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언서 해설] “하나님께 돌아가자” 피상적 고백은 영적 기만에 불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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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언서 해설] “하나님께 돌아가자” 피상적 고백은 영적 기만에 불과
  • 유선명 교수( 백석대 교수·구약신학)
  • 승인 2024.04.29 2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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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선명 교수의 예언서 해설 (129) - “내가 네게 어떻게 하랴” (호 6:4)
유선명 교수(백석대·구약신학)
유선명 교수(백석대·구약신학)

신실하신 하나님을 믿는 사람이라면 그 자신도 믿음직해야 마땅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못합니다. 이것은 오랜 역사에서 일어난 퇴행같은 것이 아니고, 아담 이래 모든 인간이 처한 현실입니다. 최초의 인간 아담은 하와에게 책임을 돌렸고, 그들의 맏아들 가인은 동생 아벨을 죽였으며, 노아의 아들 함은 술취한 아버지의 치부를 드러냈습니다. 믿음의 조상 아브라함은 제 목숨을 지키려고 아내를 누이라 속였으며, 하나님 마음에 든 사람이라 불리는 다윗은 자신을 위해 충성을 바치는 우리야를 죽음으로 내몰고 그 아내를 취했습니다.

사실 죄성을 가진 우리에게 믿을만한 존재는 하나님밖에 없다는 것이야말로 우리가 서로를 바라보는 인간 이해의 대전제일지도 모릅니다. 신자의 타락은 자신을 불행하게 하고 하나님을 슬프시게 하며, 불신자들을 구원의 문에서 멀어지게 합니다. 그러나 우리가 스스로 냉소에 빠지거나 이판사판 죄의 길을 고집하는 것이야말로 마귀가 기뻐하는 일입니다. 우리는 자신과 남들의 연약함에 마음 아파하며 하나님의 긍휼을 바라고 그분께로 나아가야 합니다. 그것이 참된 회개입니다. 호세아의 매서운 지적을 받은 이스라엘의 반응은 참으로 감동적으로 들립니다. “오라 우리가 여호와께로 돌아가자 여호와께서 우리를 찢으셨으나 도로 낫게 하실 것이요 우리를 치셨으나 싸매어 주실 것임이라 여호와께서 이틀 후에 우리를 살리시며 셋째 날에 우리를 일으키시리니 우리가 그의 앞에서 살리라 그러므로 우리가 여호와를 알자 힘써 여호와를 알자 그의 나타나심은 새벽 빛 같이 어김없나니 비와 같이, 땅을 적시는 늦은 비와 같이 우리에게 임하시리라 하니라”(호 6:1~3) 하나님께로 돌아가자는 호소, 하나님께서 고쳐주시리라는 믿음, 하나님을 아는 영적 지식에 대한 갈망까지, 경건하고 진실한 신앙의 표현으로 가득한 이 노래는 종종 회개의 노래로 인용되곤 합니다.

그러나 이 고백을 대한 선지자의, 혹은 하나님의 응답은 냉담하기만 합니다. “에브라임아 내가 네게 어떻게 하랴 유다야 내가 네게 어떻게 하랴 너희의 인애가 아침 구름이나 쉬 없어지는 이슬 같도다”(4절)  일순 독자를 어리둥절하게 하는 이 질책은 이스라엘의 실상이 어떠했는지를 알아야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들의 마음은 진실하지 않았고 그들의 고백은 피상적이었습니다. 죄가 반복되어 본성이 되어버린 그들은 자신들의 절망적인 상태를 볼 수 없었습니다. 죄는 자신을 속이고 남을 속입니다. 하나님의 진노를 촉발한 것은 하나님 백성이 보여준 영적 기만성이었습니다. 그들은 자신의 내면은 바꾸지 않고 외양만을 바꾸려 했습니다. 종교적 의식과 외면의 선행으로 영혼의 고통을 무마하는 것은 치명적인 병을 놓아둔 채 진통제만 투약하는 짓이라는 것을 그들은 몰랐던 것입니다. “주께서 이르시되 이 백성이 입으로는 나를 가까이 하며 입술로는 나를 공경하나 그들의 마음은 내게서 멀리 떠났나니 그들이 나를 경외함은 사람의 계명으로 가르침을 받았을 뿐이라 그러므로 내가 이 백성 중에 기이한 일 곧 기이하고 가장 기이한 일을 다시 행하리니 그들 중에서 지혜자의 지혜가 없어지고 명철자의 총명이 가려지리라”(사 29:13~14) 

하나님을 안다고 자부하지만 실상은 영적 무지 상태에 갇힌 이들을 향해 하나님이 탄식하십니다. “이스라엘아, 내가 너희를 어찌 해야 하느냐!” 전능하신 하나님께서 긍휼의 마음에서 일으키시는 이 탄식은 곧 그분께로 돌아오라는 호소임을 그들은 알았어야 합니다. 지금도 죄인들이 회개하기를 바라는 아버지 하나님이시기에(벧후 3:8~9).

백석대·구약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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