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의 절대가치로 세상에 희망주는 ‘기독교대학’ 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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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음의 절대가치로 세상에 희망주는 ‘기독교대학’ 돼야
  • 이현주 기자
  • 승인 2016.06.07 19: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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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산 // 국제기독교대학협의회(IAPCHE) 제8회 국제 컨퍼런스
▲ 백석대학교에서 열린 캠퍼스 비전예배에 참여한 참가자들이 특송으로 하나님께 영광을 돌렸다.

“힘을 합쳐 다음세대 기독교 인재 길러내자”는 공감대 형성
백석대학교 기독교교육에 깊은 감명... 아시아 대학 선도하길
기독교대학 교수들도 하나님께 속한 사람, 설립정신 따라야

선교사들에 의해 고등교육기관을 처음 세웠던 한국이 이제는 기독교대학의 노하우를 해외 유수의 대학들에게 전하게 됐다. 기독교 신앙이라는 설립정신을 교육과 행정 전반에 뿌리 내린 한국 기독교대학의 교육방식이 전 세계 200여 나라에서 참석한 해외 기독교대학 리더들에게 깊은 감명을 준 것이다.

지난달 30일부터 6월 3일까지 천안 백석대학교에서 열린 국제기독교대학협의회(IAPCHE) 제8회 국제 컨퍼런스는 세속화의 도전 속에서 어떻게 기독교대학의 정체성을 지키고, 기독교학문을 전 영역에 적용할 수 있는지 고민하는 장이었다. 국내 기독교대학을 비롯해 세계 곳곳에서 복음전파를 목적으로 세워진 기독교대학들의 고민은 동일했다. 그들은 다음세대를 기독교적 가치관을 가진 인재로 길러내기 위해 기독교대학의 역할이 막중하다는 데 공감하고 있었다.

IAPCHE 회장 해리 페른하우트 교수(캐나다 킹스유니버시티 전 총장)는 “이번 행사에서 가장 의미 있는 성과는 서로 다른 지역에서 온 관계자들이 그들의 공통적인 고민과 경험을 공유하면서, 각자가 가진 기독대학의 사명에 계속해서 정진할 수 있도록 격려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기독교대학은 전 세계 곳곳에 산재해 있다. 이번 국제 컨퍼런스에 참여한 대학만도 100여개에 이른다. 더욱 중요한 사실은 호주를 제외한 대부분의 대륙에서 세워진 대학의 출발이 바로 ‘기독교’에 있다는 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학의 역사를 열어온 기독교대학들이 제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으며, 제대로 된 기능을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 첫날 강의를 맡은 페리 글랜저 교수 역시 1900년 이전에 세워진 대학들의 변질을 지적했다.

기독교 인구가 1~2%에 불과한 파키스탄의 고민이나 기독교 역사를 이어온 유럽의 고민이나 별반 다르지 않았다. 펀자브 정보기술대학교 야쿠브 칸 반가쉬 교수는 “기독교교육이라는 전통적인 목적으로 세워졌고, 직접적인 학생 복음화를 바탕으로 가족까지 복음을 전하는 것이 목적이었으나 현실은 설립 목적을 유지하기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오늘날 기독교대학들이 ‘엘리트기관’으로 발전되어야 하지만, 그에 비해 종교기관으로서의 역할을 더 이상 수행하지 못하는 한계도 드러난다는 것. 그 배경에는 세속화와 상업화가 깔려 있어, 기독교대학들이 선교와 전도라는 전통적 가치를 버리고 ‘교육’만을 위해 존재하는 형태가 되어 가고 있다고 우려했다.

한국의 대학도 다를 바 없다. 한 세션토론에서는 선교사들을 통해 세워진 기독교대학 즉, 미션스쿨이 기독교 인재양성에 큰 기여를 했다는 점에 대해 공감하면서도 최초 설립 목적이 100년 이상 이어지지 못하는 한계를 우려했다. 예를 들어 선교사들에 의해 세워진 한국의 대표적인 기독교대학 중에서도 지금 더 이상 선교의 기능을 수행하지 못하는 곳들이 있다는 것.

▲ 백석대학교 최갑종 총장이 환영의 인사를 전하고 있다. 전 세계 30여개 나라에서 온 200여 명의 기독교대학 리더들은 백석대학교의 설립정신과 우수한 시설에 감탄했으며, 이 가운데 30개 대학이 백석대와 학술교류협정을 체결했다.

미션스쿨 설립을 통한 선교확장을 주장한 심재승 교수(돌트대학)는 “아프리카 선교지 등에 기독교대학 설립이 시급하다”면서도 “정체성을 유지할 수 있는 구체적인 교육 노하우와 커리큘럼, 행정 등이 체계를 갖추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전 세계 기독교대학들이 체감하는 가장 큰 도전은 세속화와 우상화다. 세속화는 하나님의 절대가치를 부정하고 인간 우선의 사상을 확산시키고 있다. 교회 안에 세상의 것들이 들어오면서 타락을 거듭하듯이 기독교대학 역시 세상학문과 세상의 가치들이 높게 평가되면서 하나님의 절대가치와 하나님을 향한 순종의 가르침이 약화되고 있는 것이 큰 문제다.

이런 점에서 이번 국제 컨퍼런스는 교육학, 행정, 커리큘럼, 리더십 등의 4가지 소주제를 다루면서 대학교육의 전 영역에 기독교정신을 확고히 하는 방안을 모색했다.

