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올리게 할 것이 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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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올리게 할 것이 있습니까?
  • 승인 2003.09.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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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를 말하면 ‘피라미드’를 떠올립니다. ‘북경’을 얘기하자면 ‘천안문’을 말합니다. ‘파리’를 ‘에펠탑’에 대한 설명 없이는 말할 수 없습니다. 많은 도시들이 이처럼 저마다 내세울 만한 무엇인가가 인상적으로 존재하고 있습니다.

사람도 마찬가지입니다. 새학기를 맞은 젊은이들이 자신과 이웃에게 에펠탑처럼 내세울 수 있는 그 무엇이 있기를 바랍니다.

프랑스 정부는 프랑스혁명 100주년을 기념할만한 무엇인가를 세우고 싶은데 마땅치가 않았습니다. 또한 동시에 파리만국박람회를 개최하는데 프랑스의 전통적인 석조 건물들만 가지고는 박람회를 자랑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러던 차에 에펠이 설계한 순 철제 탑이 공모에 당첨되어 건축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는 프랑스 사람들의 내면을 너무도 잘 알고 있던 아이디어였습니다. 당시의 세계 즉 19세기 말은 철공업이 발달하던 시기였습니다.

다른 주위의 나라들에 비해 프랑스의 석조 건물은 우수하지만 철제를 사용한 건축물이나 철공업은 그리 자랑할 만한 것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프랑스의 뛰어난 예술성을 가지고 자랑하던 사람들은 이 철탑의 예술성을 인정할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많은 반대와 비난을 했답니다. 지금에 와서 보면 에펠탑이 없이 석재나 콘크리트로만 이루어진 파리는 상상할 수도 없습니다. 에펠탑이 있기에 파리가 더 아름다운 도시로 보이는 것입니다.

2학기를 시작하는 대학생들에게 이 이야기를 들려주는 이유가 있습니다. 대학은 학문을 빼 놓고 말할 수 없는 곳입니다. 그러나 젊은이들은 자신의 기본인 학문 외에 자기 자신의 내면에 있는 불안과 자격지심을 없애고 자존심을 세울 수 있는 그 무엇 즉 파리의 에펠탑과 같은 것을 세워야 할 것입니다.

무엇을 세워야 할지는 각자가 잘 아실 것입니다. 자신의 약점이나, 부족한 것들이 그것입니다. 자신의 부족한 점을 보충하고 그것을 장점으로 만드는 일입니다. 할 수 있습니다.

20세기 최고의 지휘자인 토스카니니는 지독한 근시였기에 자기악보는 물로 다른 사람들의 악보를 다 외어야만 연주에 참여할 수가 있었습니다. 남보다 힘들었지만 그것이 오히려 지휘자로 명성을 떨치게 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내게 능력 주시는 자 안에서 내가 모든 것을 할 수 있느니라”(빌4:13)는 말씀이 그것을 가능케 합니다.

에펠은 7천톤이 넘는 철제를 가지고, 당시로는 상상할 수도 없는 320미터의 높은 탑을, 아주 짧은 기간인 25개월 만에 건축함으로 한번 더 세계를 놀라게 했습니다.

2학기는 짧게 느껴집니다. 그러나 3개월의 여유는 있습니다. 3개월 정도면 자신의 자존심을 세울만한 그 무엇을 충분히 할 수 있는 기간입니다. 입 냄새는 치과에 가서 몇 주만 진료 받으면 제거가 됩니다.

남성의 근육은 우람하지는 않더라도 3개월이면 충분히 자랑할 정도가 됩니다. 음치 크리닉에서 3개월이면 충분히 음치가 치료됩니다. 3개월이면 몸무게를 5킬로그램은 줄일 수가 있습니다. 몸의 간단한 치료나 성형수술은 3주 정도면 가능합니다.

‘천안’하면 ‘호두과자’가 떠오릅니까?그대는 그대의 이름과 그대의 모습, 그리고 무엇을 떠올리게 할 수 있습니까?

/천안외국어대학 교목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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