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중 조현병 환자가 생긴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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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중 조현병 환자가 생긴다면
  • 신지영 교수(백석대) / 대한심리상담센터장
  • 승인 2024.04.09 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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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지영 교수의 '하나님과 동행하는 부부생활과 자녀양육' (34)

가족 중에 정신적인 문제가 있는 사람이 있을 때, 신앙생활을 잘하지 못해서라거나, 기도로 해결할 수 있는 것으로 여기면서 치료의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우리는 특히 조현병에 해당하는 사고장애에 대해서 잘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 

조현병 양성증상에 해당하는 망상(delusion)은 조현병 환자의 90% 이상에게서 나타난다. 피해망상은 자신이 감시당하고 있거나 피해를 당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관계망상은 다른 사람들의 행동이나 다양한 대상, 사건에 대해 특별하고 개인적인 의미를 부여해 자기 자신과 연관시켜서 해석한다. 예를 들면, 뉴스에서 아나운서가 말하는 것이 자신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으로 생각하는 것처럼 말이다.

신지영 교수(백석대) / 대한심리상담센터장
신지영 교수(백석대) / 대한심리상담센터장

과대망상(grandiose delusion)의 경우, “나는 종교적으로 특별한 인물, 즉 하나님의 아들이다”라고 이야기하는 경우와 같다. 애정망상은 유명한 사람, 주로 연예인이나 유명한 아나운서가 자기 애인이라고 믿고 있는 것이며, 신체망상은 자기 뇌가 썩고 있다는 등 몸에 대해 심각한 질병이 있다고 믿는 것이다. 

환각(hallucination) 또한 조현병의 또 다른 양성 증상이다. 이것은 외부 자극이 없는데도 지각 현상이 발생하는 것이다. 환청(auditory hallucination)은 외부에서 사물의 소리나 사람의 소리를 듣는 것이다. 환청의 목소리는 직접 환청을 듣는 사람에게 어떤 명령을 내리거나 위험에 대한 경고를 주거나 옆에서 엿듣는 것처럼 경험된다.

‘저 사람을 죽여라’는 환청의 지시를 받기도 하고, ‘뛰어내려라’라고 하는 소리를 듣기도 하는데, 환자는 그것을 시도하려고 한다. 환시(visual hallucination)의 경우는 시각적 형태로 환각 경험을 하는 것이다. 초발 조현병 환자는 흔히 귀신이나 검은 물체가 보인다고 한다. 환후(olfactory hallucination)는 후각적인 환각으로, 냄새 자극이 없는데도 냄새를 맡는 것이고, 환촉(tactile hallucination)은 ‘피부에 벌레가 기어다닌다’고 하는 것과 같이 실제 자극이 없는데도 촉각을 느끼는 것이다. 

환각과 망상은 함께 일어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증상을 보이는 경우는 급작스럽게 나타나기도 하지만 서서히 진행성으로 나타날 수도 있다. 증상을 발견하고도 제대로 된 치료를 하지 못할 경우, 계속 병을 키우게 된다. 약물치료를 잘 진행한다면, 환자의 약 20%는 양호한 수준으로 좋아진다.

가족 중에서 조현병 환자가 발생하면, 섣불리 가족의 기도 생활과 따뜻한 보살핌만으로 해결될 것이라고 여기지 말고 병원 검진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약물치료가 우선 요구되며, 환자의 상태를 가능한 한 안락하게 만들어주어야 한다. 또한 개인치료와 심리교육은 조현병 환자의 스트레스 수준을 떨어뜨리고, 사회기술을 익히며 적응을 할 수 있도록 돕는다. 약물교육과 증상교육 같은 심리교육을 받은 환자는 재발률이 떨어지고 입원이 감소되는 현상도 보고되고 있다. 병에 대한 지식과 이해를 증진시키는 것이 환자와 그 가족에게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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