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은 비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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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은 비밀이다
  • 승인 2004.07.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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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우리나라처럼 비밀 없이 공개된 나라도 그리 많지는 않을 것 같다. 지금 우리나라는 너무 많이 공개된 것 같다. 여야 정당은 물론 같은 정당마저도 지나치게 공개된 것 같다. 개인의 비밀이 있다면 가정이나 사회에도 지켜야 할 비밀이 있다. 특히 정치에는 많은 비밀이 있을 수 있다. 그래서 야사(野史)가 있고 비사(秘史)가 있다. 야사는 민간들의 기록이요 비사는 세상에 알려지지 않은 이면사(裏面史)다.

우리는 불과 얼마 전 북파공작원 문제로 놀랐으며 심지어는 실미도라는 영화까지 나와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다. 그런데 이번에 ‘제2의 실미도’가 아직도 진행 중에 있다고 신문에 대서특필했다.

내용을 간추려 본다면 지난해 국회 국정감사에서 보고된 국군정보사령부 보고에 의하면 1951~1994년 말까지 북파공작원을 양성했다고 했으나 그 후 북파공작원 출신 및 특수 임무 수행자 보상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입법을 주도한 전 의원 등을 취재한 결과 이들 말고도 1995년 이후 지금까지도 양성된 것으로 그 숫자까지 제시되고 있다. 이어서 그 모집과 훈련관계, 약속된 대우관계의 불이행, 인권유린을 받은 강압적 훈련, 심지어 북파공작원을 대상으로 한 군위안소가 최근까지 존재했다고 보고돼, 각종 비리를 노출시켰다.

지금 우리는 엄연히 북한군과 대치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의 비밀이 거의 북쪽에 노출돼 있지 않을까 염려스럽다. 북한은 분단 이후 오늘까지 그들 나름대로의 통일관이 정확하게 세뇌돼 있다. 그리고 남한의 혼란과 질서 파괴를 요구하고 기다리고 있으며, 또 그렇게 정책으로 유도하고 있다.

지금 북한군에서 훈련된 대남 특수군이 얼마나 되는지 우리 국민은 그 규모를 모른다. 그리고 정규군 못지 않은 비 정규전도 우리는 예상해야 한다. 이것은 상식적이지 않을까. 그런데 이렇게 군 내부의 사사건건을 일반 국민에게까지 노출시켜도 되는 것인지, 이런 국정감사를 일반 국민에게까지 공개하는 것이 국익에 도움이 되는지 심각하게 생각할 때다.

우리나라의 산업시설까지 거의 모든 것이 공개됐다. 비밀은 비밀이다. 정치는 물론 특히 군대의 비밀은 비밀대로 지켜줬으면 하는 국민들의 바람도 있음을 알아줬으면 한다. 내 비밀은 다 보여주고 적의 비밀은 아무것도 모른다면 나만 당하게 되는 것이다. 이런 것을 투명성의 매력으로 오해하지 않기를 바란다. 그렇다고 개인의 인권유린을 무시하자는 것은 결코 아니다. 국익을 위한 비밀만은 유지해 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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