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외된 이웃 찾아가는 교회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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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외된 이웃 찾아가는 교회되자
  • 승인 2003.12.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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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외되고 의지할 곳 없는 사람들의 친구는 역시 교회였다. 강제추방에 내몰린 중국 조선족 동포들, 이라크 파병의 반대하면서 양심선언한 강철민이병, 삼성생명해고노동자, 차가운 겨울 밤거리를 헤매는 거리의 노숙자, 노인들, 삶의 고통에 지친 사람들이 마지막 희망을 기대하고 찾아온 곳이 바로 교회였다.

화려한 십자가의 조명아래 자취를 감추인 듯한 그리스도의 사랑은 가장 힘들고 지친 사람들의 동반자로 다시 태어나고 있다.

우리 사회의 가장 소외된 조선족 동포들이 자신의 고단한 삶을 의지한 곳은 다름아닌 기독교기관과 단체들. 현재까지(12월9일)서울 종로 5가에 위치한 기독교장로회 총회사무실과 한국교회백주년기념관에는 ‘재외동포법’ 개정을 촉구하는 조선족동포들의 마지막 절규로 가득하다.

기장총회를 비롯한 산하 교회들은 벌써 20일 가까이 수백 명의 조선족 동포들을 먹여주고 재워주고 있다. 기장총회는 조선족 동포들이 연말까지 총회 사무실을 사용할 수 있도록 결정하며 그들의 삶 변두리에서마나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도 7,80년대 사회적 약자들의 친구였던 옛 명성을 회복하는 것같다. 90년대 이후 끊어졌던 사회적 약자들의 발길이 최근들어 교회협을 향해 이어지고 있는 것은 교권에 붙잡힌 교회의 자화상이 서서히 그 정체성을 회복하는 증거는 아닐까.

지난달 21일, 교회협은 “이라크에 한국군의 파병을 반대한다”고 양심선언한 현역군인 강철민 이병을 8일 동안 보호해 주면서 강철민 이병이 소신을 밝힐 수 있도록 배려를 아끼지 않았었다.

또한 지난달 25일, 교회협은 5년 동안 복직운동을 벌여온 삼성생명 해고노동자들이 교회협 앞 복도에서 농성을 벌일 수 있도록 자리를 내 주었으며 복도에 돗자리를 깔고 두꺼운 담요만을 의지하면서 밤새 농성을 벌이고 있는 삼성생명 해고노동자들은 교회가 자신들의 안타까운 처지를 대변해 줄 것이라고 굳게 믿고 있다. 이에 응답이라도 하듯 교회협은 이들을 위한 기자회견을 마련해주면서 이들의 안타까운 소식을 알리는데 밤낮을 가리지 않는다.

모처럼 교회협은 생기를 되찾고 있다. 황필규 국장(교회협)은 “업무를 처리하는데 좀 불편하기는 하지만 소외되고 어려운 이웃들의 친구인 교회협의 본연의 모습을 보는 것 같다”면서 바쁜 연말이지만 오히려 마음편하다는 생각이다.

주목되는 것은, 최근 복음주의 교회들도 우리 사회의 약자인 이주노동자들에게 도피성을 제공하면서 그리스도의 사랑실천에 적극적이란 점이다. 소외된 이웃을 찾아가는 교회의 모습 속에는 신학이념의 차이는 결코 문제가 될 수 없었다.

송영락기자(ysong@uc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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