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애 사과 문서 채택…통합 등 관계 재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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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성애 사과 문서 채택…통합 등 관계 재검토?
  • 이인창 기자
  • 승인 2016.07.07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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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USA 친동성애 결의문 논란
▲ PCUSA 제222차 총회에 참석한 총대들이 마이크 앞에서 줄을 서 발언기회를 기다리고 있다. 사진=PCUSA

한국 장로교회의 모태라고 할 수 있는 미국 장로교회가 최근 수년간 동성애 등 성소수자 문제에 충격적인 결의를 내놓고 있어, 동성애를 적극 반대하고 있는 대다수 한국 장로교회가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미국장로교회(Presbyterian Church U.S.A.)는 지난달 18∼25일 미국 오리건주 포틀랜드에서 제222차 총회를 열고, 교회가 성소수자들에게 피해를 준 데 대해 사과하는 결의문을 채택했다.

당초 사회정의이슈위원회는 문서에 ‘깊은 슬픔’(deep soroow)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도록 제안했지만, 총회에서는 ‘깊은 유감’(deep regret)이 공식 용어로 쓰여졌다.

결의문에서는 “하나님의 자녀 된 소수자들이 교회 공동체에서 환영받지 못하고 하나님의 은총 밖에 서 있다고 느끼도록 한 데 대해, 레즈비언, 게이, 양성애자, 트랜스젠터, 퀴어공동체에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히고 있다.

결의문은 뉴욕시노회가 초안을 헌의한 것을 배경으로 하고 있으며, 헌의안은 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총회에 상정됐다. 토론 후 표결을 진행된 끝에, 최종 찬성 463표, 반대 51표라는 압도적 표차로 결의문이 최종 채택됐다.

PCUSA가 동성애 등 문제에 대해 과거보다 더욱 전향적인 분위기로 바뀌었음을 나타내는 결과이며, 지난해 미국 연방대법원이 동성애를 합법화하는 판결을 내린 이후 미국 사회가 크게 바뀐 분위기 역시 반영된 것으로도 보인다.

 

PCUSA 친동성애 정체성 공고해져

원론적으로 PCUSA의 결의문은 교회가 그동안 성소수자들에게 지나치게 배타적 태도로 취해온 데 대한 반성이라는 측면에서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다. 그간 많은 교회들은 성소수자들이 다가오기 어렵도록 억압적이고 폐쇄적이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태도의 반성과 동성애 찬성은 다른 부분이다. 이번에 PCUSA 결의문이 나올 수 있었던 전제에는 동성애를 찬성하는 교단 정체성이 깊게 깔려있다.

올해 PCUSA 총회에서 성소수자들이 일반 성 정체성을 가질 수 있도록 돕는 전환치유 사역을 교회가 하지 못하도록 결정했다는 점이 이를 잘 보여주는 것이라 하겠다.

PCUSA는 올해 성소수자에 대한 사과 결의문에 앞서 이미 지난해 3월 동성결혼을 인정하는 법안을 교단 차원에서 승인했다. 노회 수의 결과 전국 172개 노회들 중 찬성표가 많은 노회가 86곳으로 과반수를 넘겨 규례법 개정을 가결했다.

교회법이 바뀌면서 PCUSA 소속 목회자들은 동성결혼을 집례하고, 교회 부지에서 동성결혼식을 주최할 수 있도록 했다. 다만 당회와 목회자의 의무사항으로 묶어 두지는 않았다.

2014년 제221차 정기총회에서는 교회 정관 중 결혼에 대한 정의 문구를 ‘한 남자와 한 여자’에서 ‘두 사람’으로 수정해 적지 않은 논란을 일으켰다. 2011년에는 교단 규칙을 개정해 동성애자의 목사와 장로, 집사의 안수기준을 허용하는 것으로 바꾸기도 했다.

결국 PCUSA의 올해 결의문은 교단 정체성이 변모하는 연장선상에서 이해될 수 있는 것으로, 장로교 보수신앙이 희석되고 있음을 나타내고 있다.

