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구약 중간사] 칠십인경과 탈굼(Targ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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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구약 중간사] 칠십인경과 탈굼(Targum)
  • 김병국 교수
  • 승인 2023.07.26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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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81호 / 김병국 교수의 신구약 중간사 이야기 (20)
김병국 교수(백석대·신약신학)
김병국 교수(백석대·신약신학)

70인경은 히브리어 성경을 헬라어로 번역한 것입니다. 하지만 그 이전에 히브리어 성경을 다른 언어로 번역한 경우가 또 있었습니다. 그것은 히브리어 성경을 바벨론 아람어로 번역했던 경우입니다. 우리는 그 번역서를 탈굼(Targum)이라고 부릅니다. 탈굼은 이스라엘 백성들이 바벨론 포로로 끌려갔을 때 만들어진 것입니다. 유대인들은 바벨론에서 종살이를 했기 때문에 학교가 없었습니다. 또 성경을 연구할 만한 충분한 시간도 없었습니다. 

글을 아는 유대인들은 자신이 사는 마을의 유대인 후손들이 하나님의 말씀을 제대로 배우지 못하는 것을 안타깝게 여겼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히브리어 성경을 바벨론 아람어로 직접 번역하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히브리어에서 아람어로 문자적인 번역을 한다면, 후손들이 그것을 읽고 제대로 이해할 수가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왜냐하면 성경은 무척 어려운데, 읽다가 모르는 내용이 나왔을 경우 그것을 물어볼 만한 선생님도 학교도 없었기 때문입니다. 모두가 종살이를 하는 상황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유대인들은 틈틈이 시간을 내어 성경을 번역할 때 아예 그 내용에 대한 해설을 곁들여 넣어가며 번역을 했습니다. 이를테면 “다윗이 사울을 두려워하여 블레셋 땅으로 도망하였다”라는 문장이 있다고 해 보겠습니다. 이것은 이미 성경을 알고 있던 사람들에게는 쉬운 문장이지만 바벨론에서 태어나서 자란 사람들에게는 너무 어렵습니다. 그들은 다윗이 누구인지, 사울이 누구인지, 또 블레셋이 어떤 곳인지 알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유대인 아버지들은 다음과 같이 번역을 했습니다. “이스라엘의 두 번째 왕이었던 다윗이 아직 왕이 되지 못하였을 때, 첫 번째 왕이었던 사울이 그를 시기하여 핍박하였다. 그래서 다윗은 이스라엘 서쪽에 있던 적국인 블레셋 땅으로 도망을 하였다.” 이렇게 번역을 하면 대략적인 설명이 본문 중에 모두 들어가 있기 때문에 그것을 읽는 자녀들은 별도의 선생님이나 학교가 없어도 그 내용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이런 번역은 대개 개인적으로 이루어진 작업이었기 때문에 구약성경 전체를 번역할 수는 없었습니다. 각 지역의 아버지들은 자신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을 번역했습니다. 그리고 나중에 유대인들의 상황이 호전되었을 때, 어떤 학자들은 곳곳에 흩어져 있던 이런 종류의 번역들을 수집했습니다. 그리고 그것들을 편집하여 세상에 내놓았는데 그것을 우리는 탈굼이라고 부릅니다. 

탈굼에는 사람 이름이 따라붙는데 그것은 수집, 편집한 사람의 이름입니다. 번역자는 익명이기 때문에 알 수가 없습니다. 탈굼 옹켈로스, 탈굼 요나단이라는 것은 옹켈로스와 요나단이라는 사람이 각각 수집, 편집한 탈굼을 말합니다. 탈굼 옹켈로스는 후대에 만들어진 것이기 때문에 비교적 문자적인 번역이 이루어진 것을 볼 수 있습니다. 탈굼이 70인경보다 먼저 세상에 나오기는 했지만 탈굼들은 대개 위에서 보는 것처럼 해설을 섞어서 길게 번역을 했기 때문에 그것을 최초의 외국어 번역 성경이라고 부르지는 않습니다. 히브리어 성경의 최초의 외국어 번역서라는 명칭은 70인경이 가지고 있습니다.

백석대·신약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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