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신’하다 지친 크리스천, 진정한 쉼을 누리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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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신’하다 지친 크리스천, 진정한 쉼을 누리려면?
  • 한현구 기자
  • 승인 2018.10.25 16: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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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5일 제39회 신촌포럼, ‘헌신과 쉼 사이에서’ 주제로

21세기는 우리나라 역사를 통틀어 가장 풍족한 시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늘어난 풍요만큼 여가 시간에 할 수 있는 선택지도 늘었다. 이젠 바다 건너 해외여행도 그리 대단한 사치는 아니다. 하지만 그런 우리는 과연 행복한가.

행복의 키워드는 의외로 우리의 여가 시간 활용에 있을지도 모른다. 지난 25일 신촌성결교회(담임:박노훈)에서 ‘헌신과 쉼 사이에서’를 주제로 열린 제39회 신촌포럼에서 최석호 교수(서울신대 관광경영)는 “만약 당신의 일상이 행복하지 못하다면 당신의 여가 시간을 점검해보라”고 권유했다.

▲ '행복한 시간편집자'라는 제목으로 강의한 서울신대 최석호 교수.

최 교수는 현대인들이 여가 시간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하고 싶어 하는 여가활동은 여행(59.4%), 공연관람(43.2%), 취미활동(34.2%, 이상 중복응답) 순으로 조사되지만 실제로 하고 있는 여가 활동은 그저 TV시청(69.9%), 휴식(50.8%), 게임(19.0%)이 전부다.

왜 하고 싶은 여가 활동과 실제 여가 활동 사이에 괴리가 있을까. 최 교수는 여가 활동을 바라보는 관점에서 차이가 발생한다고 말한다. 먼저 수렴형은 일과 여가를 둘 다 열심히 하려는 부류다. 대립형은 일을 열심히 한 것에 대한 보상으로 여가 시간을 마음대로 활용하려 한다. 반면 중립형은 일과 여가를 분리해서 일은 일이고 여가는 여가라고 생각한다.

그는 “대립형의 사람들은 일을 하며 받았던 스트레스를 여가 시간을 통해 파괴적으로 해소하려 한다. 캠핑을 가기보다는 밤새 술을 마시는 것을 택한다. 이렇게 되면 주로 중독을 일으키는 자극적 활동에만 빠지기 쉽다”고 경고했다.

최 교수가 권하는 바람직한 여가 활용 유형은 중립형이다. 그는 “여가 시간을 업무 스트레스의 연장으로 가져가지 말고 능동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자신이 갖고 있는 시간을 편집해 하고 싶은 활동을 하는데 사용해야 한다. 그것이 삶의 만족, 일의 능률과도 연결된다”고 조언했다.

그는 또 현대인들에게는 잘 사는 것보다 행복하게 사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면서 △함께 하라 △밖으로 나가라 △호기심을 가져라 △계속 배우라 △아낌없이 주라 등 다섯 가지의 행복 비결을 제시했다.

교회를 향해서는 “그동안 교회는 고귀한 헌신만을 강조하고 일만을 강요했다. 그것이 결국 우리 삶을 옭아매는 족쇄가 됐다”면서 “잘사는 사회가 아니라 행복한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세상을 일하게 만드는 교회가 아니라 행복하게 만드는 교회가 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날 포럼에서는 최석호 교수 외에도 나성남 박사(전 호서대학교 시각디자인학과)가 ‘미술을 통한 휴식’을 주제로 현대 미술의 역사와 감상법에 대해 강의했다.

신촌포럼은 지난 1997년 시작된 이래 꾸준히 한국교회에 논의 과제와 발전 방향을 제시해왔다. 주로 신학과 교회 문제에 집중됐던 지난 포럼들과는 달리 문화와 쉼을 주제로 선정한 이유에 대해 박노훈 목사는 “목회자와 성도들이 헌신 속에 지치고 진정한 쉼을 누리지 못하는 것을 발견했다”며 “문화 속에서 쉼을 얻고 하나님의 섭리를 발견하길 바라는 마음에 이번 포럼을 마련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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