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영호의 취재현장 : 리콜제도와 섬김의 목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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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영호의 취재현장 : 리콜제도와 섬김의 목회
  • 승인 2004.05.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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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가 전기압력밥솥에 한해 리콜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폭발사고를 낸 자사 제품의 결함을 공식적으로 인정한 것이다. LG 뿐 아니라 대우, 기아 등 자동차 분야와 각종 분야에서도 리콜을 실시하는 사례는 점차 많아지고 있다. LG는 보상하는 차원으로, 밥솥을 가져오면 5만원을 지불할 것이라고 밝혔다. 할당한 예산만 100억원을 넘는다고 한다.

리콜제도는 소비자보호 차원에서 당연히 이루어졌어야 하는 보상제도다. 기업이 상품을 만드는 순간 시행됐어야할 제도가 뒤늦게 이루어진 아쉬움은 있지만, 이제라도 정착하는 추세여서 다행이다.

리콜은 소비자가 기업의 중심임을 인정하는 현대산업사회의 경향을 반영한다. 기업경영주 중심의 시스템이 빚은 파행을 극복하는 최소한의 노력이 리콜인 것이다. 소비자가 산업을 주도한다는 인식에서 출발한 첫발일 뿐이다.

이같은 기류는 교회에서도 발견된다. 이른바 사람을 세우는 목회로 전향하는 최근의 목회경향은, 성도들을 교회의 주체로 재인식하게 하고 사역자로 나서도록 분위기를 만들어 가고 있다. 감사한 일이다.

고객존중이니 소비자 보호니 하며 또 다른 형태로 마케팅을 벌이는 기업들의 바빠른 움직임은 그것이 비록 얄팍한 상술이라고 하더라도 밉지 않다. 그것으로 혜택을 보기 때문이다. 그러면 교회는 어떤가. 성도들이 신앙을 함양하고 질 높은 영성을 갖도록 준비하는 것은 무엇인가. 이익을 위해 상품을 만들어 내는 기업논리와 비교하면 않된다지만 이같은 세속논리에 비교조차 되지 않는 우리 교회들의 구태는 무엇으로 변명할 것인지 생각할 일이다.

신앙은 가정을 정신적으로 풍요롭게 해야 한다. 그렇게 하려면 성도 개인과 그가 속한 가정을 동시에 바라보는 눈이 필요할 것이다. 우리들이 성공했다고 말하는 목회자들은 바로 이 점을 알고 있었던 것 같다. 대기업이 한 고객에게 관심을 보이는 마케팅으로 소비자들을 붙잡을 때, 교회는 어떻게 성도들의 삶을 붙잡을까 심각히 고민했으면 한다.

지난 24일 발족한 한국민족복음화 전도운동본부 조직위원회는 성도만족 감동을 충족시키는 새로운 시도다. 이들이 말하는 프로그램은 이채롭다. 예를들어, 인근교회들이 날을 정해 한꺼번에 청소하는 ‘클린데이’를 실천하고, 또 한꺼번에 노인위로 활동을 전개하는 ‘오울드데이’, 추운 계절에 차 한잔으로 봉사하는 ‘컵데이’ 등 성도들에게 감동을 주는 이색 사역모델을 제시했다.

소비자는 앉아서 혜택을 받아 감동하지만, 교회의 성도들은 봉사함으로 감동한다는 얘기다. 그것은 섬김의 목회를 이루는 본질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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