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라진 교계의 이라크 파병 찬반 ‘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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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라진 교계의 이라크 파병 찬반 ‘유감’
  • 승인 2004.06.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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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파병 찬반갈등이 불거지며 교계가 또 다시 술렁이고 있다.

김선일씨 사건과 관련, 또다시 떠오른 교계의 이라크파병 찬반입장은 보수와 진보단체가 자신의 입장을 표명한 성명서를 발표하면서 대립을 심화하는 양상이다.

교계보수를 대표하는 한국기독교총연합회(대표회장:길자연목사)는 이라크 파병을 국익을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표현하며 “우리나라의 전통혈맹인 미국의 정책을 따르는 것이 우방국인 우리나라가 취할 입장”이라고 현 노무현 정권과 정부여당의 입장을 지지했다. 한기총은 김선일씨 피랍사건과 관련(22일 오전 현재)파병에 대한 국민적 반대의 소리가 거세지는 것은 알지만 테러리즘을 봉쇄하고 척결하는 모든 노력에 연대하는 것 또한 당연한 것으로, 김선일씨 사건은 외교적인 루트를 총가동함으로써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진보의 입장을 대변하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총무:백도웅목사)는 “김선일 씨 사건은 특정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나라 국민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일로, 그 원인이 이라크 파병정책에 있는 만큼 조속히 파병계획은 철회돼야 마땅하다”며 정부의 결정을 비난했다.

김선일씨 사건 이전부터 이라크파병 철회를 촉구해온 교회협은 군인들의 이라크 파병 자체역시 ‘국민의 생명을 담보로 한 국익논리’로, 앞으로 많은 위험성을 내포하는 파병정책은 당연히 철회돼야 한다며 정부가 제시한 국익논리의 위험성을 지적하고 있다.

이외에도 지난해 초부터 시청 앞 기도회를 통해 한미동맹 강화와 북핵척결을 주장해 온 ‘대한민국 안보와 경제살리기 국민운동본부’(본부장:김한식목사)도 전통 우방이며 한국전쟁 당시 많은 생명을 담보로 우리나라를 도와 준 미국을 지원하는 일은 당연한 일이어서 이라크파병은 빨리 이루어져야 하고 김선일씨 사건은 외교적 노력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하지만, 한국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과 기독교청년협의회, 교회연성연합회 등 19개 단체가 가입한 ‘반전평화기독연대’는 전투병으로는 이번 이라크 전쟁에서 평화를 지킬 수 없다는 입장을 거듭 확인하며 “중무장한 군대로는 아무런 경제적 효과를 볼 수 없고 오히려 저항의 표적만 될 뿐”이라고 지적하며 파병반대 입장을 확인했다.

이라크전쟁은 교계 뿐아니라 국민의 여론까지 천갈래 만갈래로 찢어 놓으며 과거 2000년 진입을 앞두고 천명한 대화합의 소망까지 뒤흔들고 있는 상황이다. 더욱 큰 문제는 화합과 안정의 표상을 제시해야할 종교계마저 그 권위를 잃어버리고 좌충우돌하는 현실이다. 흩어진 마음을 모으는 리더십이 이쉬울 때다.

윤영호기자(yyho@uc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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