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두사태로 가장 큰 피해 본 취영루(聚英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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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두사태로 가장 큰 피해 본 취영루(聚英樓)
  • 승인 2004.06.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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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실한 기독경영인 박성수 사장이 밝힌 최근 심정

“혐의 벗었지만 누명 벗기는 더 힘드네요”

“먼저 만두를 생산하는 업체입장에서 모든 교회와 기독인들을 포함해 전 국민께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하지만 이번 사태를 계기로 그동안 음식에 쏟은 정성 위에 정성을 다하는 마음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국내 만두업계 매출 1-2위를 다투는 취영루(聚英樓)대표이사 박성수(40세)사장은 최근 빚어진 만두사태와 관련, 첫 말을 ‘사과’로 시작했다. 박성수 사장은 음식물에 정성을 다하지 않은 마음가짐을 다시 한 번 점검하라는 하나님의 메시지로 받아들이고 큰 시련 앞에 하나님께 더욱 기도하며 직원 사이에 결속력을 다지는 ‘도약의 기회’로 삼을 것을 약속했다.

그러나 박 사장의 마음은 편치 않다. 식약청 발표 불량만두 제조업체에 엉뚱하게 포함된 취영루가 ‘정정발표’로 제외하기는 했지만 국민들 뇌리에 남은 불량만두 이미지가 만두업계 침체를 더더욱 부추기고 있기 때문이다.

경기도 파주에 공장을 두고 서울 송파구 문정동에 중국식 퓨전 레스토랑을 운영하며 국내 대형할인 매장과 백화점 슈퍼마켓 등 600여 곳을 중심으로 매출을 올리던 취영루의 연 평균 매출액은 460억여 원 규모. 하루 22톤에 달하는 만두를 생산해야 가능한 매출액이다. 하지만 최근 만두파동으로 본 손실만 약30-40억원에 이른다. 일본과 맺은 수출계약도 이번 만두파동으로 취소된 상황이다.

박 사장은 “이같은 현상이 전체 만두업계로 확산 중이며 영세기업은 이미 재기할 가능성조차 없는 현실”이라고 한탄하며 “이 현상이 장기화될 경우 생기는 파장은 클 것”이라고 토로했다.

박 사장은 불량만두 제조업자 처벌에는 동의하지만 이에 무관한 대다수 업자까지 피해 입힌 경찰과 언론 그리고 식약청의 무성의한 행태는 결코 납득할 수 없다고 말했다. 세심한 배려없이 일단 터뜨리고 보는 ‘성과주의’와 ‘무책임성’을 질타한 것이다. 그가 이렇게 항거 아닌 항거를 선택한데는 취영루 만두에는 ‘무우’가 재료로 사용되지 않는데도 마치 사용되는 듯 발표한 당국의 졸속조사 때문이다.

이를 안타깝게 여긴 박성수 사장의 출석교회 수원중앙침례교회 김장환목사는 지난 20일 전 교인을 대상으로 만두먹기 캠페인을 벌이며 박사장을 격려하고 나서는 한편 예장 대신측 전북노회 노회장 김세호목사(시은교회)등 관계자들도 타격입은 기독경영인을 돕는데 이례적으로 발 벗고 나서고 있다. 박 사장의 신앙이 그만큼 널리 알려진 탓이다.

전북노회와 박 사장이 인연을 맺은 것은 최근 노회원들이 제주도로 수련회를 떠날 때 미자립 교역자들이 불참할 처지란 것을 알고 전액지원을 결정하면서부터. 또 시은교회의 경로잔치 행사 전액을 지원하기도 했으며, 무의탁노인을 후원하는데도 큰 버팀목이 되고 있다.

취영루가 이번 파동을 ‘하나님의 또 다른 기회’로 바라보는 것은, 매주 월요일 500여 직원(파주공장 직원 포함)과 함께 드리는 예배 덕분이다. 찬송과 기도로 마음이 열려진 경영진과 직원 사이에는 오로지 ‘화합’이 자리잡고 있어 어떤 난제도 풀려진다는 자신감이 서로를 북돋우기 때문이다.

박성수 사장은 마지막으로 이렇게 부탁했다.

“모든 문제에는 해답이 있다고 봅니다. 전 기독인과 교회들은 정직한 기업만은 선별해서 바라보길 원합니다. 감소되는 매출 때문만은 결코 아닙니다. 정직하고 성실한 기업을 지원하는 지혜 역시 우리 기독인들이 성숙한 신앙으로 가는 자세이기 때문입니다.”

윤영호기자(yyho@uc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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