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예배가 무너진다 (1) 예배형식 파괴, 신학인가 편의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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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 예배가 무너진다 (1) 예배형식 파괴, 신학인가 편의인가
  • 승인 2004.06.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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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배 본질 회복’이 곧 예배의 완성

경기도 안산에 있는 A교회, 주일 11시 대예배를 세미 열린 예배 형식으로 드린다. 10시50분 정도부터 ‘경배와 찬양’으로 시작되는 예배는 11시20분 정도까지 이어지고, 담임목사의 ‘목회 기도’로 자연스럽게 마무리된다. 사도신경을 통한 신앙고백으로 본격적인 예배가 진행될 것이라는 예상은 여기서도 빗나간다. 신앙고백은 없고 ‘봉헌’과 ‘교회 소식’, ‘새 교우 환영’ 순서가 있은 후 ‘말씀 선포’로 들어간다.

최근 들어 나타나고 있는 현상 중 하나가 예배 형식의 또 다른 변화, 즉 열린 예배 형태도 아니면서 그렇다고 전통 예배 형태도 아닌 ‘세미 열린 예배’ 형태를 취하는 경우가 종종 발견된다는 것이다.

경배와 찬양이 주를 이루는 열린 예배 형태의 방식을 취하되 전체 흐름은 전통 예배 방식을 따르는 이런 예배 형식은 열린 예배의 파격성으로 인해 부담을 느끼는 장년 신자들, 전통 예배에 참석하기 싫어하거나 찬양과 경배 형태의 예배에 익숙한 젊은층 모두를 끌어들이기 위해 복합적 형태의 예배 형식을 개발, 이를 주일 대예배에 도입하는 형태다.

이러한 예배 의식의 변화와 관련, 신학자들은 “심각한 문제점이 있다”고 지적한다. 장로회신학대학교 정장복교수(예배학)는 “한국교회 목회자들이 하나님 중심의 예배와 사람 중심의 집회를 혼돈하고 있다”고 말하고, “사람들을 끌어모으고 사람들을 위해 진행되는 집회를 예배인양 호도하고 있고, 또한 사람들을 모으는 데만 관심이 있지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는 데는 관심이 없다”고 지적, 목회자들의 예배에 대한 이해가 성행돼야 한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정교수의 주장은 교회에서 실시되는 이런 형태의 것은 예배가 아닌 ‘집회’라는 것. 목회자들이 교회성장에 집착한 나머지 신학적 바탕이 없고 검증되지 않은 프로그램을 무분별하게 도입하다보니 예배와 집회의 경계가 무너지고 결국 예배에 대한 신학 자체가 무너지는 결과를 가져오게 된다는 말이다. “주일 대예배는 전통 예배의 형태가 그대로 지켜져야 하고, 그 외의 모임들은 집회 형식을 취해도 무방하다”는 것이 정교수의 지적이다.

이런 문제점은 일선 교회 목회자들 또한 한목소리로 우려하며 지적하는 문제. 성민교회 김상권목사는 “이런 류의 예배 형식은 특히 신도시를 끼고 있는 도시들 교회에서 많이 발견되며, 그동안 전통적 예배 방식을 교회들을 포함한 많은 교회들이 여기에 동참하고 있는 현실”이라고 말하고 “예배 형식을 마치 백화점에서 상품을 고르듯이 선택하게 하거나, 열린 예배 형태의 집회에 익숙한 교인들의 이탈을 막기 위해 교인들이 좋아하는 스타일의 예배 방식을 도입함으로써 예배를 변질시키고 타락시키는 우를 범해서는 안된다”고 꼬집었다.

예배는 교회의 성장과 밀접한 관계성을 가진다. 그러나 “예배가 교회의 성장 논리에 의해 변질되거나 성장을 뒷받침하는 부수적인 요소로 전락해서는 안된다”는 것이 신학자들의 지적이다. 비단 신학자들의 지적이 아니더라도 예배는 하나님께 드려지는 성도들의 최고의 과제로 남아야 하고, 온전한 예배드림, 즉 ‘예배의 회복’을 통해서만이 하나님과의 바른 관계가 회복되기 때문이다. 예배의 변질은 곧 하나님과의 관계성의 변질을 가져오고, 결국 교회의 타락과 붕괴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공종은기자(jekong@uc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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