙濟) ,단원(檀園), 혜원(惠遠)의 풍속화의 표현양식과 너무도 닮아 있다. 박수근의 회화에는 그리스도나 십자가, 사도 등의 기독교 요소임을 알 수 있는 직접적인 요소들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그의 회화에 나타난 성경적 가치관은 여러 곳에서 찾을 수 있다. 이러한 까닭은 성경의 주된 주제가 구원의 역사와 계획이지만, 거기에는 예술을 포함한 인생의 모든 것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로크마커에 따르면 예술은 어떤 기능을 담당하기 때문에 의미 있는 것이 아니라, 인간에게 미의식을 부여하고 예술창조의 능력을 주신 하나님의 뜻 때문에 중요하다. 그가 보는 예술은 무수한 창조적 가능성 중 하나일 뿐이므로 좁은 의미의 창조성에 해당한다. 여기서 예술의 표현은 하나님이 부여하신 인간적인 창조성의 결과로서 예술가 개인의 인간성과 밀접히 연결되어 있다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훌륭한 예술은 예술가의 정직한 장인정신과 그가 표현하려는 메시지에 적합한 양식의 결합에 의해 산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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