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3-바른 말 바로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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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바른 말 바로쓰기
  • 승인 2003.09.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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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호(記號)와 번호(番號)는 구분하여 써야 한다.
교회에서는 직분자를, 교단총회에서는 회장단을, 국가에서는 대선과 총선 후보를 선출할 때 그 후보자나 정당(政黨)이 복수(複數)인 경우에 이를 구분키 위해 후보별 지정번호인 기호 1번, 2번, 3번 등을 부여하여 선거과정에 필요한 서식, 투표용지, 현수막 등에 표지(標識)하여 그 후보자나 정당에 연계하여 사용하는데 여기에서, <기호>와 <번호>를 구분 없이 쓰는 착오가 있다.

그 보기로, <기호>라는 말을 표기하고도 실제는 기호가 아닌 <번호>의 실수문자(實數文字)를 표기하는, 타성에 젖은 관행적 사용은 바로 잡아야 한다.

기호와 번호의 개념차이는, <기호>(記號)란, “어떤 개념을 간접적 또는 상징적으로 나타내기 위한 넓은 의미의 문자이기는 하나 이것은 부호(符號)로서 개념이나 수식(數式), 명제(命題) 따위를, 문자적 음운요소(音韻要素)(ㄱ+ㅏ=가)가 아닌 부호적 형태인 <+, -, ♀, ♂, ←, =, ♡,∥, ( ) ,∵, …> 등으로 뜻을 나타내고, <번호>(番號)는 사물의 직접적인 의미와 차례나 수량을 나타내는 수리(數理)적 실제의 문자를 말하는 것이다.

따라서 이 두 용어는 혼용할 수 없는 개념의 차이가 있는 것을 유념해야 한다. 광복 후 서구 민주주의 제도도입과 대의정치 시행에 따른 총선을 실시할 때 당시의 선거인의 문맹률(文盲率)로 문자해독이 어려워 후보별로 <기호>를 매겨 그 후보자를 판단하게 하였는데, 그 후보자의 차례번호를 아라비아 숫자로 <번호 1 번>으로 매기지 못하고, <기호>라고 표기하여 막대표 하나를 <1>로 나타내는 <기호 Ⅰ 번>으로, <번호 2 번>을 <기호 Ⅱ 번> 등의 부호로 차례를 표시하여 후보의 실인(實人))을 대신케 하였다. 그 때 경우에 쓰던 <기호>라는 말을 지금도 그대로 쓰고 있을 뿐 아니라, 지시어는 <기호>로 하고 차례표시는 문자번호 <1>,<2> 등을 쓰고 있는 것은 더욱 부자연스럽다.

이것을 문맹(文盲)이 해소된 오늘의 시점에 와서 선거 유인물 등에 번호숫자는 수리문자, 1, 2로 표시하고 그 숫자를 지시하는 언어는 <기호>라고 쓰는 습관은 시정해야 하되, 이것을 <기호 Ⅱ 번>이라면 <번호 2 번>, <번호 3 번> 등으로 표현하면 되는 것이다. <번호>라고 기술하고 숫자로 표시해야 “차례”의 개념과 수(數)적 개념이 나타나는 것이다. 특히 오늘과 같은 지식정보와 첨단기술 시대에 일반사회의 선거문화에서나, 교회내의 선거제도 실천에서 <기호>는 <번호>로 시정하여 건전하고 합리적인 교회언어문화 창조에 힘써 교회갱신을 도모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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