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대한민국은 혐오공화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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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대한민국은 혐오공화국?
  • 김수연 기자
  • 승인 2018.06.25 23: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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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대한민국은 혐오가 일상이다. 여혐·남혐·극혐 등 '혐'자가 붙은 신조어들이 유행인가 하면 한남충·진지충·틀딱충·맘충 등 싫어하는 사람을 벌레로 비하하고 깎아내리는 극한 혐오표현이 생활 저변에 깔려있다. 어디 그 뿐인가. 대화가 통하지 않는 특정 개인이나 집단에 '꼴'이란 접두사를 붙여 부정적 낙인을 찍는가 하면 맹목적 태도를 꼬집는 'OO빠'도 등장했다. 언어가 한 시대의 사회상을 비추는 거울이라 볼 때, 바야흐로 대한민국에 혐오의 말들이 넘쳐나는 것은 그만큼 우리사회 타인에 대한 적대감이 커지고 있다는 방증이다. 

물론 우리사회에는 다양한 개인과 집단이 존재하고 그만큼 취향과 호불호도 나뉠 수밖에 없다. 하지만 문제는 서로 다른 가치관과 이익의 대립, 그리고 상호 이해부족으로 인해 생긴 혐오의 표현이 엄청난 사회적 갈등과 분노의 씨앗을 심고 있다는 사실이다. 비단 남녀 간 문제뿐 아니라 빈부·세대·지역·인종 등 사회 전 영역에서 말이다. 혐오가 낳은 사회적 갈등은 심지어 초등학생들 사이에서까지 거부감 없이 확산되고 있다. 

 같은 상황에서 더욱 마음을 아프게 하는 것은 크리스천들, 그리고 교회들마저 알게 모르게 혐오와 갈등의 시대를 만드는데 동조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소외된 이웃을 돌봐야 하는 기독교인이 사회적 약자를 향한 손가락질에 힘을 보탬은 물론이거니와 교회 커뮤니티가 특정 이슈에 대한 가짜뉴스의 진원지로 꼽히는 점은 참으로 부끄러운 일이다. 기독교인들 혐오와 갈등을 조장하는 데 나설 것이 아니라 성경적 가치관에 따라 무엇이 진정 옳고 그른지를 잘 분별하고 기도하고 실천해야 할 때다. "미움이 있는 곳에 사랑을, 다툼이 있는 곳에 용서를, 분열이 있는 곳에 하나 됨을…"이라는 평화의 기도를 다시금 마음에 떠올릴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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