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교회에도 ‘외계어’가 있다?

한현구 기자l승인2017.10.11l수정2017.10.19 16:55l140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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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장 10일간의 연휴가 끝났다. 임시공휴일부터 개천절, 추석으로 이어진 ‘황금연휴’는 한글날로 끝을 맺었다. 특별한 날들이 이어지다보니 포털 사이트의 톱뉴스들도 시기를 맞춰 빠르게 이슈를 조명하는 모습이다. 

특히 한글날만 되면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주제가 있다. 쉴 새 없이 등장하는 신조어로 인한 한글 파괴 문제다. 

요즘 SNS와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통용되는 말들을 보면 아직 20대에 발 끝을 걸치고 있는 필자조차도 도통 이해하기 어렵다. 

‘최애’나 ‘팩트 폭행’과 같이 어렴풋이 이해할 수 있는 말들도 있지만 번역이 필요하다 느낄 만큼 종잡을 수 없는 말들도 많다. 이에 대해 ‘우리말의 정체성을 훼손하고 세대 간 소통 단절을 초래한다’는 부정적 의견도 있는 반면 ‘젊은 세대의 창의적인 언어 사용’이라는 긍정적 시각도 있다. 

알아듣기 힘든 ‘외계어’는 한국교회에도 존재한다. 이쪽은 반대로 신조어가 아니라 바뀌지 않는 낡은 단어들이 문제다. 교계에서 ‘증경총회장’, ‘총회 촬요’와 같은 단어들을 처음 접했을 때 스스로의 어휘력 부족을 탓했던 기억도 있다. 알고 보니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단어들이 아니었다. 

‘증경’이라는 단어는 중국의 고어로 ‘전임’을 뜻한다. ‘촬요’는 가장 중요한 점만 골라 취하는 것을 말하고, 역시 총회에서 자주 쓰이는 ‘헌의’는 ‘상정’으로 대체될 수 있다. 

자주 들어 익숙하지만 어법에 맞지 않는 단어도 있다. 흔히 사용하는 ‘축복을 내려주다’라는 표현이 대표적이다. 축복(祝福)이라는 단어 자체가 ‘복을 빈다’라는 의미임을 고려하면 이는 바른 표현이 아니다. ‘소천(召天)’했다는 표현도 ‘하나님의 부름을 받다’는 뜻을 나타내기 위해 억지로 만든 단어라고 볼 수 있다. 

한국교회가 교회학교의 감소를 걱정하기 이전에 다음세대와의 소통을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지 고민할 필요가 있다. 이번 한글날이 교회의 바른 언어 사용 실태를 점검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한현구 기자  hhg@igood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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