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애는 죄! But 교회도 반성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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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성애는 죄! But 교회도 반성해야”
  • 손동준 기자
  • 승인 2015.11.10 0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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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 동성애 특별포럼서 이민규 교수 발표
▲ 한국복음주의윤리학회와 현대기독연구원이 공동주관한 동성애 특별포럼이 지난 7일 기독연구원 느헤미야에서 열렸다.

성경은 동성애를 어떻게 말할까. 동성결혼 합법화 이슈가 전 세계를 강타하고 있는 가운데, 동성애를 둘러싸고 격렬한 찬반 논란이 일어나고 있는 한국교회의 상황에서 동성애에 대한 신학적 고찰은 매우 중요한 작업으로 부각되고 있다.

지난 7일 기독연구원 느헤미야에서 열린 동성애 특별포럼에서 한국성서대학교 이민규 교수(신약학)는 최근 들어 대두되고 있는 퀴어신학의 주장을 반박하며 “성경이 동성애를 세밀하게 다루지는 않지만, 문맥을 통해 살펴보면 성경은 동성애를 분명히 죄로 여기고 있다”며 “그러나 동시에 한국교회가 동성애자들을 기도하며 품지 못한 것도 회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이 자리에서 성경에 나타난 동성 간의 성행위와 관련된 7개의 본문을 분석하며 어떤 것이 성경적인 동성애 대책인지 참석자들과 함께 고민하는 시간을 가졌다.

‘성경은 동성애를 어떻게 말하는가’를 주제로 발표한 이민규 교수는 서두에서 “성경에는 동성애라는 용어가 나오지 않는다”며 “그러나 동성애에 관한 내용이 없는 것은 아니다. 성경에 나타난 동성애는 구체적으로 동성 간의 성행위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퀴어신학이나 친동성애적 주장을 하는 이들은 ‘다윗과 요나단’, ‘나오미와 룻’, ‘백부장과 그의 종’, ‘예수와 사랑하는 제자’ 등과 같이 동성 간의 친밀감이 연상되는 내용에서 동성애적인 감정적 끌림과 성적 성향을 읽어내는 경향이 있다”고 소개하며 “그렇지만 실제로 이는 논란의 대상일 뿐 퀴어신학이 학계에서 전반적인 동의를 얻고 있는 상황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먼저 레위기와 관련해 “레위기는 구약에서 동성 성관계가 용인 된 적이 없음을 나타내는 적극적인 실례가 된다”며 ‘너는 여자와 교합함 같이 남자와 교합하지 말라 이는 가증한 일이니라’는 레위기 18장 22절 말씀을 들어 설명했다.

이 교수는 “문맥에서 볼 때 레위기의 일차적인 금지는 우상숭배와 관련된 종교적 남창에 관한 내용일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레위기에서 남자끼리의 성교행위는 남의 아내와의 간통, 며느리와의 성행위, 수간과 함께 사형에 해당하는 성적 범죄에 해당한다. 이는 종교적일 뿐 아니라 윤리적이고 도덕적인 것이 포함된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이어 구약의 ‘창세기 19장과 사사기 19장’에서 소돔인들이 나그네를 환대하지 않고 자신의 욕정을 채우고자 동성 강간으로 욕보이려 한 내용을 소개했다. 당시 룻은 남자를 알지 못하는 두 딸을 대신 줄 터이니 마음대로 하라고 제안했지만 소돔인들은 이를 거부한다. 천사들은 집 문을 부수고 들어오려는 소돔인들의 눈을 멀게 하고 이후 유황불이 비같이 내리는 심판이 소돔에 내려진다.

