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 “교회 하나되기 위한 일차적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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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학, “교회 하나되기 위한 일차적 방법”
  • 공종은
  • 승인 2005.06.08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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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신학 학술심포지엄, 초교파 신대원이 독창적 신학 창출 주문




진보와 보수로 양극화 된 채 극명하게 대립하고 있는 한국 교회. 한국 교회를 아울러야 하는데 ‘누가, 어떤 방법으로’ 아울러야 하는가에 대해 명쾌한 답을 내리기는 그리 녹녹치 않다.

한숭홍 교수(장로회신학대학교. 사진)는 연세대학교 신과대학(학장:이양호 교수)이 최근 개최한 ‘연세신학 학술 심포지엄’에서 “한국 교회가 분열할 수밖에 없는 근본 요인을 인식하지 못한 상태에서 교회일치운동이나 어떠한 신학적․기구적 연합운동을 추진한다는 것은 무모할 뿐 아니라, 무위로 그치게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지적, “신학이 이런 과제를 떠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 교수는 ‘한국 교회 분열과 신학적 논쟁’이라는 발제를 통해 그러나 “에큐메니칼 신학으로 한국 교회의 분열을 극복해보려는 것은 한계에 부딪칠 수밖에 없다”고 단언했다. “교회를 하나되게 하려는 운동 자체는 훌륭하지만 이 운동에 참여하기를 거부하는 세력이 존속하는 한 에큐메니칼 신학의 과제는 난관에 부딪치게 된다”는 것이 그 이유.

▲‘합의 신학’ 지향 ▲초교파 신학 지향이라는 두가지 대안을 제시했다. “교회를 통해 역할을 증대할 수 있고, 에큐메니칼 신학을 통해 초교파 신학의 과제를 수행할 수 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한 교수가 말하는 ‘합의 신학(die Synthese Theologie)’은 한국 교회의 분열을 가속화한 자유주의 신학과 보수주의 신학을 아우르는 것. 한 교수는 이 시대가 필요로 하는 신학은 “‘좌로나 우로 치우치지 않는 신학’보다는 오히려 ‘좌와 우를 아우를 수 있는 합의 신학’”이라고 주장, 이를 정립해 한국 교회를 통합하려는 이상을 현실화하는 데 신학의 초점을 맞추어 나가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합의 신학은 정의 명제를 지양해 반의 명제를 형성하고, 다시 반의 명제를 지양해 제2의 반의 명제에 도달한 합명제의 신학. 즉, 좌와 우를 사실상 그 자체 내에 구조적으로 수용하고 있을 수밖에 없다는 것인데, 합의 신학은 배타주의로 매도될 수 있는 중심의 신학이나 혼합주의로 오해될 수 있는 통합 신학과도 구별된다는 것이 한 교수의 설명이다.

또한 “중심의 신학이란 좌의 신학이나 우의 신학을 무시한 다분히 배타주의적 의식도 내포하고 있기 때문에 통합을 추진하려는 입장에서는 독단적이고 유아독존적인 의미로 해석될 수 있기에 거부반응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이런 용어의 사용을 자제해야 한다”는 지적도 덧붙였다.

한 교수는 또한 한국 교회의 좌와 우가 함께 공부할 수 있는 기관을 ‘초교파 신학대학’으로 보았다. 이런 교육기관의 경우 “어떤 교단에도 소속돼 있지 않기 때문에 교단의 신학 노선에 충실할 의무도 없고, 신학 연구의 자유를 구속받을 필요도 없으며, 특정 신학을 배척하거나 주어진 색깔에 맞는 신학만을 가르쳐야 할 책임도 없다”고 보았다.

이런 학교들의 경우 문자 그대로 에큐메니칼의 현장이라는 것이 한 교수의 지적. 특히 연세대학교 연합신학대학원의 경우 양극화되어 있는 한국 교회에 자기 나름의 색깔을 가미해 신학의 외연을 확장할 수 있는 조건을 갖추고 있다는 것을 장점으로 지적했다. “다양한 교단에 소속된 동문들과 상당수의 초교파주의 교회 지도자들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에 이 인적자원을 활용해 한국 교회의 분파적 현상이나, 분열의 골을 치유하고 매울 수 있다”는 것.

한 교수는 더 나아가 “초교파 신학대학원들이 사회신학이나 민족신학으로 자신만의 신학을 정립하는 등 독창적 신학을 창출해야 한다”고 지적하는 데 “한신의 민중신학, 감신의 문화신학 등과 같은 신학의 창출”을 주문했다.

또한 초교파 신학대학원들의 경우 다양한 교단에 소속된 동문들과 초교파주의 교회 지도자들이라는 인적 자원을 활용해 한국 교회의 분파적 현상이나 분열의 골을 치유하고 메워나가야 한다는 점 또한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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