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아도 너무 많아, 신학교 구조조정 불가피하다

신학교육이 변해야 한국교회가 산다 ③ 신학교육기관 난립 대책은? 이인창 기자l승인2016.03.16 14:23:01l수정2016.03.16 14:27l1344호

크게

작게

메일

인쇄

신고

2005년 통계청이 조사한 한국 개신교 인구는 862만명에 달한다. 이 수치 안에는 한국교회 공교단이 이단으로 규정하고 있는 신천지증거장막성전, 천부교, 여호와의증인, 하나님의교회 심지어 통일교까지 포함돼 있다.

이단으로 규정된 단체들의 신도들을 100~150만명 정도로 본다면, 우리가 생각하는 개신교 인구는 훨씬 적다는 말이 된다. 10년만인 올해 9월 개신교 인구수가 발표될 예정이지만, 교인 수는 감소할 것이 유력하다.

개신교 인구수는 1990년대 정점을 찍고 2000년대 중반부터 감소 분위기로 돌아서고 있지만, 오히려 목회자 수는 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 2011년 종교현황 자료에 따르면 한국교회 전체 교회는 7만개, 목회자 수는 14만명 정도로 보고 있다. 또한 비공식 통계로 신학교를 졸업하는 목사 후보생이 적게는 7천명, 많게는 1만명이나 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야말로 어마어마하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자연히 최근 여러 해 동안 목회자 과잉공급과 이에 따른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난 3년간 신학대학원에 지원하는 학생들의 수가 줄어들고 있는 추세가 확인되고 있지만, 당분간은 목회 현장에서 요구되는 인원보다 더 많은 졸업생이 계속해서 배출될 전망이다.

조금 더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예장 통합과 합동총회는 한해 각각 1천여명, 기독교대한감리회는 5백여명, 예장 대신총회 3백여명 정도가 한 해 신대원을 졸업하고 목사안수를 준비하고 있다. 교세가 큰 네 교단만 합쳐도 한해 3천명 가까이 목회 후보자들을 배출하고 있는 것이다. 예장 고신, 합신, 기장, 기성, 기하성, 기침 등 주요 교단들의 배출 인원까지 더하면 전체 합계는 더 커진다.

더욱이 정확한 숫자조차 파악되지 않은 무수한 군소교단들이 제대로 된 교육 시스템과 교수진을 갖추지 못한 채 양산하고 있는 인원들까지 포함하면 한 해 7천~1만 명의 예비 목회자가 나온다는 추산은 결코 무리가 아니다.

▲ 한국교회 주요 교단뿐 아니라 군소교단까지 한해 신학교를 졸업하는 예비 목회자 후보생이 7000~1만명으로 추산되고 있다. 목회자 양성 시스템에 대한 구조변화가 시급하다.

다양한 목회자 양성 시스템
현재 한국교회 주요 교단들이 목회자를 양성하는 교육 시스템은 몇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첫째는 바로 교단이 직영하고 있는 대표 신학교 산하에 목회자 양성을 위한 정규과정(M.Div)을 운영하고 있는 신학대학원이다. 또 그 교육시스템 안에는 인가 교육과정은 아니지만 목회연구과정도 두고 있다. 이곳을 수료해도 신대원을 졸업하는 것과 같은 자격으로 안수를 주고 있다.

또 다른 형태는 교단에서 인준하는 교육부 인가 지방신학교 신대원과 비인가 신학교이다. 예장 통합의 경우, 장신대를 제외한 인가 지방신학교 신대원은 서울장신대, 한일장신대, 부산장신대, 호남신대, 영남신대 등 6곳이다.

예장 합동의 경우는 인가 신학교가 총신대 외에 광신대, 대신대, 칼빈대가 있으며, 8곳의 비인가 신학교도 지방에 두고 있다. 감리교의 경우는 감신대 외에도 목원대, 협성대를 두고 있으며, 지난해 예장백석과 대신교단이 통합한 대신총회는 백석대 신대원, 안양대 신대원 외에도 노회가 운영하는 10여개 이상의 비인가 지방신학교를 교단에서 인정하는 교육기관으로 두고 있다.

