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진권의 문화칼럼]말씀을 먹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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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진권의 문화칼럼]말씀을 먹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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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6.07.06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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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아이부터 어른에 이르기까지 공통적으로 즐거운 것은 아마도 먹는 것이리라. 여기에 고기 한 덩이가 있다. 이 고기를 그냥 익혀 먹으면 생존이지만 거기에 후추를 뿌려 먹으면 문화가 된다고 했다. 이처럼 우리네는 문화, 멋을 안다. 그리고 그 것 즐긴다. 하여 누구나 고급스러운 문화인이 되고자한다. 그러나 생존을 위한 최소한을 넘어선, 그 문화 이후에 나타나는 모든 욕구는 중독성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정상인들은 그 욕구를 이성으로 견제하며 살아간다. 그렇게 문화는 전개된다. 하지만 견제능력을 상실한 이들이 있으니 이들은 특수한 방법으로 관리해야한다. 그리고 현대사회는 그 와 같은 이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이는 개인의 프라이버시를 존중한 나머지 보호할 가치도 없는, 아니 보호는 고사하고 이 사회에서 몰아내야할 것들 까지도 보호해달라고 억지 쓰는 이들이 점점 많아 졌고, 그 억지를 받아준데 원인이 있다. 중독은 되면 될 수록 감각기관을 자극 한다. 그리고 그 강도는 점차 높아진다. 이른 바 알콜중독, 마약중독, 쎅스중??등등이 그 것이니 이성을 상실한 채 흥청망청 살다보면 결국 사망으로 가게 된다.

▲ 허진권, ‘부활081025’, 가변설치, 2008년

이번에 소개하는 ‘부활081025’는 필자의 설치 작품이다. 이 작품은 부활을 상징하는 나비모양의 두꺼운 한지에 하나하나 붓으로 점을 찍은 회화작품을 배경으로 흰 천을 덮은 의전용 식탁에 시판용 물병과 1회용 종이컵, 성경만 있다. 즉 식탁에는 음식이 없다. 주 메뉴가 있어야할 위치에 성경이 있을 뿐이다. 그리고 현대인의 필수품인 종이컵과 물병뿐이다. 이는 오감을 자극하고 황금에만 관심이 있을 뿐 지각에 의한 활동과 생명의 소중함은 점차 사라지고 있는 현실을 비판한 것이다.

“사람이 떡으로만 살 것이 아니요 하나님의 입으로부터 나오는 모든 말씀으로 살 것이라” (마 4:4)는 말씀이 새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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