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기총 선거 결과에 따라 한교총 출범 명분 달라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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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기총 선거 결과에 따라 한교총 출범 명분 달라져
  • 이현주 기자
  • 승인 2017.01.18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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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기총 대표회장 선거 ‘2파전’이 갖는 의미

       한기총 둘러싼 이단논란 재연 조짐 속 일부세력 결집 이룬

       선관위 지난 17일 등록마감 … 이영훈-김노아 목사 경선구도


한국교회 연합에 대한 열망을 너무 일찍 터뜨린 탓일까? 한교총 출범에 산파 역할을 하겠다던 한기총 대표회장 이영훈 목사가 최대 위기에 봉착했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 제22대 대표회장 선거에 예장 성서총회 총회장 김노아 목사(김풍일)가 출사표를 던진 것. 무려 1억5천만 원에 이르는 등록비를 일찌감치 완납하고 경선구도를 만들어 놓았다. 김노아 목사는 박태선 전도관 출신으로 알려져 있다.

일부 주요교단에서 이단성 혹은 이단성 연구가 진행되고 있는 인물로 예장 통합은 ‘신천지와 유사성이 있다’고 보고한 바 있다. 1980년대 ‘보혜사’ 주장을 펴기도 한 김노아 목사는 “신학적 지식이 부족하여 잘 알지 못하고 한 표현인데 회개하겠다”고 이단성에 대해 적극적으로 해명하면서 주류 기독교계 편입을 위해 노력해왔다.


오는 31일 제28회 정기총회를 앞두고 있는 한기총은 지난 17일까지 대표회장 후보자 등록을 받았다. 김노아 목사의 출마는 아무도 예상치 못했다. 홍재철 목사가 대표회장일 당시, 한기총에 가입했으며 한기총 정식회원이 된 이후 공동회장으로 대내외적 활동을 해왔다.

한기총 내부에서는 세계복음화전도협회의 탈퇴 등 여러 혼란 속에서 예장 개혁총회 관련 인사가 출사표를 던질 것으로 전망했지만, 예측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지난 16일 김노아 목사에 이어 17일 이영훈 목사가 고심 끝에 입후보 등록을 마침으로써 한기총 대표회장 경선이 시작됐다. 18일 선관위 자격심사 이후 19일 공청회, 31일 총회까지 선거일정은 예정대로 진행될 전망이다. 
 

▲ 김노아 목사는 이미 한기총 공동회장을 역임하면서 이영훈 대표회장 임기 첫 해부터 공식활동을 함께 해왔다. 지난 회기에는 신천지대책위원장을 맡기도 했다.

복잡한 선거전 어떻게 될까?
이단성 논란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 없는 김노아 목사가 대표회장에 출마했음에도 불구하고 이영훈 목사에게 이번 선거가 어려운 것은 지난 10일 결의된 단호한 법 때문이다.

한기총은 지난 실행위에서 선거규정을 개정하고 즉시 적용키로 했다. 대표회장 후보 자격에서 단체회원은 삭제하고 교단에서만 대표회장을 추천할 수 있게 했다. 이어 입후보자가 내던 발전기금 5천만원에 운영기금 1억원을 더 보탰다.

돈을 쓰려면 한기총에 유익하게 하자는 취지였지만 돈이 없으면 나올 수 없는 구도를 만들었다. 이러한 배경에는 한기총 선거가 이번이 마지막이 될 것이라는 복선도 깔려 있었다.

이영훈 목사는 한교총 출범을 주도하면서 ‘사실상 한기총 복귀이자 복원’임을 분명히 했고, 현직 총회장 중심으로 선거 없는 연합단체를 이끌어가겠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지난 2일 열린 기하성 실행위에서 ‘시한부’라는 조건으로 대표회장 출마를 허락받을 당시 “할 수 없이 그 직을 다시 맡아야 하고 그 직을 맡는 것은 시한부다. 연합단체가 복원돼서 각 총회장이 들어올 때 그분들에게 자리를 내어드리는 것을 전제로 해서 시한부로 한기총 대표회장에 나오는 것을 임원회에서 결의했다”고 보고했다. 


즉, 한교총 출범을 위해서는 이영훈 목사가 대표회장이 되는 것이 유리하다. 한교총이 ‘제3의 기구’가 아니라 ‘자랑스러운 연합체의 복원’을 추구하고 있었고, 이에 대한 근거로 한기총 법인을 그대로 사용한다는 뜻을 지난 10일 한기총 실행위원회에서도 밝혔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영훈 목사의 한국교회 연합 추진 열정과 한기총 내부 온도는 상당한 차이가 있었다. 침례교와 기하성을 제외하고는 모두 군소교단인 한기총 회원들은 한기총이 한교총이라는 이름으로 새롭게 출범할 경우, 자신들의 입지가 좁아질 것을 걱정했다.