지방신학교의 경우 자체적으로 목사안수를 주는 곳도 있지만, 부교역자 양성을 위한 특화된 교육을 실시하는 곳도 있다. 각 지방에서 필요한 부교역자 양성을 위해 해당 지역에 신학교육 기관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기성총회가 인준하고 있는 지방교역자양성원이 바로 이런 교육기관이다. 양성원 등 교육과정을 마친 부교역자들도 교단 산하 신학교 연구과정을 거치면 목사안수를 받을 자격이 주어지기도 한다.

몇몇 교단들이 두고 있는 성서신학원도 평신도 신학교육 과정이기도 하면서 부교역자를 양성을 위한 역할도 하고 있다.

중장기적으로 볼 때 지방신학교이든 부교역자 양성 교육기관이든 교육경쟁력 약화와 학생수 감소로 구조조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교인 수 100명이 채 안 되는 교회가 담임목회자, 또는 부교역자를 청빙하더라도 수십 통의 지원자 이력서가 도착할 정도로 임지는 부족하다. 이런 가운데 예비 사역자들이 대책 없이 증가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다.

신대원 400곳, 인가 학교 20%도 안 돼
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 정재영 교수가 연구조사 한 바에 따르면, 1990년대 초 신학교는 약 250개 수준이었다. 2014년 기준으로 근래에는 400여개에 달하고 있다. 20여년 전 당시 전체 신학교 중 인가 신학교는 18개, 대학 학력이 인정돼 대학원 진학을 할 수 있는 학교까지 합하면 42개였다. 학력이 인정되는 학교는 채 20%가 되지 못했다.

지금은 400여개 신학교 중 인가받은 곳은 57개교, 나머지는 모두 비인가 신학교라 할 수 있다. 인가 신학교가 늘어난 것은 1997년 학부과정 없이도 전문인을 양성할 수 있도록 신설된 대학원대학교의 영향으로 보인다. 제도가 생긴 이후 세워진 신학대학원대학교는 20여개 가량 된다.

정 교수가 조사한 자료에서 비인가 신학교 가운데 150여개는 소재파악이 되지만 나머지 200여 곳은 그마저도 안 되고 있는 실정이다. 인터넷이 보편화되면서는 사이버신학교까지 난립하는 데다, 미국 등 해외 신학교들까지 한국 내 분교 설립에 나서고 있어 목회 일선에 배출되는 사역자 증가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계속해서 신학교들이 늘어나고 있고, 동시에 모집되는 학생이 줄면서 지방신학교들은 이중고를 겪고 있다. 교단 안에서 운영되고 있는 이른 바 인준 신학교와 지방신학교 간 통폐합 논의가 끊이지 않는 것은 이 때문이다. 목회현장에서 수용할 수 있는 사역자는 한계가 있는데, 무턱대고 졸업만 시키는 것은 문제라는 인식도 교단 안에서 확산되고 있다. 합동총회 인준 비인가 지방신학교 중 한 곳은 한때 수백명에 졸업생을 배출하기도 했지만, 최근에는 불과 20여명만 졸업시켰다고 한다. 다른 교단 한 지방신학교는 단 한명의 배출하지 못해 올해 졸업식을 취소한 곳도 있다.

일부 지방신학교들의 경우 교단 지도를 제대로 받지 않고 불투명하게 운영하거나 불법적으로 목사안수를 주는 경우도 나타나 문제가 되고 있다.

신학교 문제, 어떤 타개책을 쓸 것인가
신학교 문제, 특히 목회자 수급문제는 교단과 관련해 여러 가지로 얽히고설켜 해결이 쉽지 않다. 오죽하면 한국교회가 가진 목회현장의 고질적 문제는 신학교 문제부터 해결하면 된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벌써 교단 안에서는 신대원 통폐합 논의가 오래 전부터 진행되고 있다. 예장 통합은 7개 신대원 통폐합 안이 정기총회 정식 안건으로 상정되기도 했다, 최종적으로는 가결되지 못했지만 이와 관련된 연구가 계속되고 있다.