둘째 날인 5월 31일 강사로 나선 로리 슈라이너(아주사 퍼시픽 대학교)는 기독교대학 교육의 이미지 재정립을 이야기 하며 기독교대학이 세상의 희망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슈라이너 교수는 대학교육을 향한 기독교적 접근은 이미 깨어진 시대가 되었음을 주장하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독교대학의 교육에 있어 세상에 ‘희망’을 주는 일들이 포기되어선 안 된다는 점을 역설했다.

기독교대학이 교육의 중심, 나아가 학문의 중심이 되어야 하는 이유는 이곳에서 배출되는 인재들이 과학, 윤리, 행정, 문화, 서비스 등 다양한 영역을 이끌어가기 때문이다. 기독교대학이 어떠한 인재를 배출하느냐는 우리 사회를 변화시킬 동력이 된다. 캘빈대학교 조엘 카펜터 교수는 “우리가 하나님의 길과 뜻을 추구하는 일에 헌신된 사람들이라면 우리는 최첨단에 선 사상가와 연구자들이 되는 일을 결코 포기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카펜터 교수는 “과거 기독교대학은 하나의 통일된 유기체로서 기독교적 가르침을 실현해왔다면 지금은 각각 다른 교육기관으로 나뉘어져 그간의 실천과정을 파괴하고 있으며, 자신이 맡은 학문에만 집중할 뿐 그것을 종합적으로 만들어 내는 일에는 관심이 없다”고 지적했다.

글랜저 교수도 전인적 교육을 강조하며 “학생들은 하나님의 형상으로 창조되었고 우리는 그것을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명확하게 볼 수 있다”며 하나님의 형상을 닮아가는 인재를 배출하는 것이 기독교대학 최대의 목표임을 강조했다.

기독교 인재 배출을 위해서는 교수들의 사명이 더욱 중요하다는 주장도 나왔다. 페른하우트 회장은 “기독교대학 교수들은 지식의 근본이 하나님께 속해 있다는 사실을 드러낼 수 있어야 한다”며 선교적 교수의 역할을 강조했다. 그는 “기독교대학의 존재 목적은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고 다음세대를 기독교적 가치관으로 길러내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행사하도록 하는데 있다”며 “세월이 흘러도 변함없는 기독교대학의 정체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사명을 명확히 해야 하고 대학 구성원들은 학교의 설립정신과 사명선언을 숙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교수 채용 역시 기독교적 사명선언에 입각해야 한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기독교대학에서 헌신하기로 마음먹은 교수라면 당연히 기독교적 가치관으로 무장되어야 한다는 뜻이다.

기독교대학이 정체성을 유지하고 교육목표를 실현하는 과정에서 세상에 기독교 인재를 배출할 수 있다면 이와 함께 대학을 통해 교회의 개혁도 가능하다는 주장도 나왔다.

페리 글랜저 교수는 “기독교대학은 영구적인 내적 혁신을 통해 대학이 속한 교회의 영구적인 개혁의 도구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국제기독교대학협의회 관계자들과 컨퍼런스 참석자들은 10년 만에 국제행사를 열게 해준 백석대학교를 통해 기독교대학의 해법을 찾기도 했다. 백석대학교는 1976년 기독교 정신으로 설립, 지난 40년 간 ‘기독교대학의 글로벌 리더’를 지향하며 명문 기독교사학으로 책임과 사명을 감당하고 있다.

백석대는 학교의 설립정신을 전 학문의 영역에 적용하기 위한 노력을 백석정신아카데미를 통해 전개하고 있으며, 일반학과 교수들도 설립정신과 기독교정체성에 공감하도록 ‘신앙과 학문세미나’ 등을 열어 정착시켜 나가고 있다. 예배를 비롯해 기초신앙교육과 기독교 봉사활동 등 다양한 기독교교육을 실천하는 백석대학교의 노하우에 오히려 참가자들이 많은 것을 배웠다고 고백했다.

백석대학교의 설립정신에 감동을 받은 세계 유수의 대학 30여 곳은 지난 2일 백석대학교와 학술교류협정을 체결하면서 지속적인 교류를 약속하기도 했다. 헝가리 개혁교회 카롤리 가스파르대학교 피터 벨라르 총장은 “기독교대학으로 정체성을 잃지 않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는 백석대학교에 감명을 받았다”고 말했다.

페른하우트 회장 역시 “아시아에서도 한국처럼 기독교대학의 영향력이 막강한 곳은 없다”며 “아시아 지역 기독교대학 교육을 선도하는 역할을 한국 기독교대학이 맡아주길 바란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한편, 4박 5일의 바쁜 일정 속에서도 국제기독교대학협의회 컨퍼런스 참석자들은 지난 1일 천안에 위치한 독립기념관을 방문, 한국의 식민역사와 독립운동에 대한 설명을 들으며, 깊은 공감을 표했다. 독립기념관 관계자는 “일부 나라에서 온 교수들은 자국의 역사도 과거 제국주의에 의한 식민지 시기를 겪었으며 나라를 되찾기 위한 독립운동을 했다는 한국 역사와 공통점을 발견하고 평화와 자유의 중요성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날 저녁 참석자들은 백석홀에서 열린 캠퍼스 비전예배에 참석해 특송을 전하고, 한국 대학생들의 뜨거운 찬양과 예배를 통해 선교의 비전도 확인했다.

국제기독교대학협의회는 볼리비아, 브라질, 홍콩, 파키스탄, 남아공, 네덜란드 등 전 세계 30여개 나라에 세워진 기독교대학들이 회원으로 가입되어 있으며, 신학교육기관을 넘어 과학대학, 정보기술대학, 종합대학 등 다양한 학문을 중심으로 한 대학들이 선교와 복음전파를 목적으로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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