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 유권자 한 곳으로 모아야 … ‘합당’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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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 유권자 한 곳으로 모아야 … ‘합당’ 절실”
  • 정하라 기자
  • 승인 2016.03.29 1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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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D-10, 기독교정당 원내 진출 가능할까?

기독교 색채 띤 정당만 세곳…이면에는 기득권 싸움
최소 3% 득표율 확보해야 ‘기독정당’ 원내 진출 가능

4.13 총선을 열흘 앞에 두고 기독교 정당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길거리 곳곳에는 기독교 정당을 홍보하는 각종 현수막이 붙여있고, 1,000만인 서명운동을 전개하는 등 기독교인들이 표심을 얻기 위한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기독교 색채를 띤 정당은 이미 세 곳이 선관위에 등록을 마친 상태다. 860만 기독교인의 결집력을 표방하며, 영향력을 과시하고 있는 만큼 기독교 정당들이 이번 총선에서 얼마나 많은 표를 가져갈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 이윤석 의원이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하고 기독자유당에 입당하면서, 기독당 원내 진출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이 의원은 지난 28일 63빌딩 그랜드볼룸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동성애와 이슬람 퇴치에 적극 나서겠다”고 밝혔다.

#‘기독’ 정당…어딜 찍어야 하나

기독교 정치 참여에 대한 찬반논란이 계속 일고 있고, 정당마저 여러 갈래로 나뉜 상황에서 원내 진출의 성공 여부는 미지수다. 이들 정당은 ‘동성애와 이슬람’ 저지를 내걸고 있지만 지난 2004부터 2012년까지 3회 연속 국회 진출에 실패했던 경험에 비추어볼 때, 이러한 이유만으로 표를 주기에는 명분이 다소 빈약하다. 더욱이 특별한 이유가 없는 기독교 정당의 분열은 선거에 참여하는 기독교인 유권자들의 혼란만을 가중시킬 수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선거관리위원회에는 기독교 색채를 띤 정당이 3곳 등록했다. 전면에 ‘기독’이라는 이름을 내세운 정당은 총 2곳으로 전광훈 목사가 이끄는 ‘기독자유당’과 박두식 목사가 이끄는 ‘기독민주당’이 있다. 또 다른 기독교 정당으로는 ‘진리대한당’이 있다. 역대 총선 득표율을 보면 사실상 통합을 해도 원내 진출이 가능한 3%의 득표율을 얻기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투표용지에 ‘기독’이라는 이름이 들어간 정당이 두 곳이 찍힐 경우 이를 접하는 기독교인들은 더욱 큰 혼란을 겪을 수밖에 없다. 기독교 정당의 필요성에 공감하는 기독교인들의 표심을 하나로 모으기 위해서는 합당은 필수적 요건이다. 

한국교회언론회(대표:유만석 목사)는 논평을 통해 “기독교를 표방하는 여러 당의 출현은 성도들을 혼란스럽게 하고, 등을 돌리게 하는 것”이라며, “조건 없이 기독교 이름으로 하나가 되지 않으면, 기독교인들의 지지를 받기는 더욱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교회연합 대표회장 조일래 목사(전 기성 총회장)는 “기독교 정당들이 하나로 합해지지 않으면 기독교인으로부터 지지받기 어려울 뿐 아니라 불신자들로부터도 외면을 당할 것”이라며, “범기독교적으로 지지를 받는 정당을 중심으로 하나가 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전했다.

그렇다면, 이번 총선에서 기독교 정당들의 합당은 가능할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불가능하다. 정당의 합당은 정당법 제11조 제2항에 의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등록, 신고함으로써 성립된다. 하지만 공직선거의 선거기간 개시일부터 동 선거일까지 사이에 정당이 합당될 때는 선거일 후 20일에 그 효력이 발생된다.  

기독자유당과 기독민주당이 지역구 후보는 내지 않고, 비례대표로만 선거에 참여하기 때문에 후보자 사퇴도 불가능하다. 지난 24~25일까지 진행된 비례대표 후보자 등록 마감일도 지났다. 투표용지 인쇄가 진행되는 오는 4월 4일까지, 어느 당이 해산을 한다고 해도 정당법에 의거해 정당명은 자동으로 투표용지에 기재된다. 이미 합당의 마지노선이 지났기 때문에, 합당을 하거나 후보자 사퇴는 불가능하다는 이야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례후보 등록이 끝난 지금까지, 합당을 이뤄내지 못한 것은 정책의 차이라기보다는 이권 다툼 때문이라는 시각이 높다. 한국교회 교단의 교파의 분열이 비단 신학적 논란에만 있지 않듯 정당의 합당에 있어도, 한국교회의 공익이 우선되기보다 ‘자리다툼’이 우위에 있다는 것.

기독자유당 박원영 목사는 “통합을 추진하고 싶고,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상대 당의 요구가 너무 커서 합당을 하기엔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또한 그는 “한국교회의 대표적 연합기관들이 지지하고 함께하는 단체는 우리당인데, 정당하지 않은 요구에 응할 수 없었다”며 합당의 시도가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어려웠음을 설명했다.

기독민주당 대표 박두식 목사는 “무리한 조건을 제시한 적은 없다. 다만 서로가 요구하는 조건이 맞지 않았던 것일 뿐”이라며, “합당을 하기엔 시간이 너무 늦었고 지금은 선거에 몰입해야 할 때”라는 입장을 전했다. 

#‘골든타임’이미 지나, 선거운동 전력할 때

이번 총선에서 의석을 얻지 못하고 득표율 3%의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하면, 기독교적 정당은 활동 자체가 어렵다. 역대 기독교 정당들의 결과를 종합해 볼 때 3%는 결코 쉽지 않은 득표율이라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2004년 처음 창당된 ‘한국기독당’은 1.07%(22만 8,837표)에 그쳤다. 2008년 18대 총선에는 ‘기독사랑실천당’이 2.59%(44만 3,775표)로 역대 최고 지지율을 기록했지만, 19대 총선에서는 ‘기독자유민주당’과 ‘한국기독당’이 따로 출마해 두 당의 지지율을 합쳐도 2%가 되지 않는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지난 선거를 기준으로 비례대표를 내기 위한 기준인 3%는 50만 표에 해당한다. 투표율이 50%라고 가정할 때, ‘기독자유당’의 목표치인 5석을 얻기 위해서는 150만 표 이상을 얻어야 한다. 하지만 현재 기독교 정신을 표방하는 당이 세 곳으로 나뉘어 있어, 기존 지지층의 표를 확보하는 것조차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러한 경험에도 불구하고 20대 총선에서 기독의원이 배출될 것이라는 교계의 염원은 커지고 있다. 

과거와 달리 동성애를 포함한 포괄적 차별금지법의 반대와 최근 급격히 세력이 커지고 있는 이슬람 확산에 대한 위기의식을 가진 보수 기독교인 계층의 지지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한국 기독교의 미래를 결정하는 것은 이제 기독교인 유권자들의 손에 달려있다. 각 당이 지닌 가치와 배경, 공약을 꼼꼼히 비교하고 체크함으로써 다가올 총선에서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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