PCUSA 내 한인교회들은 교단의 친동성애 정책에 반대 입장을 나타내면서 동성애 합법화의 물길을 되돌릴 수 있는 방안을 찾고 있다.

PCUSA 한인교회협의회(NCKPC)는 신학선언문에서 “동성애 행위와 동성 결혼을 인권과 정의의 이름으로 옹호하는 세태를 개탄한다. 동성애자의 인권을 존중하는 일과 동성결혼을 정당화하는 일은 구별돼야 하며 교회가 세속법 판단과 규정에 좌우되어 성경적 신앙양심을 저버려서는 안된다”고 밝히고 있다.

NCKPC는 동성애에 대한 교단의 개방적 정책에 우려하며 동성결혼과 동성결혼식에 건물을 사용하는 것을 거부하기로 했지만, 국가 차원에서 동성애 합법화를 결정하고 있어 향후 어려움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교회와 PCUSA 간 관계는?

미국 해외선교연구센터(OMSC)가 발표한 바에 의하면 전 세계 장로교회는 개신교 전체 비중 대비 0.8%에 불과하다. 미국 장로교회와 한국 장로교회가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가운데, 동성애 문제로 인해 상호간 교류협력에 타격이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PCUSA의 친동성애적 행보에 교단을 이탈하는 교회들이 나오고 있다. 해외 다른 교단들이 교류 중단을 선언하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이번 사태가 PCUSA와 활발하게 교류와 협력을 지속해온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총회와의 관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현실이 될 수 있다. 통합총회는 최근에도 교회협이 동성애자 김조광수 감독을 초청해 간담회를 갖는데 비판적 견해를 제시하며 동성애를 반대하는 교단입장을 분명히 했다.

PCUSA가 동성결혼 합법화를 결정할 당시에도 교단 입장문을 발표하고 “동성애나 동성결혼은 그리스도인의 삶으로서 옳지 못하며 마땅히 금해야 한다는 입장을 지키고 있다. 동성애와 동성결혼을 수용하려는 해외 일부 교회의 움직임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한다”고 밝혔다.

이렇게 교단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지만, 해마다 교단 정기총회에서는 PCUSA와 교류를 재검토하거나 중단해야 한다는 헌의안이 올라오거나 현장에서 발의되고 있다.

다가오는 9월 정기총회에 올라온 헌의안 가운데서도 동성애 등을 문제점으로 지적하며 PCUSA와 관계를 새롭게 정립해야 한다는 내용이 있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PCUSA와 협력하는 한국기독교장로회(총회장:채부옥 목사)는 인권적 차원에서 동성애에 관심을 갖고 유연한 태도를 보여왔던 것을 고려하면 당장 PCUSA 관계를 재검토해야 한다는 견해는 많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기장총회 안에서도 동성애를 신앙적 교리적 차원에서 반대하는 목회자들이 적지 않기 때문에 논란으로 번질 가능성은 상존한다. 그 분수령은 올해 교단 정기총회 또는 향후 2~3년 내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한국교회연합 바른신앙수호위원회(위원장:황인찬 목사)는 “PCUSA가 최근 동성애를 찬성하고 총회석상에서 이슬람 지도자를 세워 알라에게 기도하게 하는 등 행위를 한 것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한다”면서 “한국교회는 분명한 반대 입장을 표명하고 교류 교단들은 관계를 재고 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번 PCUSA 총회에서는 올랜도 총격테러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자리에 이슬람 지도자들을 초청해 화해하고 용서하는 순서가 있었다. 그런데 무슬림 대표가 주최측과 협의 없이 “알라의 이름으로 기도한다”고 단상에서 전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총대들은 즉시 연대서명을 받아 교단 집행부에 항의 공문을 접수했고, 총회 서기장이 회무시간에 사과하면서 일단락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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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마누엘 허 2016-07-11 15:44:52
이런 사탄의 유혹에 넘어갔네요.. 이들을 불쌍히 여기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