여기에 반 강제적으로 탈퇴를 결정한 다락방 전도협회나 한교총 출범 후 재론 가능성이 있는 이단 관련 인사들은 상당히 불안한 상황에 직면하게 되기 때문에 한교총 출범을 그대로 두고 볼 수 없는 상황에 놓인 것이다. 김노아 목사의 출마가 아니더라도 류광수 목사가 속한 예장 개혁총회에서 후보를 낼 것이라는 소문이 돈 것도 이 때문이다. 


선거전에서 키를 쥔 그룹은 사무총장을 맡아 한기총을 이끌고 있는 박중선 목사와 개혁총회 류광수 목사 그룹이다. 박중선 목사는 일찌감치 군소교단 모임을 조직했고, 총무단을 좌우하는 영향력을 과시하고 있다. 

개혁총회 역시 한기총 총무단 선거에서 50% 가까운 지지를 얻을 만큼 내부 신뢰가 두텁다. 다락방전도협회는 탈퇴했지만 이미 개혁총회 내에서 다락방 출신을 구분하는 것은 어렵다. 구 개혁측 인사와 다락방 인사들이 교단과 단체를 오가며 직책을 맡고 있고, 통합한지 7년이 지나 개혁이라는 이름 아래 한 가족으로 살아가기 때문이다. 

‘합종연횡’ 속에서 누가 누구 편에 설 지가 관건이다. 하지만 결국 표를 얻기 위해서는 총대들의 마음을 얻어야 한다. 즉, 금권선거의 유혹에 놓일 수 있다는 뜻이다. 쉽지 않은 경선 구도에서 누가 승리할 것인지 섣불리 추측할 수도 없다. 다만, 누가 되느냐에 따라 한기총의 미래는 완전히 달라진다. 뿐만 아니라 한교총의 출범도 전면 재조정 할 위기에 놓일 것으로 분석된다. 

▲ 지난 9일 한교총이 출범했다. 한교총은 연합단체 복원을 피력했다. 그러나 한기총 총회 결과에 따라 향방이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한교총, 축배 너무 빨리 들었나
경선에 뛰어든 한기총 이영훈 대표회장을 두고 내부에서는 한교총 카드를 너무 빨리 꺼냈다는 것과 이 과정에서 적을 너무 많이 만들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한국교회 연합은 생각만큼 쉽지 않다. 한교총이라는 ‘빅텐트’ 아래 한기총과 한교연을 묶는다고 했지만, 결국 군소교단 및 이단의 정리는 한교총이 추구하는 최대 과제였다. 이런 소문을 접한 한기총 내부에 있는 군소교단과 이단 논란 인사들이 가만히 있을 리 만무하다.

더불어, 개혁총회와 통합 후 한기총에 꾸준한 기여를 하며 측면 지원해온 류광수 목사 측은 이번 다락방 행정보류를 둘러싼 한기총의 행보에 상당한 불쾌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시한부’라는 이 목사의 약속은 이르면 상반기 안에 기존 한기총이 해체되고, 새로운 한교총이 출범할 수 있다는 위기감을 조성하기에 충분했다. 이번 정기총회가 이영훈 목사의 질주를  막을 마지막 기회로 인식한 것이다. 

한기총 내부 인사는 “한교총 출범에 있어 순서가 바뀌었다”며 “이영훈 목사가 한기총 내부개혁을 완전히 이뤄낸 후에 한교총 축배를 들어도 늦지 않았을 것”이라고 아쉬움을 표했다. 

이제 한국교회 연합의 향방은 오는 31일 열리는 한기총 정기총회 결과에 달렸다. 물론 정기총회 전에 극적으로 후보 단일화를 이뤄낼 가능성도 없지 않다.

한기총 대표회장직이 김노아 목사에게 넘어간다면, 한기총 내부가 문제가 아니라 한교총에 참여를 선언한 7개 교단을 비롯해 나머지 뜻을 같이 하는 9개 교단까지 재론을 요구할 수 있다. 당장 예장 통합은 ‘신천지와 유사성’이 있는 인사가 대표로 있는 단체와 교류가 불가능하다. 다른 교단들도 이 부담을 비껴가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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