기하성 여의도순복음총회는 작년 정기총회에서 14개 신학교를 재정비하기로 하고 신학교 통폐합 전권위원회를 신설했다. 올해 5월 정기총회에서 위원회 보고 결과가 관심이다. 기성총회는 지방교역자양성원 학생 수가 줄어들면서 운영이 어려워짐에 따라 양성원 통폐합 기준을 마련하는 데 공감대를 가지고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이미 학교를 통폐합한 사례도 있다.

기독교한국침례회는 2006년 수도침례신학교를 통합해 교단 단일 신학대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예장 고신총회의 경우도 기존 지방신학교를 천안 고려신학대학원으로 일원화해 목회자를 배출하고 있다.

고려신학대학원 원장 변종길 교수는 “매년 교단에서 필요한 사역자를 120여명으로 파악, 이에 맞춰 졸업생을 배출하고 있어 임지를 찾지 못하는 졸업생들이 많지 않다. 오히려 능력 있는 사역자를 더 보내달라는 요청이 늘고 있는 상황”이라고 신학교육 체계 단일화의 장점을 강조했다.

아무리 장점도 있고, 필요성이 인정된다 하더라도 지방신학교 직원과 교수의 고용, 건물 등 부동산 처분, 학교 역사와 동문관계 등의 여러 사안들을 고려하면 통폐합은 더 큰 혼란을 가져올 수도 있다. 통폐합이 반드시 필요하다면 감당해야 하겠지만, 우선 학교 간 상생방안, 학교 경쟁력 강화 등을 모색하는 것이 수순일 것이다.

비인가 지방신학교에서 통제 없이 안수를 주는 것에 대해서는 교단 차원의 개혁 의지가 중요하다. 교단이 지방 신학교를 제대로 관리감독 하는 것은 물론, 지도를 따르지 않을 경우에는 인준을 취소하는 단호한 조치까지 고려해야 한다.

또 지방신학교가 목회자 수급을 원할 경우에는 자격을 갖춘 목회자를 배출할 수 있도록 대학원대학교를 설립해 경쟁력과 자격을 갖추고 안수를 주는 것도 적극 검토될 필요가 있다. 무자격 목회자 배출보다 교단과 한국교회에 더 긍정적일 것이다. 무엇보다 교단 차원에서 필요한 사역자 인원을 파악해  신학교 정원을 조절하는 등의 중장기 정책과 계획이 요구된다.

실천신대 정재영 교수는 “초교파적인 기구를 설립해 신학교육 방향과 목회자 수급과 분배문제를 함께 논의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면서 “신학교들 간 협의체를 통해 신학교 실사를 거쳐 인증제를 도입함으로써 신학교 신뢰도를 높일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실제 미국 신학교들의 경우 미국신학교협의회(ATS:Association Theological Schools)를 구성해 이런 역할을 하고 있다.

이인창 기자  tackle21@igoodnews.net
<저작권자 © 아이굿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인창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기기사

기사 댓글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0 / 최대 400byte

숫자를 입력해주세요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합니다.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이메일무단수집거부청소년보호정책
제호 : 기독교연합신문사 아이굿뉴스 | 서울시 서초구 효령로 118 | 전화번호 02)585-2751~3 | 팩스 : 02)585-6683
인터넷신문등록번호:서울아04554 | 등록일자 : 2017년 6월 2일 | 발행인:장종현 | 편집인 이찬규 | 청소년보호책임자:이인창
Copyright © 2017 The United Christian Newspaper. All rights reserved. Mail to igoodnews@igoodnews.net
아이굿뉴스를 통해 제공되는 모든 콘텐츠는 무단 사용, 복사, 배포시 저작권법에 저해되며,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