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직 성경’이라는 종교개혁 핵심 따르지 않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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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직 성경’이라는 종교개혁 핵심 따르지 않기 때문
  • 장종현 목사(백석학원 설립자)
  • 승인 2017.05.17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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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왜 개혁주의는 생명력을 잃었나?

교회사를 통해 볼 때, 신학이 다른 학문처럼 하나의 학문으로 분류되기 시작한 때는 중세시대입니다. 그 때에 신학은 고대 헬라철학의 전통에 따라 ‘학문’(science)의 한 분과로서 다루어졌습니다. 그리하여 신학이 다른 학문과 마찬가지로 가치중립적이고 객관적인 학문으로 여겨지기 시작했습니다. 

이런 경향은 17~18세기 서구 계몽주의의 영향 아래 더욱 강화되었습니다. 사람들은 하나님을 아는 지식도 물리학이나 생물학과 같은 과학으로 다루기를 원했습니다. 그 결과 신학에는 기도가 필요 없고, 실천도 필요 없게 되었습니다. 과학자가 어떤 물체를 연구하는 것처럼 하나님에 대해 연구한 것을 신학이라고 했으니, 거기에 어떻게 예수 그리스도의 살아있는 생명이 있으며, 사람을 변화시키는 능력이 있을 수 있겠습니까?

창조주 하나님, 심판주 하나님, 곧 인격이신 하나님을 우리가 어떻게 실험실의 개구리처럼 연구할 수 있겠습니까? 우리를 무지와 죄와 죽음에서 건지시는 하나님을 우리가 어떻게 학문의 대상으로 생각하고, 과학적으로 연구할 수 있습니까?

신학이 하나의 과학으로 전문화 되어 오직 객관적이고 차가운 지식, 비인격적인 지식만으로 추구될 때, 그런 신학을 배운 신학생들은 영적인 생명을 잃어버린 목사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 목회자들은 교회에서 성도들을 아무리 열심히 가르쳐도 생명의 역사가 일어나지 않습니다. 따라서 신학이 발달하고 신학자가 많아질수록 도리어 교회의 문을 닫게 되는 현상이 일어납니다.

우리는 서구 교회의 이런 실패의 전철을 밟지 말아야 합니다. 하나님께서 저와 같이 부족한 종을 들어서 ‘신학은 학문이 아니다’라는 선언을 하게 하신 것은, 오직 하나님께서 그리스도의 피로 값 주고 사신 교회를 보호하시고, 살리고자 하시는 하나님의 뜻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신학은 언제나 교회를 위한 것이고, 교회를 섬기는 신학이어야 합니다. 그렇다면 신학자의 사명은 무엇입니까? 신학자의 사명은 신학을 통해서 교회를 섬기는 것입니다. 그런데 오늘날 우리 한국교회의 현실은 어떻습니까? 오늘날 개혁주의 신학을 부르짖고, 보수 정통을 부르짖는 신학교의 상황이 어떻습니까? 참으로 부끄러운 일이지만, 가장 싸움과 다툼이 많은 곳이 바로 개혁주의와 보수 정통을 자처하는 신학교와 교단입니다.

보수주의를 자처하는 분들일수록 자기 욕심을 더욱 버리지 않습니다. 목숨을 걸고 지켜야 하는 교리가 아닌데도 불구하고, 한 치의 양보도 하지 않습니다. 자기가 원하는 것은 하나도 내려놓지 않고, 서로 다투며 싸우지 않습니까?

개혁주의를 외치면서도 예수 그리스도의 계명을 따라 살지 못하는 이유가 무엇입니까? 그 이유는 그들 속에 예수 그리스도의 생명이 없다는데 있습니다. 그들이 말하는 개혁주의가 예수 그리스도의 생명을 잃었다는데 있습니다. 여러분이 잘 아시듯이, 우리 백석학원은 역사적 개혁주의의 노선 위에 서 있습니다. 종교개혁자들의 성경 해석과 삶의 원리에 따라 중세 교회를 개혁한 개혁주의의 전통을 따르고 있습니다.

개혁주의의 핵심이 무엇입니까? ‘오직 성경, 오직 그리스도, 오직 은혜, 오직 믿음, 오직 하나님께 영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종교개혁 당시 개혁파 교회의 표어였습니다. 이 표어는 개혁주의의 기본정신을 요약한 것입니다.

5대 표어의 첫째는 오직 성경입니다. 오직 성경만이 우리의 구원과 삶에 있어서 최종적인 권위를 갖는다는 뜻입니다. 살아 계신 하나님을 만나고, 예수 그리스도의 영을 받아 그분과 교제하며 살 수 있는 길은 오직 하나님의 말씀입니다. 하나님의 말씀은 우리 삶에 있어서 최고 기준이 됩니다. 사람의 전통이 아니라 하나님의 말씀이 최고 권위를 갖습니다. 교회의 전통도 성경의 권위 아래에 있습니다.

그러므로 교회에서나 신학교에서나 과연 우리가 무엇을 기준으로 삼고, 무엇을 권위로 삼고 따르는지, 늘 새롭게 분별하여야 합니다. 우리가 잘못되었으면 즉각 고칠 자세를 가져야 합니다. 하나님의 말씀에 비추어 옳지 않은 것이 있다면, 그것을 항상 고쳐나가는 것이 개혁주의의 자세입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사람들이 만든 전통을 따르면서도 정작 하나님 말씀의 참뜻을 따르지 않은 당시의 바리새인들과 율법사들을 엄하게 질책하신 것입니다.

우리가 하나님의 말씀이 우리에게 영생을 준다고 말하면서도, 정작 하나님의 말씀을 그런 자세로 배우고 가르치는지 깊이 돌이켜 보아야 합니다. 하나님의 말씀에 최고 권위가 있다고 하면서도, 실제의 삶에서 정말 그 말씀의 권위를 인정하여 우리의 잘못된 관습과 전통을 과감하게 고쳐나갑니까? 이런 의미에서 볼 때 ‘오직 성경!’이 개혁주의의 출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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