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서 ‘바보의사 장기려’를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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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에서 ‘바보의사 장기려’를 만나다
  • 김목화 기자
  • 승인 2015.12.08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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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故 장기려 박사 서거 20주기를 맞아 고신대학교복음병원에서 장 박사의 어록을 쓴 캘리그라피 전시회가 열렸다. 사진=고신대복음병원 페이스북.

고신대복음병원, ‘故 장기려 박사 서거 20주기 기념식’ 열어

장기려박사기념사업회, 토크콘서트 및 사진전 열어

 

평생을 ‘바보의사’로 살았던 故 장기려 박사의 서거 20주기를 기념해 부산 곳곳에서 그를 기리는 다양한 행사가 열린다.

장기려 박사는 한국전쟁 당시 천막병원(현재 고신대학교복음병원)을 세워 피난민을 무료로 진료하고, 의료시설이 없는 무의촌을 방문해 진료하는 등 소외되고 가난한 사람들을 섬겼던 인물이다.

매년 12월마다 장기려 박사의 유가족과 후학을 초청해 추모행사를 열어 온 고신대학교복음병원(병원장:임학)은 지난 4일 ‘故 장기려 박사 서거 20주기 기념식’을 가졌다.

기념식에서 임학 병원장은 “故 장기려 박사 20주기를 맞아 통해 가난한 환자를 무료로 치료하고 의료보험의 효시인 청십자의료보험조합을 설립한 부산의 인물 장기려 박사를 다시 한번 되새기자”며 “다양한 20주기 추모 행사를 통해 많은 사람들이 장기려 박사의 삶을 재조명하는 시간을 갖길 바란다”고 말했다.

장기려박사기념사업회(이사장:손봉호)는 장기려 박사 20주기를 맞아 16일부터 10일간 다양한 기념 프로젝트를 벌인다. 16일(수영로교회)과 23일(땅끝교회)에는 장 박사를 주제로 한 토크콘서트를 열고, 19일과 20일에는 크리스마스트리축제가 진행되는 광복로 시티스팟에서 콘서트를 연다.

장기려 박사의 당시 활동 사진과 기록 등 그의 삶을 엿볼 수 있는 전시회도 열린다. 고신대학교복음병원과 장기려기념사업회는 병원 중앙로비에 장기려 박사의 어록을 모은 캘리그라피 전시를 조성했다. 또 부산 광복동 트리축제 기간 동안 부산 중구 신창동 BNK부산은행 갤러리에서 장기려 사진 및 친필자료 전시를 진행한다.

성산 장기려 박사는 1928년 경성의학전문학교를 수석으로 졸업 후 평양연합기독병원을 거쳐 김일성 주석의 주치의 겸 김일성대학 의과대학 외과학 교수로 일했다.

한국전쟁 때 처자식을 놔둔 채 아들만 데리고 남한으로 내려왔다. 이후 부산 영도에서 미군 천막을 빌려 무료진료를 시작해, 고신대학교복음병원의 모태가 되었다. 장 박사는 이런 공적을 인정받아 1976년 국민훈장동백장, 1979년 막사이사이상을 받았다.

북에 놔두고 온 아내와 자식을 무척 그리워한 장기려 박사는 정부가 먼저 제안한 이산가족 상봉 기회를 특혜라며 거절하기도 했다. 한평생을 별다른 재산과 집 한 칸 없이 고신대병원 옥탑방에서 기거한 장기려 박사는 1995년 12월 25일 소천했다. 박애와 봉사정신으로 의술을 펼친 장기려 박사는 ‘한국의 슈바이처’, ‘바보 의사’로 불려왔다.

한편, 고신대복음병원은 지난 3월 병원 앞 감천로 구간의 명예도로명인 '장기려 로'를 부산 서구청으로부터 지정받는 등 장기려 박사의 후예로서 그의 정신을 계승하기 위해 해마다 무료의료봉사, 장기려추모예배, 과학기술협의회 독후감 사업, 해외의료나눔 사업 등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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