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임에게 ‘아버지’와 같은 은퇴목회자가 되어달라”
상태바
“후임에게 ‘아버지’와 같은 은퇴목회자가 되어달라”
  • 정하라 기자
  • 승인 2016.01.08 14:3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복협 1월 조찬기도회 및 발표회 ‘새해와 여생의 소원과 기도’ 개최

“아버지와 같은 원로목사가 되십시오. 원로목사와 담임목사의 관계가 부자와 같은 관계일 때 이상적이고 성공적이 됩니다. 언제나 아버지의 마음으로 담임목사에게 비판보다 칭찬을, 책망보다 조언을, 불평보다 위로를 전하십시오.”

▲ 한국복음주의협의회 조찬기도회 및 발표회가 8일 오전 7시 온누리교회에서 ‘새해와 여생의 소원과 기도’라는 주제로 개최됐다.

한국복음주의협의회(회장:김명혁 목사) 조찬기도회 및 발표회가 지난 8일 온누리교회에서 ‘새해와 여생의 소원과 기도’라는 주제로 개최됐다. 이날 발표회에서는 은퇴했거나 은퇴를 앞둔 목회자들이 여생의 소원과 기도제목, 한국교회를 향한 바람을 밝혔다. 여기에 은퇴 목회자들의 진솔한 조언이 더해져 잔잔한 감동을 주었다.

당부의 말을 전한 림인식 목사(노량진교회 원로)는 “예수님께서는 교회 시무도 강단 설교도 한 일이 없으셨다. 오히려 시간, 공간, 인종, 격식을 초월한 목회를 하셨다”며 “은퇴하는 것은 제도적 목회인 교회와 강단목회에서 벗어나 예수님께서 하신 본질적 목회로 돌아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울타리에만 갇혀 초월 목회를 잃어버린 목회들은 현대인들에게 아무런 영향도 줄 수 없다”며 “은퇴를 ‘목사 은퇴’로 여기는 것이 아니라, 초월 목회로 건강과 기능이 가능한 때까지 선배들을 본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림 목사는 원로목사가 ‘아버지와 같은’ 마음으로 후임 목회자를 대할 것을 요청했다. “원로목사가 담임목사에게 비판보다 칭찬을, 책망보다 조언을, 불평보다 위로를, 절망보다 희망을 던져주면 아버지 같은 원로목사”라고 강조한 그는 “단점이 보이지 않는 것처럼 이해하고 덮어주고 물어올 때만 도움을 주라”고 전했다.

또한 “원로 목사가 되는 것도 쉽지 않지만, 된 후에 해를 거듭할수록 신뢰와 존경을 쌓는 것은 더욱 어렵다. 그러나 친정 같은 원로목사는 날이 갈수록 존경의 대상이 된다”며 후임목사를 지나치게 간섭하기보다 위로하고 격려할 것을 조언했다.

이어 최근 은퇴했거나 은퇴를 앞둔 목회자로 한국교회 안팎에서 활발한 활동을 벌여온 박종화 목사(경동교회 원로), 이정익 목사(신촌성결교회), 전병금 목사(강남교회)가 발표자로 나섰다. 박종화 목사는 “1999년 시작한 목회 사역을 돌아보면 모든 것이 은혜였다”며 “은퇴로 인한 ‘허전함’이 있을 것이라 확신하지만, 일상의 평범 속으로 해방받는 자유도 기쁨이 크다는 점이 고맙다”며 지난 목회 사역을 감사로 회고했다.

한국교회에 남겨진 과제로는 ‘일치와 연합’을 강조했다. 그는 “교단총회 총무직을 수행하면서 ‘교회 정치’가 일종의 필요악임을 경험했다”면서 “한국교회의 진정한 연합과 일치를 위해 교권주의를 내려놓고 평화 공존적 일치를 이루면 좋겠다”고 밝혔다.

금년 4월 은퇴식을 앞둔 전병금 목사는 한국교회가 ‘순교정신’으로 복음의 본질 회복할 것을 요청했다. 전 목사는 “지난 45년간 목회 시간은 모든 것이 감사와 분에 넘친 은혜의 시간”이라며 “‘코람데오’ 정신으로 말씀과 기도의 경건생활을 늦추지 않고, 늘 주변의 이웃을 돌보며 섬기는 생활을 계속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와 동시에 “아쉬운 마음과 송구스러운 마음도 가눌 길이 없다”고 전한 그는 “교회를 지도하고 사회에 모범이 돼야 할 교계 지도자들의 일탈 사건이 하루가 무섭게 터지고 있는 것을 볼 때 마음이 편치 않다”며 동시대를 살아온 목회자로서 책임의식을 전했다.

또한 “한국교회가 교회의 본질을 다시 회복하고 순교정신으로 재무장하며 다시 일어서야 할 것”이라며 “앞으로 진보와 보수가 하나의 연합기구를 이루어 소외된 이들을 섬기는 일에 함께 해나가기를 기도한다”고 당부했다.

이정익 목사(신촌성결교회)는 은퇴 이후 삶의 기대로 “목회를 하면서 개인생활이 없었고 가정 돌봄에도 소홀했다”며 “개인적인 삶을 즐기고 가정을 챙기며, 넓은 공부를 하기 원한다. 이것이 가장 큰 기도제목이자 꿈”이라고 전했다. 이어 “분별력 있는 원로목사의 기득권을 버리고 후임자에 대한 지나친 기대도 버리자. 노력도 지나친 욕망도 버리자. 교계를 위해 섬김을 위한 조그마한 역할을 하자는 것이 여생의 목표”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발표회 직후 임시총회가 진행됐으며, 사역 및 재정보고 후에 회원들의 추대로 김명혁 목사의 회장 재연임이 결의됐다. 

▲ 한국복음주의협의회 조찬기도회 및 발표회가 8일 오전 7시 온누리교회에서 ‘새해와 여생의 소원과 기도’라는 주제로 개최됐다. 이날 기도회 시간에서 한복협 위원들이 함께 손을 맞잡고 기도하는 시간을 가졌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