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는 오기로 하는 것이 아니다. 국민을 섬기는 겸허한 자세로 해야 하고, 국민을 두려워해야 한다. 국민이 지금 무엇을 원하는지를 알아야 한다. 지금 우리 나라는 극단적 혼란에 빠져있다. 산적한 국사를 놓고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고 이해하고 격려하며, 저력있는 나라로 위기대처를 해야 할 때다.
그러나 부의 편중, 부익부 빈익빈으로 힘들게 사는 국민은 마음이 편하지 않다. 한스러운 마음을 가지고 있다. 대선자금 비리사건은 정치를 불신하게 하고, 나라 사랑하는 마음을 냉각시키고, 주인의식이 멀어지게 한다. 부정과 비리에 대한 검찰조사는 여야, 청와대, 경제계 모두를 초긴장하게 하고 있다.
대북관, 통일관, 6자 회담, 이라크 파병문제 등 산적한 국사를 놓고 힘을 합해야 할 지금, 서로 다른 관(觀)으로 싸움만 하고 있으니 답답할 뿐이다. 가장 무서운 것은 이념대립이다. 사사건건 흑백논리로 완연히 갈라지고 있다. 가정, 교회, 직장 안에서도 편가르기는 철저하다. 원수같이 서로 물고 찢고 흠집을 내고 일방적 승리만을 고집한다. 하나님은 누구에게도 일방적 완승을 주지 않으신다. 항상 판정승, 판정패로 다스리신다.
이제 우리 정국은 냉각기를 갖고 이성을 되찾아야 한다. 그리고 국권 회복과 국정정화의 기회로 만들어야 한다. 자극적 발언이나 법과 제도, 윤리에서 벗어난 행동은 자제해야 한다. 만일 우리가 하나가 되지 못한다면 앞으로의 미래는 심히 불행해 질 것이다.
북쪽에서는 벌써 한국 정국이 불안하다고 일방적으로 회담 장소를 옮기자고 한다. 세계가 우리를 주시하고 있는 지금, 오히려 성숙된 민주국가로 발전하는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 또한 모든 민의의 반영은 공정한 4·15 선거를 통해 판별해야 하며, 계류 중인 헌법재판은 편견 없는 법관의 양심으로 애국충정의 소신을 밝혀야 한다.
그 중에도 한국교회는 겸허하게 무릎을 꿇고 하나님께 이 민족의 화해와 일치의 은혜를 간구하고, 국론 통일을 이루어 국난을 극복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