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가족의 생명은 지금도 뛰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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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가족의 생명은 지금도 뛰고 있어요”
  • 정하라 기자
  • 승인 2015.12.15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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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 뇌사 장기기증인 유가족 모임 2015 송년의 밤 행사

생명을 선물하고 떠난 이들의 아름다운 이야기가 다시 조명됐다. (재)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이사장:박진탁, 이하 본부)는 지난 9일 서울 중구 프라자호텔에서 뇌사 장기기증인 유가족 모임 ‘도너패밀리를 위한 2015년 송년의 밤 행사’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는 지난 9일 서울 중구 프라자호텔에서 뇌사 장기기증인 유가족 모임 ‘도너패밀리를 위한 2015년 송년의 밤 행사’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사진제공: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

질병관리본부와 한화생명의 후원으로 열린 이번 송년의 밤 행사는 기증인들이 더욱 생각나는 연말을 맞아 도너패밀리(Donor Family)들을 위로하고, 이들에게 따뜻한 선물을 전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번 행사에는 유가족 67가족 145명이 참석했으며 뇌사자로부터 장기를 이식받고 건강하게 생활하고 있는 이식인들도 9명 참석해 유가족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특히 지난 2009년 갑작스런 뇌출혈로 세상을 떠난 故 김은정 씨의 부모인 김경수, 정금하 씨가 참석해 이식인들에게 정성이 담긴 선물을 전했다. 바로 김 씨의 어머니인 정금하 씨가 직접 뜬 목도리다.

정금하 씨는 “은정이가 세상을 떠나기 전, 목도리를 떠달라고 이야기했었는데, 그 바람을 들어주지 못해 마음이 계속 아팠다”며 “비록 은정이는 내가 떠 준 목도리를 해보지도 못하고 세상을 떠났지만, 은정이와 같은 기증인들의 생명을 이어받아 살고 있는 이식인들에게 목도리를 걸어줄 수 있게 되어 큰 위로가 된다”고 전했다. 정 씨가 지난 9월부터 손수 뜬 9개의 목도리는 이식인 9명에게 전달됐다.

이날 뇌사 장기기증인을 통해 새로운 삶을 찾은 9명의 이식인들이 유가족들에게 감사인사를 전해 눈길을 끌었다. 이들은 각 간과 신장, 심장, 췌장, 각막 등을 이식받아 건강한 삶을 되찾았다.

지난 2000년 7월 뇌사자로부터 신장과 췌장을 동시에 이식받은 송범식 씨는 “샤워를 할 때마다 이식받은 신장이 있는 위치를 쓰다듬으며 기증인의 사랑을 마음에 되새긴다”며 “기증인의 사랑으로 인해 다시 시작된 삶이기에 책임감을 가지고 나보다 더 어려운 이들을 위해 살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소감을 전했다.

또 지난 2009년에 기적적으로 심장을 이식받고 새 삶을 살아가고 있는 김현중 씨는 “기증인의 몫까지 열정적이게 살아가며, 기증인에 대한 고마운 마음을 표현하기 위해 심장 이식수술을 받은 환자들의 모임인 '다시 뛰는 심장으로'의 경기지역 회장을 맡으며 활동하고 있다”며 “이들을 대표해 기증인 가족들에게 정말 감사하다는 인사를 전하고 싶다”는 소감을 전했다.

한편 이번 행사에는 샌드아트 작가 최은준 씨, 배우 이정용 씨, 테너 하만택 씨, 소프라노 김현희 씨가 재능기부로 참여해 뇌사 장기기증인 유가족들에게 따뜻한 연말을 선사했다. 또 축하공연 이외에도 생명을 남기고 떠난 기증인을 기억하기 위한 유가족들의 색 모래 퍼포먼스가 진행됐다.

기증인들이 평소 좋아했던 색의 모래를 투명한 유리병에 담는 순서를 통해 가족들은 먼저 떠나간 기증인을 추억하는 시간을 가졌다. 서정 씨는 “남편이 평소 파란색을 좋아했는데, 살아있을 때에도 바다같이 마음이 넓은 사람이었다”며 “지금은 장기기증을 통해 누군가의 삶 속에서 푸르게 빛나고 있을 남편의 생명을 생각하며 위로를 얻는다”고 말했다.

한편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는 지난 2013년부터 뇌사 장기기증 유가족 예우사업을 시작해 매해 전국적으로 소모임을 진행하며, 1일 추모공원, 연극 공연 및 뇌사 장기기증인 초상화 전시회 등 예우 사업을 꾸준히 펼쳐가고 있다.

박진탁 이사장은 “아름다운 생명나눔의 기적을 선물해 준 우리 사회의 산타클로스와 같은 모든 도너패밀리들에게 따뜻한 연말을 선물하고 싶어 이번 행사를 기획하게 됐다. 앞으로도 본부는 도너패밀리들을 위한 다양한 문화행사와 캠페인을 전개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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