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계, 영면, 유명과 영결식 예배'라는 말 비기독교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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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계, 영면, 유명과 영결식 예배'라는 말 비기독교적이다
  • 승인 2003.06.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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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세 교인의 죽음을 ‘타계(他界)’, 또는 ‘영면(永眠)’, ‘소천(召天)’등으로 표현하고 ‘장례식예배’를 ‘영결식(永訣式)예배’라는 말로 쓰는 사례가 흔히 있는데 이는 비기독교적인 표현으로서 그 용어 사용이 적절하지 않다.

교인이 별세하였다는 말을 ‘소천(召天)’하였다라고 하는데 이는 지나친 한자말의 조어(造語)일 뿐만 아니라 “하나님의 부름을 받았다”라는 말이라면 “소천되었다”든지 “소천 당하였다”라는 정도의 표현이라면 몰라도 “소천하였다”에서‘소천(召天)’은 “하늘로부터의 부름”이나 “하나님으로부터 부름”의 뜻으로 새길 수 있는데 “소천하였다”라는 능동적 표현은 어법에 맞지 않을 뿐 아니라 언어의 보편성이 없는 조어이다.

여기에 대해서는 본보 2002년 4월21일자 제682호 제11면에서 이미 논급한 바 있어 생략코자 하되 교인의 죽음을 ‘타계’ 또는 ‘영면’, “유명(幽明)을 달리하였다” 등으로 쓰는 말은 신앙적인 용어가 아니기 때문에 쓰지 말아야 할 말들이다.

‘타계(他界)’는 ‘다른 세계’라는 말로 생존세계와 구별된 세계라는 의미이고 또는 “타인의 세계”라는 말로서 죽음의 지배세력을 가진 혼령(저승사자)이 있는 이승과 구분된 저승의 세계를 뜻하는 말이며 지위나 신분이 높은 ‘귀인(貴人)’의 죽음을 뜻하기도 하는 이교적인 표현일 뿐만 아니라 근본적으로 불교적인 용어이다.

불교의 미계(迷界:불교의 미망(迷忘)의 중생계(衆生界)와 오계(悟界:불교의 오도(悟道)의 세계)를 통 털어 십계(十界)라고 하는데 미계(迷界)로서 ① 지옥계(地獄界) ② 아귀계(餓鬼界) ③ 축생계(畜生界) ④ 수라계(修羅界) ⑤ 인간계(人間界) ⑥ 천상계(天上界)등의 ‘육계(六界)’와 ‘오계(悟界)’로서는 ① 성문계(聲聞界) ② 연각계(緣覺界) ③ 보살계(菩薩界) ④ 불계(佛界)등의 사계(四界)를 총칭하여 십계라고 부르며 이것을 타계(他界)라고 하기 때문에 교인의 죽음(별세)을 타계라고 쓸 수 없다.

교인은 사후(死後)에 하나님의 나라인 영원무궁세계로 가기 때문에 타계라고 할 수 없고 천국으로서의 성도의 본향(本鄕)이며(히11:14) 후사로서 본토(本土)를 가는 것이기에 “타계하였다”는 말은 대단히 부적절한 표현이다.

그리고 또한 교인의 별세를 “영면(永眠)하였다” 또는 “유명(幽明)을 달리 하였다” 등으로 쓰는 말도 역시 이교적이다. 성경에는 신자의 죽음을 ‘잔다’(요11:11, 고전15:20, 엡5:14)라는 표현은 한 바 있으나 이는 죽음에 대한 완곡(婉曲)한 표현으로서 궁극적으로 잠은 다시 깰 것이므로 다시 살아날 부활을 나타내는 은유법(隱喩法)적으로 표현한 것이니 ‘영면’과는 전혀 다른 것이다.

‘영면’은 회생이나 영생이 전제되지 않은 부활 없는 죽음을 표현하는 것으로서 교인의 별세를 두고 할 말은 못된다. 그리고 유명을 달리했다는 말 역시 이교적 표현으로서 쓸 수 없다.

유명(幽明)에서 ‘유(幽)’는 저승을 뜻하고 ‘명(明)’은 이승을 뜻하는 이승과 저승을 이르는 말인데 “달리했다”는 것은 “유(幽)와 명(明)” 즉 ‘삶과 죽음’을 달리했다는 뜻으로 이승의 생존의 밝은 세계를 떠나 저승의 죽음의 어두운 세계를 갔다는 뜻이니 비기독교적인 말로서 쓸 수가 없다.

또 영결식예배(永訣式禮拜)에 ‘영결(永訣)’은 영원한 이별로서 산자와 죽은 자의 끝없는 분리와 결별을 의미하는 부활 없는 죽음을 뜻하기 때문에 쓸 수 없으며 잠시 별세하였다가 천국에서 다시 만날 부활 신앙의 관점에서 ‘영결식예배’란 있을 수 없다.

그러므로 교인의 죽음은 별세(別世)라는 말이나 “하나님의 부름을 받았다”라는 표현이 적절함으로 소천하였다, 타계하였다, 영면하였다, 영결, 유명을 달리 하였다 등은 쓰지 말아야 하되 혹 “고인이 되었다”, “작고(作故)하였다” 등은 쓸 수 있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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