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월하시며 내재하시는 하나님은 신앙의 기본 전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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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월하시며 내재하시는 하나님은 신앙의 기본 전제
  • 박찬호 교수(백석대 조직신학)
  • 승인 2024.04.18 1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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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호 교수의 목회현장에 꼭 필요한 조직신학 _ 53) 신존재증명
박찬호 목사
박찬호 목사

 

하나님의 존재를 부정하는 무신론 이외에도 우리는 현대의 여러 가지 그릇된 하나님에 대한 관념들을 발견하게 된다. 사실상 하나님에 대한 이러한 잘못된 관념들은 참되신 하나님에 대한 부인을 포함하고 있다. 
기독교 유신론은 항상 초월적이며 동시에 내재적인 하나님을 믿어 왔다. 프란시스 쉐퍼(Francis Schaeffer, 1912~1984)의 표현을 빌리자면 하나님은 “무한하시고 인격적인 하나님”이시다. 
이신론(理神論, deism)은 세상으로부터 신을 배제하였으며, 신의 내재성 대신 초월성을 강조하였다. 그러나 범신론(pantheism)의 영향을 받아 여론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갔다. 범신론은 하나님과 세계를 동일시함으로써 피조물과 구별되며 그 위에서 무한히 고귀하신 신적 존재를 인식하지 못했다. 최근 들어서는 만유재신론(panentheism)이 현대 신학자들 사이에 유행처럼 번져 가고 있다. 
본격적으로 만유재신론을 주창한 것은 20세기의 과정신학자들이었지만 그 이전 19세기에 슐라이어마허(Schleiermacher, 1768~1834)나 헤겔(Hegel, 1770~1831)도 만유재신론을 주장했다고 볼 수 있다. 
이 입장은 전통적인 유신론이 하나님의 초월성만을 일방적으로 강조했고, 범신론은 반대로 하나님의 내재성만을 강조했다고 비판하면서 만유재신론의 입장은 하나님의 초월성과 내재성을 동시에 확보해 주는 이론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비판자들에 의하면 이러한 만유재신론은 결국에는 범신론으로 흐르고 만다. 이를 통해 우리는 하나님의 초월성을 약화시키고 내재성을 강조할 때 이르게 되는 귀결이 무엇인지를 확인하게 된다.
초월하시는 동시에 내재하시는 기독교 유신론의 하나님은 그 존재를 우리가 증명할 수 없다. 우리는 우리의 신앙의 전제 중 가장 중요하고 기본적인 전제로 그분의 존재를 받아들인다. 하지만 이러한 하나님의 존재를 이런저런 모양으로 증명해 보려는 시도가 기독교 신학 안에서뿐 아니라 철학 안에서 있어 왔다. 
소위 하나님의 존재에 관한 이성적인 논증들의 고전적인 실례는 『신학 대전』(Summa Theologica)으로 유명한 토마스 아퀴나스(Thomas Aquinas, 1225~1274)의 ‘다섯 가지 길’(five ways)인데 이 논증들은 본질적으로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Aristotle, BC 384~322)에게서 가져온 것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아퀴나스의 논증에 대한 가장 일반적인 오해는 아퀴나스가 논리적으로 완벽한 증명을 시도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하지만 아퀴나스는 결과로부터 원인을 추론하는 일종의 귀납적이고 후천적인 추론 방식을 따르고 있으며 그런 맥락에서 일종의 연역적 논증인 존재론적 논증을 거절하고 있음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하나님의 존재에 관한 이성적인 논증 가운데 가장 유명한 것이 하나님의 존재에 관한 존재론적 논증(The Ontological Argument)이다. 이 논증은 안셀름(Anselm, 1033~1109)과 데카르트(Descartes, 1596~1650), 사무엘 클라크(Samuel Clarke, 1675~1729)와 같은 사람들에 의해 여러 가지 형식으로 제시되었다. 
사무엘 클라크는 아이작 뉴턴(Isaac Newton, 1642~1727)의 신학적 대변자로 알려져 있는 사람이다. 공간론과 관련하여 뉴턴의 절대공간을 지지하는 클라크와 상대공간을 주장하였던 라이프니츠(Gottfried Wilhelm Leibniz, 1646~1716) 사이의 서간집(Leibniz–Clarke correspondence)이 지금도 남아 있다.
안셀름에 의해 존재론적 논증의 가장 완전한 형태가 진술되었다. 그는 인간이 절대적으로 완전한 존재에 대한 관념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한다. 존재는 완전의 속성이므로, 절대적으로 완전한 속성이 존재해야만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추상적인 사고로부터 실재의 존재를 단정지을 수 없다는 점은 아주 명백하다. 우리가 신에 관한 관념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 그의 객관적인 존재를 입증하지는 않는다. 칸트(Immanuel Kant, 1724~1804)는 이 증명을 지지할 수 없다고 강조했지만, 헤겔은 이 증명이 하나님의 존재에 대한 하나의 위대한 증명이라고 찬사를 보냈다.
이러한 존재론적 증명은 현대에 들어 다소 인기를 되찾고 있는 듯한 모습이다. 대표적으로 개혁주의 인식론을 주창하고 있는 미국의 기독교철학자 앨빈 플란팅가(Alvin Plantinga, 1932~)는 가장 높은 인식 가능한 존재가 있을 수 있다고 인정하면 그는 실제적으로 존재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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