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피우지도 못한 채 져버린 청춘들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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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피우지도 못한 채 져버린 청춘들의 이야기”
  • 정하라 기자
  • 승인 2016.02.22 1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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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강점기 배경으로 다룬 영화 ‘동주’-‘귀향’ 개막

암울한 시대적 비극 앞에 꽃도 피워보지 못한 채 저버린 청춘들을 그린 영화들이 잇따라 개봉해 눈길을 끈다.

먼저 지난 16일 민족시인 윤동주의 서거 71주기를 맞아 시인의 삶을 조명한 영화 ‘동주’가 지난 17일 개봉한데 이어, 뮤지컬 ‘윤동주 별을 쏘다’가 3년 만에 앙코르 공연으로 찾아왔다. 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 ‘귀향’이 지난 24일 스크린 문을 두드린다.

최근 일본 정부의 역사 왜곡 문제가 도를 넘어서고 있고, 한국과 일본정부의 위안부 합의가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때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한 이들 작품에 많은 이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영화 ‘동주’는 윤동주가 정들었던 고향을 떠나고 창씨개명을 선택해야 했던 연희전문학교 시절 등 생애 가장 중요한 사건들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그려 나간다. 특히 평생의 친구이자 라이벌이었던 시인 윤동주와 독립운동가 송몽규의 이야기를 조명했다는 점에서 더욱 색다르다.

비록 후세에 널리 기억되지는 못했지만, 적극적인 투쟁에 나선 송몽규의 삶은 윤동주의 삶과 대비되면서도 묘한 조화를 이뤄낸다. 영화는 윤동주(강하늘 분)와 송몽규(박정민 분)가 일본 후쿠오카 감옥에서 취조 받는 장면으로 시작해 그들이 일제의 생체실험으로 생을 마감하던 순간까지를 그렸다.

서울예술단의 창작가무극 ‘윤동주, 달을 쏘다’에서는 민족적 고통 속에 자유와 독립을 꿈꾸었던 청년들의 이야기와 순수한 영혼을 노래한 윤동주의 시들이 노래와 함께 춤으로 어우러진 아름다운 공연을 선사한다. 공연은 풍요로웠던 연희전문학교 시절에서부터 일제강점기까지의 주인공 윤동주의 세밀한 내적 변화와 감정들을 잘 표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한 청년 지식인으로써 혼란스러운 시대를 향한 끊임없는 개탄과 짓밟힌 현실에 고뇌하는 청년 윤동주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서울예술단의 창작가무극 ‘윤동주, 달을 쏘다.’는 2016년 3월 20일부터 27일까지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공연한다.

영화 ‘귀향’은 열 여섯 나이에 위안부로 강제 동원되어 가까스로 탈출한 강일출 할머니의 실화를 담았다. 영화는 1943년, 열네 살의 어린 나이에 영문도 모른 채 일본군 손에 이끌려 가족의 품을 떠나게 된 열네살 소녀 정민(강하나 분)과 소녀들의 이야기를 피해 여성들의 관점에서 다시 조명한다.

귀향은 여러 차례의 투자 거절로 오랜 기간 빛을 보지 못하다가 국민들의 자발적 참여(크라우드 펀딩) 방식으로 제작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국내와 일본과 미국, 전 세계 각지에서 모아진 12억 원에 13억 원이 추가된 25억 원의 순제작비를 들여 완성됐다.

수많은 상업 영화들이 히트를 치고 있는 상황에서 ‘동주’와 ‘귀향’의 개봉은 10대부터 노년층까지 다양한 계층의 관객들의 관심을 모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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