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소 3만 북한 지하교회, 느리지만 꾸준히 성장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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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소 3만 북한 지하교회, 느리지만 꾸준히 성장중
  • 손동준 기자
  • 승인 2015.10.12 16: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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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오픈도어 20주년 특별 보고서 ⓶ 박해 배경과 북한 교회 실태
▲ 북한지하교회 성도의 편지. 이 편지는 2014년 1월에 쓰여졌다.

한국오픈도어선교회(공동대표:김성태·신현필, 이하 오픈도어)는 창립 20주년을 맞아 특별 보고서를 발표하고, 북한의 박해 현황과 선교 상황을 집중 조명했다. 오픈도어는 ‘북한을 이해하기 위한 핵심사항’으로 ‘개인숭배 사상’과 ‘김정은의 세습’, ‘최악의 경제 상황’, ‘부패’ 등을 언급했다.

김일성주의에 의한 세습과 계속되는 고립

보고서는 먼저 “북한을 이해한다는 것은 그들의 지도체계와 개인숭배 사상을 이해한다는 것”이라고 소개했다. 특히 “북한은 김일성이라는 한 사람에 의해 좌지우지되는 명백한 공산주의 국가였다” 면서 “1994년 김일성 사망 이후 그의 아들인 김정일에 의해, 또 그가 죽은 2011년 이후에는 그의 아들 김정은에 의해 북한이 통치됐다”고 전했다. 이어 북한에 존재하는 두 사상으로 ‘주체사상’과 ‘김일성주의’를 꼽았다.

이들은 김정은의 정권세습과 관련해서 “북한의 사상과 꼭 들어맞는다”고 평가하면서 “그의 리더십은 그의 아버지의 것과는 다른 할아버지의 리더십과 좀 더 닮아 있다. 그는 좀 더 대중에게 다가가고, 좀 더 대중에게 우호적인 모습을 보이려 한다. 김정은은 ‘위대한 계승자’, ‘위대한 지도자’로 불리며 북한의 노동당 최고의 비서로서 모든 중요한 권력을 장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일성주의의 계승자’ 김정은은 2012년부터 2013년까지 경제개혁을 시도하는 등 ‘개혁의 길’을 선택하면서 국제사회로부터 변화에 대한 기대감을 고조시키기도 했다. 그러나 경제개혁 시도는 실패로 돌아갔고 희망은 사그라들고 있다. UN의 제제도 계속되고 있다. 그럼에도 김정은은 두 차례의 로켓 발사와 한 차례의 핵실험을 자행함으로써 국제사회로부터 고립을 자처하고 있는 상황이다.

‘정해진 인생’

북한에는 특정한 사회 계층 구조가 존재한다. 바로 ‘성분’이라고 불리는 계층 구조인데, 이것은 주민등록 관련 파일에 모두 기록된다. 오픈도어는 이와 관련해 “중국 윤리와 철할 사상인 유교에 영향을 받은 것”이라며 “이것은 사회계층을 3개로 구분한다”고 설명한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 3개의 그룹은 ‘핵심계층’과 ‘동요계층’, ‘적대계층’으로 나뉜다. 이 중 첫 번째 그룹인 핵심계층은 북한 전체 인구의 28%를 차지한다. 둘째 그룹인 동요계층과 셋째 적대계층은 각각 45%와 2%를 차지한다. 이같은 계층 구조는 다시 51개 부류로 세분화되고, 이러한 ‘성분’관련 조사는 빈번하게 이뤄진다. 가장 최근에는 2010년에 조사가 진행됐다.

오픈도어는 최근 성분과 관련해 ‘정해진 인생’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발표하기도 했다. 보고서는 “이는 전혀 과정되지 않은 것”이라면서 “성분은 음식 분배 시스템에도 사용된다. 더 높은 성분의 사람들, 특히 평양에서 사는 사람들은 충분히 먹는다. 그에 비해 낮은 성분의 사람들은 먹을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재판을 받을 때도 더 중한 형을 받게 된다”고 전했다.

이같은 성분 시스템은 부모에서 자식으로 이어진다. 북한에서 연좌제가 가동되는 원리이자, 동시에 북한 정권이 가장 높은 순위에 오르는 것을 정당하게 만드는 밑바탕이 되기도 한다.

최악의 경제상황과 부패

북한에서는 폭우와 태풍, 홍수 등이 매년 발생하고 있고, 토양 침식과 산사태, 가뭄 등이 주민들의 삶에 심각한 위협을 가하고 있다. 최근 UN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약 1600만 명의 주민들이 음식 불안정과 높은 비율의 영양실조, 깊이 뿌리내린 경제 문제들로부터 고통당하고 있다.

오픈도어는 “어린 자녀들과 임산부, 수유를 해야 하는 여성들과 노인들이 특히 이러한 고통에 심각하게 노출되어 있다”면서 “북한은 국제적인 원조가 필요한 상황이지만, 이러한 도움조차도 궁핍한 주민들에게 제공되는 과정을 북한 정권이 통제하기에 새로운 문제들을 야기시키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밖에도 군인들이 원조 받은 것을 분재하기는커녕 돈을 받고 팔고 있는 것도 큰 문제다. 국제투명기구(Transparency International)에 따르면 북한은 아프가니스탄, 소말리아와 함께 서계에서 가장 부패한 국가로 분류된다.

최소 3만명의 지하교인

오픈도어는 보고서 말미에 ‘북한교회의 실상’을 다루면서 현재 북한에 장로교와 감리교, 침례교, 성결교인 등 최소 3만명의 지하교인이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먼저 1907년 일어난 ‘평양대부흥’을 언급하면서 이를 계기로 평양은 ‘동방의 예루살렘’으로 알려지게 됐다고 전했다. 이후 곳곳마다 교회가 생겨나면서 수많은 부흥 사경회가 있었고, 선교사들은 전국 곳곳에 교육기관을 설립했다. 6.25전쟁이 일어나기 전 북한에는 50만명에 달하는 기독교 신자가 있었다. 그러나 전쟁이 일어났고, 그 기간 많은 기독교인들은 북한으로부터 탈출을 시도했다. 전쟁이 끝나고 난 뒤, 북한에 남아있는 수만명의 신자들은 죽임을 당하고, 감옥에 수감되거나 오지로 추방을 당했다. 그나마 남아있는 교회는 지하로 숨을 수밖에 없게 되었다.

오픈도어는 현재 북한 내 기독교인 수와 관련해 “3만 명부터 ‘수십만명’까지 상황에 따라 다르다”며 “북한 내부 정보를 바탕으로 그 수를 20만명에서 40만명 사이로 추정하고 있다. 어떤 수치를 사용하건 북한에 대한 전반적인 해석은 북한 교회가 천천히, 그렇지만 꾸준하게 성장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밖에도 오픈도어의 월드워치 연구에서 평가 범주로 포함되지 않지만 현재 수도 평양에는 공인된 가톨릭 교회 한 곳과 개신교 교회 두 곳이 있으며, 2006년부터는 러시아 정교회도 함께 자리잡고 있다.

한편 북한 내부에서 지하교인들을 직간접적으로 돕고, 탈북민들의 은신처를 제공해 온 오픈도어선교회는 은밀히 진행되는 북한선교에 한국교회가 많은 관심을 가져줄 것을 요청했다.

20주년 기념 행사에서 오픈도어 김성태 공동대표는 “분단 70주년을 맞아 북한에 무너진 교회 교인들 돕는 성경적 선교에 더욱 최선을 다하겠다"며, "그렇게 하면 하나님이 통일을 은혜로 허락해주시지 않을까하는 확신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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