이 교수는 “흥미롭게도 예레미야서는 소돔의 죄를 구체적인 동성애로 지목하지 않는다”며 “퀴어신학자들은 이점을 들어 소돔의 죄는 동성애가 아니라 나그네에 대한 학대라고 주장한다”고 소개했다. 그러나 이 교수는 “물론 동성애의 죄를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는 것이 동성애가 죄에서 배재됐다는 뜻은 아닐 것”이라며 “강간 행위는 분명히 죄지만 이 또한 언급되지 않는다. 당시 사회적으로 극악무도한 죄로 인식된 행동이라 설명이 불필요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퀴어신학자들은 구약에서 구체적인 아름다운 동성애 내용을 찾기 위해 애를 쓴다. 대표적인 관계가 다윗과 요나단이다. 사무엘하 1장의 ‘내 형 요나단이여 내가 그대를 애통함은 그대는 내게 심히 아름다움이라 그대가 나를 사람함이 기이하여 여인의 사랑보다 더하였도다’의 구절은 언뜻 어떤 색의 안경을 쓰느냐에 따라 달라 보일 수 있음이 틀림없다. 이 교수는 이와 관련해 “전통적인 우정의 관계냐 아니면 동성애의 관계냐는 당시 역사적 문맥에서 보아야 할 것”이라며 “남자와 여자의 역할에 분명한 선을 긋기 좋아했던 보수적인 가부장 사회에 살던 유대인들은 이 내용을 동성애로 본 적이 없다”고 지적했다.

룻과 보아스가 레즈비언 커플이었다는 주장과 관련해서도 “사실 구약은 매우 가부장적이고 보수적인 고대 문화이며 현대사회보다 남녀 간의 연애나 성적 취향 등에 관심은 적다”면서 “동성애적 성향이나 문제를 자세히 다루는 것은 자연스럽지 않았을 것이다. 따라서 동성애 문제는 주로 우상숭배 차원의 이방 문화인 남창의 유입과 관련되어 있지만, 그렇다고 동성애가 결코 허락되었던 적은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러나 이 교수는 “물론 퀴어신학자들의 주장에서도 배울 것이 있다”며 “무엇보다 복음서에서 호모포비아에 대해 문제시 하고 있다는 시실이다. 예수님 당시도 매춘은 율법적으로 범죄였지만 예수님은 그들에게 등을 돌리지 않으셨다. 우선 매춘을 멈추어야 내가 너를 만날 수 있다고 하지 않으셨다”고 지적했다.

또한 “바울은 동성 성행위를 이성애자들 사이에서도 늘 발견되는 일상 죄와 같은 반열에 둔다”며 “동성애는 전반적인 인간의 타락에 관련된 문제이지 특별한 범죄는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 교수는 마지막으로 “인간은 모두 죄인이며 기독교인이라고 죄의 성향이 뿌리 뽑힌 채 살아가는 것은 아니다. 인간은 쉽게 변하지 않으며 넘어지며 배우면서 거룩해지는 것”이라며 “어떤 이의 동성애 성향 자체는 교회에서 이러한 차원에서 용납해 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한 “우리가 동성애자들을 죄인이라고 할 때, 교회가 죄인을 예수님의 방식으로 환영하며 품지 못한 것도 회개해야 한다”며 “우리에겐 그들이 예수님을 답으로 발견할 수 있도록 그들의 친구가 되어 함께 삶의 길을 동행해 주는 모습이 많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포럼은 한국복음주의윤리학회와 현대기독연구원이 공동으로 주관했다. 패널로는 동성애에 대한 찬-반, 교계의 보수-진보를 막론하는 6명의 학자 및 목회자들이 참석했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정원희 연구원은 ‘동성애 현상에 대한 한국 개신교의 반응과 태도’를, 전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 송인규 교수(조직신학)는 ‘기독교 윤리적으로 접근하는 동성애 현상’을, 성공회 길찾는교회 민김종훈 신부는 ‘성소수자와 함께하는 목회적 관점’을, 부산대 길원평 교수(자연대학)는 ‘의료과학 측면에서 동성애 문제점’을, 강릉원주대학교 김지혜 교수(다문화학과)는 ‘동성애자에 대한 인권적 법적 접근’을 주제로 각각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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