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언서 해설] 어리석은 백성도 포기하지 않으시는 끈질긴 하나님 사랑
상태바
[예언서 해설] 어리석은 백성도 포기하지 않으시는 끈질긴 하나님 사랑
  • 유선명 교수
  • 승인 2024.04.11 10:5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유선명 교수의 예언서 해설 (126) - “진실함으로 네게 장가 들리니 네가 여호와를 알리라” (호 2:20)
유선명 교수(백석대·구약신학)
유선명 교수(백석대·구약신학)

이스라엘을 향한 하나님의 마음은 진노와 긍휼, 애착과 포기를 오갑니다. 아니, 그 둘을 동시에 품으신다는 것이 더 정확할 것입니다. 하나님을 배신한 이스라엘을 벌거벗겨 내쫓겠다는 말씀은 결코 빈말이 아닙니다. 그들이 소중히 여기는 포도나무와 무화과나무를 거친 잡목으로 바꾸어버리고, 축제의 절기들을 박탈하는 것이 하나님의 진심입니다(2:9~12). 그러나 그럴 때마다 그들이 애처로워 못 견디시는 마음 역시 하나님의 진심입니다. 하나님은 빈말을 하시지 않습니다. 그러나 여호와 하나님은 자신을 가리켜 지극히 사랑하는 아내에게 배신당한 남편과 같다고 일러주신 그런 분입니다. 사랑하는 아내의 배신 앞에서 애증이 교차하는 것은 변심도 모순도 아닙니다. “그가 사랑하는 자를 따라가서 나를 잊어버리고 향을 살라 바알들을 섬긴 시일대로 내가 그에게 벌을 주리라”(2:13) 하신 하나님께서 곧바로 연민과 사랑을 표현하십니다. “그러므로 보라 내가 그를 타일러 거친 들로 데리고 가서 말로 위로하고… 그 날에 네가 나를 내 남편이라 일컫고 다시는 내 바알이라 일컫지 아니하리라”(14, 16절) 사랑이 결국 이깁니다. 바람피운 아내를 용서하고 다시 한번 청혼하는 놀라운 헌신, 거짓되고 착취적인 우상들과 본질이 다른 진실하고 영원한 사랑입니다. “내가 네게 장가들어 영원히 살되 공의와 정의와 은총과 긍휼히 여김으로 네게 장가 들며 진실함으로 네게 장가 들리니 네가 여호와를 알리라”(19~20절) 하나님을 향한 이스라엘의 사랑은 단명하고 가식적이지만, 그들을 향한 하나님의 사랑은 진실하고 영원합니다. 그 사실을 대면하는 날, 그들은 하나님을 알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아직도 깨닫지 못합니다. 이스르엘(‘뿌림’)에 뿌린 씨앗이 풍성한 열매를 맺자 그 재물을 우상에게 바치고 있습니다(8절). 그들이 뿌듯해하던 풍요한 소득은 자기들의 노력과 실력으로 얻은 것이 아니었습니다. 하나님의 진실한 사랑이 하늘에 사무치고 땅을 감동해 곡식과 포도주와 기름을 내게 한 것을 그들은 알지 못했습니다. “여호와께서 이르시되 그날에 내가 응답하리라 나는 하늘에 응답하고 하늘은 땅에 응답하고 땅은 곡식과 포도주와 기름에 응답하고 또 이것들은 이스르엘에 응답하리라”(21~22) 그토록 어리석고 깨닫지 못하는 백성이라면 포기할 법도 한데, 하나님의 사랑은 참으로 끈질깁니다. 다른 남자의 뒤를 따라간 여인을 호세아를 시켜 다시 한번 데려옵니다. 심지어 그녀의 몸값을 지불하면서까지 말입니다. “이스라엘 자손이 다른 신을 섬기고 건포도 과자를 즐길지라도 여호와가 그들을 사랑하나니 너는 또 가서 타인의 사랑을 받아 음녀가 된 그 여자를 사랑하라”(3:1) 제대로 된 혼인 지참금도 아니고, 몸 팔고 빚까지 져 종의 신세가 된 여인의 몸값을 내준다니! 하나님의 사랑은 그렇게나 무조건적이고 말릴 수 없는 사랑입니다. 호세아의 눈물겨운 헌신으로 그 여인이 돌아왔듯, 이스라엘 자손도 기댈 곳 없는 딱한 처지가 되어 고생하다가 결국 하나님께 돌아올 것입니다. “이스라엘 자손들이 많은 날 동안 왕도 없고 지도자도 없고 제사도 없고 주상도 없고 에봇도 없고 드라빔도 없이 지내다가 그 후에 이스라엘 자손이 돌아와서 그들의 하나님 여호와와 그들의 왕 다윗을 찾고 마지막 날에는 여호와를 경외함으로 여호와와 그의 은총으로 나아가리라”(3:4~5) 이왕이면 오갈 곳 없는 신세가 되기 전에 하나님을 찾는 것이 훨씬 낫겠지요. 하지만 막다른 골목에서 힘이 빠져서든지 물에 빠져 숨이 차서든지, 우리가 그분께 돌이키기만 하면 하나님께서는 여전히 우리를 받아주십니다. 우리 하나님은 그런 분이십니다.

백석대·구약신학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