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교 부담에 목회 그만두려다 오히려 설교에서 희망 찾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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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교 부담에 목회 그만두려다 오히려 설교에서 희망 찾았죠”
  • 한현구 기자
  • 승인 2019.11.05 16: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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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교집 ‘희망도 습관이다’ 펴낸 대구 아름다운교회 이재영 목사

설교가 부담돼 목회마저 내려놓으려던 목사가 있다. 교역자가 한 명 뿐인 크지 않은 교회에서 주일예배와 수요예배, 금요철야, 새벽기도까지 밀려드는 설교를 혼자 감당해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설교가 부담되기 시작하니 자연스레 목회에도 자신감이 떨어졌다.

하지만 그랬던 그가 달라졌다. 아트설교연구원을 만나고 설교에 변화를 주기 시작하면서부터다. 지금은 아트설교연구원 부대표로 섬기고 있는 대구 아름다운교회 담임 이재영 목사의 이야기다.

이재영 목사도 처음부터 설교가 어렵기만 했던 것은 아니다. 부교역자 시절엔 설교를 잘 한다는 평가도 곧잘 듣곤 했다. 하지만 작은 교회 담임목사에게 맡겨진 설교의 양은 전혀 차원이 달랐다. 목회를 내려놓고 싶었던 때, 거의 포기하는 마음으로 찾았던 곳이 바로 아트설교연구원이었다.

“그 전까진 말씀을 선포하기만 하면 목사의 역할은 끝난 줄 알았습니다. 선포한 말씀이 성도들에게 들려지지 않으면 성도들의 책임이라고 생각했죠. 그런데 그게 아니었습니다. 그들의 삶의 자리는 전혀 생각하지 않고 제 중심으로 일방적으로 외치기만 하는 설교에 불과했던 거죠.”

하나님과 복음의 진리는 언제나 변하지 않지만 시대는 변하고 사람들의 마음도 달라진다. 이재영 목사는 변하지 않는 진리를 변하는 시대 속의 사람들에게 어떻게 전해야 할지 고민하는 것이 설교 준비의 시작이라고 말한다. 목회자는 청중의 태도와 상관없이 그저 선포하기만 하면 된다는 일종의 권위주의가 한국교회를 어렵게 만들었다는 것이 그의 진단이다.

이 목사는 우선 설교의 문법부터 바꿨다. ‘첫째, 둘째, 셋째’를 늘어놓던 3대지 설교에서 핵심을 명료하게 전달하는 ‘원 포인트 설교’로 방향을 틀었다. 성경 본문은 물론이고 인문학 서적을 독파하며 성도들의 삶에 대해 이해하려 부단히 노력했다. 그 결과 30~40명 출석하던 교회는 70~80명의 성도들이 나오는 교회로 성장했다. 아직 작은 규모지만 전도가 어렵기로 유명한 대구에서 설교만으로 두 배의 부흥을 이룬 것은 놀라운 성과다.

목사가 설교를 못하고 다른 것을 잘 하면 용서가 안 되는데 다른 것을 다 못해도 설교만 잘하면 용서가 된다는 말도 있다. 목회자에게 설교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말이다. 그만큼 교인들이 말씀이 살아있는 설교에 목말라있다는 얘기도 된다. 설교로 부흥을 경험한 이재영 목사는 작은 교회 목회자일수록 설교에 목숨을 걸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교역자가 부족한 작은 교회 목회자들은 이것저것 신경 써야 할 영역이 많아요. 하지만 그럴수록 설교라는 목회자 본연의 영역에 더 충실해야 한다고 봅니다. 작은 교회들이 큰 교회와 비교해 자랑할 수 있는 것은 시스템도 프로그램도 아닌 설교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최근 이재영 목사는 설교집 ‘희망도 습관이다’를 펴냈다. ‘말씀이 새로운 시작을 만듭니다’, ‘동행의 행복’에 이어 벌써 세 번째 설교집이다. 설교집이란 단어가 부담스러울지 모르지만 성도들의 삶의 민낯을 마주하고 친구처럼 다독이는 그의 글은 에세이처럼 친숙하게 읽힌다.

설교집에서 그는 이 시대에 낯설게 까지 들리는 ‘희망’을 다시 노래한다. 결혼도, 출산도 포기하는 청년들은 희망이란 말조차 막연한 낙관론으로 치부하는 시대지만 여전히 예수 그리스도는 우리의 희망이 되신다는 것. 그는 고난 속에서조차 말씀에 순종해 감사할 수 있다면 희망이 습관이 될 수 있다고 격려한다.

“물론 고난을 마주하는 것은 힘든 일입니다. 하지만 그리스도인은 고난의 이면을 바라볼 수 있어야 합니다. 고난이 있어야 성숙이 있습니다. 풍요만을 경험했던 솔로몬은 결국 말년에 유혹에 넘어지지만 수많은 고난을 겪은 다윗은 하나님의 마음에 합한 자라는 칭찬을 들었던 것처럼요.

그렇다고 가만히 앉아 기도만 하면 될 거라는 ‘게으른 긍정주의’를 주창하는 것은 아니다. 어떻게든 잘 될 거라는 막연한 희망도 거부한다. 이재영 목사는 변함이 없으신 하나님과 유일한 희망되신 예수 그리스도를 의지하여 세상을 향해 담대하게 발걸음을 내딛는 것이 기독교인의 사명이라고 강조한다.

“기도는 소원을 이뤄주는 도깨비 방망이가 아닙니다. 그리스도인이라면 기도하는 대로 살려고 노력해야죠. 하지만 그 일의 결과는 오직 하나님께 달려 있음을 인정하고 내가 할 수 없는 일도 하나님은 하실 수 있음을 신뢰하는 것이 바로 기독교인의 삶입니다. 내 욕심이 채워지는 것이 희망이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 그분만이 유일한 희망이시기 때문입니다. 앞날이 깜깜하다고 좌절에 빠져있는 시대지만 하나님을 믿는 청년들이 온전한 믿음을 회복하고 다시 희망을 노래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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